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받아 곧장 향한 곳은,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넉둥베기’였다. 여행 전, 현지인 지인이 강력 추천해준 곳이었는데, 고사리육개장과 접짝뼈국이라는 낯선 이름들이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했다.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짐을 풀기도 전에 달려왔다. 평일 점심시간 살짝 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식당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2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넓어진 매장은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였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고사리육개장과 접짝뼈국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곳의 숨겨진 보물이라는 산적구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주문을 마치자,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덧붙여주셨다. 특히 산적구이는 오겹살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차려졌다. 젓갈, 김치, 고추장아찌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젓갈은 사장님께서 강력 추천하신 조합이라 더욱 기대가 됐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 등장! 뽀얀 국물에 우뚝 솟은 뼈가 시선을 강탈하는 접짝뼈국과, 걸쭉하고 진해 보이는 고사리육개장의 비주얼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먼저 접짝뼈국부터 맛을 봤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진한 사골 육수의 풍미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뼈에 붙은 살코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질 몇 번에 뼈와 완벽하게 분리되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껏 끓인 곰탕을 먹는 듯한 깊은 맛이었다. 함께 나온 고추장아찌를 곁들이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깔끔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다음은 고사리육개장. 평소 먹던 육개장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국물이라기보다는 걸쭉한 죽에 가까운 농도였는데, 고사리를 갈아 넣어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묘하게 닭죽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지만, 훨씬 깊고 풍부한 맛이었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대로 젓갈을 살짝 올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폭발하며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매력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산적구이.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나온 오겹살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쫄깃한 식감은 물론, 입안에서 터지는 육즙이 환상적이었다. 특히 벤댕이젓갈을 올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더해져 최고의 조합을 자랑했다. 왜 사장님이 산적구이에 그토록 자부심을 드러내셨는지, 한 입 먹어보니 단번에 이해가 됐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솔직히 양이 너무 많아서 밥은 거의 남겼지만, 고기와 국물은 단 한 방울도 남길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넉둥베기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넉넉한 인심까지 더해져 완벽한 식사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자,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정말 최고였어요! 덕분에 제주 여행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꿴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넉둥베기를 나서며, 다음 제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때는 접짝뼈국에 산적구이를 넉넉하게 시켜놓고, 제주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야겠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그리워지는 곳, 넉둥베기는 내 마음속 제주 맛집 리스트에 영원히 저장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