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계획하며, 늘 마음 한 켠에는 ‘새로운 맛’에 대한 갈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미뢰를 자극하고 감성을 충전하는 특별한 경험 말이다. 이번 여정에서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상향평준화’.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곳은, 평범함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디저트 맛집이라는 정보를 입수, 방문 전부터 나의 도파민 수치는 걷잡을 수 없이 상승했다.
카페로 향하는 길, 내비게이션은 좁은 골목길로 나를 안내했다. 운전 미숙자에게는 다소 험난한 코스였지만, 설렘을 연료 삼아 조심스럽게 핸들을 돌렸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나는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낡은 건물 외관과는 달리, 입구부터 화려한 꽃들이 만개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각을 자극하는 은은한 꽃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혔다. 시각적으로도 압도적인 공간이었다. 앤티크 가구와 드라이플라워, 캔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잘 꾸며진 친구의 작업실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테이블마다 놓인 생화 장식은, 이곳이 얼마나 섬세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듯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커피, 티,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딸기 티라미수’였다. 신선한 딸기와 마스카포네 치즈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하지만 이곳의 티라미수는 평범함을 거부하는 듯했다. 메뉴 설명에는 ‘정원에서 직접 키운 식용 꽃으로 장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딸기 티라미수와, 사장님 추천 필터 커피를 주문했다.
주문 후, 카페 내부를 더 자세히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 꽂혀 있었다. 책들의 큐레이션 센스가 돋보였다. 고흐의 그림이 담긴 엽서, 빈티지한 소품들이 공간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딸기 티라미수가 나왔다. 눈으로 먼저 음미하라는 말이 있듯이, 시각적인 만족감이 상당했다. 티라미수 위에는 싱그러운 딸기와 형형색색의 식용 꽃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마치 파티에 온 듯한 화려함이었다. 꽃잎의 섬세한 색감과 질감은, 숙련된 파티시에의 예술 작품을 연상시켰다.

조심스럽게 티라미수 한 조각을 잘라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와 촉촉한 시트, 상큼한 딸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혀를 감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티라미수에서 은은하게 풍겨오는 꽃향기였다. 사장님이 직접 키운 식용 꽃 덕분이라고 했다. 보통 꽃에는 페닐에틸알코올(phenylethyl alcohol)이라는 방향족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마치 아로마테라피를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함께 주문한 필터 커피도 훌륭했다. 묵직한 바디감과 은은한 산미가, 티라미수의 달콤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나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었다. 덕분에 티라미수의 맛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티라미수를 음미하며, 나는 문득 ‘미각’이라는 감각의 신비함에 대해 생각했다. 혀에는 약 1만 개의 미뢰가 존재하는데, 이 미뢰들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의 5가지 기본 맛을 감지한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맛은, 단순히 미뢰의 작용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후각, 시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맛을 만들어낸다. ‘상향평준화’의 디저트는, 이러한 미각의 복잡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디저트를 즐기는 동안, 사장님은 내게 말을 걸어왔다. 본인이 직접 정원을 가꾸고, 꽃을 재배하게 된 계기, 그리고 디저트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해주셨다. 그의 열정과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상향평준화’라는 공간이 단순한 카페가 아닌, 그의 삶과 예술이 녹아 있는 특별한 공간임을 깨달았다.

‘상향평준화’에서의 경험은, 내게 단순한 미식 경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맛있는 디저트를 맛보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공간에서 영감을 얻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풍요롭게 채울 수 있는 곳이다. 제주를 여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향평준화’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곳에서, 당신은 분명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카페를 나서기 전, 사장님은 내게 작은 꽃다발을 선물해주셨다. 그는 “다음에 또 오세요. 계절마다 다른 꽃을 보여드릴게요.”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상향평준화’는, 내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 제주 맛집이다. 실험 결과, 이 카페는 완벽했다.

돌아오는 길, 나는 차 안에서 꽃다발을 바라보았다. 형형색색의 꽃들은, 마치 내 마음속에 피어난 행복의 씨앗들 같았다. 나는 ‘상향평준화’에서의 경험을 곱씹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맛과 경험을 찾아 떠나는 미식 탐험가의 길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맛있는 음식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