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로수길 숨은 보석, 제주상회에서 맛보는 진짜 제주 고기국수 맛집

어느덧 혼밥 레벨 만렙을 찍은 나. 오늘은 또 어디를 뚫어볼까나. 샤로수길은 왠지 모르게 혼자서는 잘 안 가게 되던 곳이었는데, 왠지 오늘따라 끌리는 거 있지. 검색 끝에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제주상회”. 제주도 음식 전문점이라니, 혼밥러의 외로움을 달래줄 완벽한 선택일 것 같아. 제주… 그립다 제주.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살짝 긴장했어. 왜냐면 후기에 웨이팅이 꽤 있다는 얘기가 많았거든. 특히 점심시간에는 거의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혹시 혼자 기다리는 게 눈치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웬걸? 내가 방문한 시간은 평일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어. 휴, 오늘도 혼밥 성공!

가게 입구는 살짝 숨어있는 느낌이야.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좁고 가팔라서 처음 오는 사람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싶었어. 나도 ‘이런 곳에 진짜 맛집이 있는 건가?’ 살짝 의심하면서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지.

제주상회 외부
제주상회로 향하는 입구. 작은 간판이 정겹다.

계단을 내려오니 생각보다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어.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빽빽한 느낌도 아니야. 혼자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2인 테이블에 앉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였어. 벽에는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소품들이 걸려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느낌을 더해줬어.

메뉴판을 펼쳐보니 고기국수, 비빔국수, 돔베고기, 몸국 등 제주 향토 음식들이 가득했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처음 왔으니 대표 메뉴인 고기국수를 시켜보기로 했지. 거기에 돔베고기도 포기할 수 없어서 2인분으로 함께 주문했어. 혼자 왔지만 괜찮아! 다 먹을 수 있어! 메뉴판 옆에는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 있었는데, 돼지고기는 제주산이라고 적혀있어서 더욱 기대감이 높아졌어.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힙한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어. 하지만 테이블이나 소품 곳곳에 먼지가 조금씩 쌓여있는 걸 보니 위생 상태가 아주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뭐, 맛만 있으면 되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국수가 나왔어. 뽀얀 국물 위에 두툼한 돼지고기가 듬뿍 올라가 있는 비주얼이 정말 먹음직스러웠어. 면은 제주도에서 흔히 먹는 중면을 사용한 것 같았어. 고기 위에는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있었고, 송송 썰린 파가 신선함을 더해줬어.

고기국수
뽀얀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인상적인 고기국수.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맛봤는데, 진하고 담백한 육수가 정말 끝내줬어. 돼지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어. 살짝 일본 라멘 국물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담백하고 깔끔한 느낌이었어.

면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이 좋았어. 중면이라서 그런지 입안에서 씹는 맛도 있었고, 국물과도 잘 어우러졌어. 면의 양은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고기가 워낙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어.

고기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있었는데,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 적절해서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웠어. 특히 비계 부분이 느끼하지 않고 고소해서 정말 맛있었어. 같이 나오는 부추무침을 올려서 먹으니 더욱 감칠맛이 났어. 부추는 액젓에 살짝 버무려진 듯했는데, 거부감 없이 국수와 잘 어울렸어.

고기국수를 먹으면서 살짝 아쉬웠던 점은 국물이 조금 식어서 나왔다는 거야. 뜨끈한 국물을 기대했는데, 미지근한 정도라서 살짝 아쉬웠어. 그리고 육수가 초반에 비해 약간 짜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맛이었어.

고기국수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돔베고기가 나왔어.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돔베고기를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갔어. 돔베고기는 따뜻하게 데워져서 나왔는데, 젓가락으로 집으니 찰랑거리는 느낌이 정말 좋았어.

비빔국수 면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국수.

돔베고기 한 점을 집어서 입에 넣으니, 정말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어. 돼지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최고였어. 같이 나오는 갈치젓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더해져서 더욱 맛있었어. 돔베고기는 정말 수준급이라고 칭찬할 만했어.

하지만 돔베고기와 함께 나오는 소스는 살짝 아쉬웠어. 비빔국수 양념과 비슷한 맛이었는데, 돔베고기 자체의 맛을 해치는 느낌이 들었어. 돔베고기는 역시 갈치젓에 찍어 먹는 게 최고인 것 같아.

혼자서 고기국수와 돔베고기를 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어. 특히 고기국수에 들어있는 고기 양이 어마어마해서, 면을 다 먹고도 고기가 남을 정도였어. 14,000원짜리 고기국수 특 사이즈는 정말 푸파용 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비빔국수도 하나 시켜봤어. 비빔국수는 쫄면처럼 쫄깃한 면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버무려져서 나왔어. 위에는 김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었고, 삶은 계란 반쪽이 올려져 있었어.

비빔국수 면을 비벼서 한 입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확 돋우어줬어. 쫄깃한 면발과 아삭아삭한 채소의 조화도 좋았고, 고소한 김가루와 깨소금이 풍미를 더해줬어. 비빔국수에도 돔베고기가 몇 점 들어있었는데, 역시 돔베고기는 비빔 양념보다는 갈치젓에 찍어 먹는 게 훨씬 맛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

비빔국수
채소와 고기가 어우러진 비빔국수 한 상.

비빔국수를 먹으면서 고기국수 국물을 함께 마시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어. 비빔국수를 시키면 따뜻한 국물을 함께 주는데, 이 국물이 정말 신의 한 수였어.

제주상회에서 혼밥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혼자 온 손님에게도 친절하게 대해준다는 거야. 주문할 때나 음식을 가져다줄 때, 그리고 계산할 때도 직원분들이 항상 밝은 미소로 응대해줘서 기분이 좋았어. 혼자 밥을 먹는 게 가끔은 어색하고 불편할 때도 있는데, 제주상회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어.

다만, 지하에 위치한 매장이라서 환기가 잘 안 되는 점은 조금 아쉬웠어. 특히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어도 습하고 더운 느낌이 있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여름에는 방문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아.

제주상회에서 정말 배부르고 맛있게 혼밥을 즐겼어. 고기국수와 돔베고기는 정말 훌륭했고, 비빔국수도 나쁘지 않았어.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맛과 양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성비가 있다고 생각해. 혼자서 제주도 음식을 맛보고 싶을 때, 제주상회는 정말 좋은 선택이 될 거야.

다음에는 몸국과 순대도 먹어봐야겠어. 그리고 제주 술도 한잔 곁들이면 더욱 좋을 것 같아.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샤로수길에서 제주도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제주상회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할게. 진정한 제주도의 맛을 서울에서 느껴보세요!

제주상회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제주상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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