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의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뭉게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마치 오래된 친구의 따뜻한 미소처럼, 낯선 여행길의 설렘과 약간의 긴장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주었다. 오늘은 어떤 맛있는 제주도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발걸음은 이미 맛집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부촌”을 향하고 있었다.
식당 문을 열자, 따스한 온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창밖으로는 제주도의 푸른 하늘과 돌담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고향집에 돌아온 듯한 포근함이랄까. 혼자 여행 온 나에게, 이런 따뜻한 분위기는 큰 위로가 되었다. 한쪽 벽면에는 최애 배우 조진웅 님의 방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괜스레 더 기대감이 차올랐다.
메뉴판을 펼쳐 들자, 갈치조림, 고등어구이, 성게미역국 등 제주도의 향토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민 끝에, 나는 ‘갈치조림+전복미역국 정식’을 주문했다. 1인 정식도 가능하다는 점이 혼자 여행 온 사람에게는 얼마나 반가운지!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8가지나 되는 밑반찬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김치,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멸치볶음, 향긋한 톳나물 무침, 아삭한 콩나물무침, 달콤 짭짤한 감자조림, 쌉싸름한 오이무침, 꼬들꼬들한 무말랭이,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까지.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집밥처럼, 정겹고 따뜻한 맛이었다. 특히 감자조림은 어찌나 맛있던지, 몇 번이나 리필을 부탁드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치조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갈치조림은 매콤한 향기를 풍기며 나의 식욕을 자극했다. 큼지막한 갈치 네 토막과 무, 감자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갈치는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아내렸다. 뼈를 발라내는 수고로움 없이, 오롯이 갈치의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양념은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해서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았다. 특히, 푹 익은 무와 감자는 양념이 깊숙이 배어 있어, 그 맛이 일품이었다. 숟가락으로 으깨어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갈치조림과 함께 나온 전복미역국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뽀얀 국물은 보기만 해도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바다의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전복은 쫄깃쫄깃했고, 미역은 부드러웠다. 특히, 미역국은 전혀 비린 맛이 나지 않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뜨끈한 미역국은 매콤한 갈치조림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옆 테이블에서 풍겨오는 고등어구이의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고등어구이를 추가로 주문했다. 잠시 후,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 한 마리가 접시에 담겨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고등어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고등어는 뼈가 거의 없어 먹기 편했고,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부촌”에서는 푸짐하고 맛있는 한 상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었다. 갈치조림+전복미역국 정식은 14,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었다. 가성비 최고의 제주도 맛집이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만족감보다 더 컸던 것은, 따뜻한 정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친절한 직원분들은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했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집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부촌”은 혼밥하기에도 좋은 식당이다. 테이블석 뿐만 아니라, 다찌석도 마련되어 있어, 혼자 온 손님들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혼자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꽤 있었다.

식당 바로 옆에는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주말에는 공영주차장이 무료로 개방된다고 하니, 더욱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과도 가까워, 아침 일찍 성산일출봉에 올라 멋진 일출을 감상하고, “부촌”에서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 같다.
“부촌”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도의 따뜻한 정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부촌”에 방문하여 맛있는 갈치조림과 푸짐한 집밥을 즐겨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맛집이라고 자신있게 추천한다.

식당을 나서는 길, 나는 다시 한번 뒤돌아 “부촌”을 바라보았다.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창문 너머로, 여전히 손님들을 맞이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밝은 미소는, 마치 제주도의 햇살처럼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음에 제주도에 다시 오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부촌”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곳에는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돌아오는 길, 성산의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어왔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부촌”에서 느꼈던 따뜻한 정과 맛있는 음식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제주도에 돌아와, “부촌”의 갈치조림을 다시 맛볼 날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그날을 기약하며, 나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