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푸른 바다도, 웅장한 자연도 아닌 바로 ‘우동’이었다. 흑백요리사에서 정호영 셰프님을 보고 언젠가 꼭 가보리라 다짐했던 제주 우동카덴. 드디어 그 꿈을 이루는 날이 온 것이다. 테이블링 앱을 켜 원격 줄서기를 시도했다. 예상 대기 시간은 무려 4시간. 하지만 괜찮다. 이 기다림마저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 조천읍으로 향했다.
드디어 우동카덴 앞에 도착했다.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건물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건물 외벽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입구 옆에 놓인 우동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예술과 미식이 공존하는 공간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놀랐다. 높은 천장과 나무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는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일본풍 음악은 식당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완전 오픈된 주방은 그 청결함과 정갈함이 눈에 띄었다. 요리사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펼치니, 다채로운 우동 메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덴뿌라우동, 카레우동, 크림우동, 붓카케우동… 종류가 너무 많아 한참을 고민했다. 무엇을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행복한 고민 끝에,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덴뿌라우동과 겨울 한정 메뉴인 굴튀김, 그리고 시원한 냉우동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동이 나왔다. 큼지막한 그릇에 담긴 우동의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덴뿌라우동은 따뜻한 국물 위에 새우튀김과 각종 야채튀김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튀김은 바삭했고, 국물은 시원했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했다. 한 입 맛보는 순간, 왜 이곳이 그토록 유명한지 알 수 있었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다는 굴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굴 특유의 향긋한 바다 내음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굴은 신선하고 즙이 많았다. 굴튀김을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냉우동은 면발의 쫄깃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메뉴였다. 살얼음이 동동 뜬 시원한 국물은 더위를 싹 잊게 해 주었다. 면을 후루룩 삼키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청량감은 그 어떤 단어 조합으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의 조화는 정말 최고였다. 특히 이곳의 냉우동은 면, 국물, 밸런스가 완벽했다. 깔끔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있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들이켰다.

다른 테이블을 슬쩍 살펴보니, 삼미우동을 많이들 먹고 있었다. 삼미우동은 마우동, 온우동, 카레우동 세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메뉴라고 한다. 특히 카레우동은 일본 숙성 카레 맛이 난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 테이블에서 풍겨오는 카레 향이 발길을 붙잡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메뉴들도 맛보고 싶었지만, 긴 웨이팅을 다시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나는 다음을 기약하며 식당을 나섰다.
우동카덴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제주 여행 중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테이블링 예약에 꼭 성공해서, 못 먹어본 메뉴들을 모두 섭렵하리라 다짐했다. 특히 은갈치튀김과 나마하루마끼는 꼭 먹어봐야겠다.

우동카덴은 맛도 맛이지만, 양도 푸짐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는 더욱 좋을 것 같다.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아이들을 위한 유아 우동으로 메뉴를 변경해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덕분에 아이들도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우동카덴은 인기가 워낙 많아 웨이팅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테이블링 앱을 이용하면 원격 줄서기가 가능하니,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제주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하고 싶다면, 우동카덴에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쫄깃한 면발과 깊은 풍미의 국물은 당신의 미각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기다림 끝에 만나는 한 그릇의 우동은, 분명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기다림마저 황홀한” 이라는 문구가 정말 잘 어울리는 곳이다. 우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제주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