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 단순한 길거리 음식으로 치부하기엔 그 안에 담긴 과학적 원리가 심오하다. 멕시코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소문을 듣고, ‘라스또르따스’로 향하는 발걸음은 실험을 앞둔 과학자의 그것과 같았다. 과연 이 작은 또띠아 안에서 어떤 화학 반응과 미생물학적 조화가 펼쳐질까? 오늘은 미식이라는 이름의 현미경으로, 라스또르따스의 타코를 해부해보겠다.
제주시청 근처,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라스또르따스’는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붉은색 간판과 이국적인 그림들이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자극하는 향신료 냄새는 후각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마치 ‘어서 와, 여긴 맛있는 냄새가 나는 곳이야’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평일 점심시간, 10분 정도의 짧은 웨이팅 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스캔했다. 타코, 브리또, 퀘사디아… 종류도 다양하다. 첫 방문이니만큼, 가장 인기 있다는 곱창 타코와 생선 타코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곱창 타코였다. 노란 옥수수 또띠아 위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곱창, 잘게 썰린 양파와 고수, 그리고 매콤한 살사 소스가 얹혀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 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쫄깃한 곱창의 식감, 고소한 기름, 신선한 고수의 향, 매콤한 살사 소스의 조화는 완벽에 가까웠다. 곱창의 지방은 혀의 미뢰를 자극하여 감칠맛을 극대화했고, 고수의 알싸한 향은 느끼함을 잡아주며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또띠아였다. 얇고 부드러운 옥수수 또띠아는 내용물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지지대 역할을 했다. 마치 실험 도구를 받쳐주는 튼튼한 받침대 같다고나 할까.
곱창 타코를 한 입 먹고 나서 깨달았다. 이 집, 곱창을 제대로 다룬다. 곱창은 단순히 굽는 것만으로는 최고의 맛을 낼 수 없다. 적절한 온도와 시간, 그리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곱창 속의 콜라겐은 60도 이상에서 서서히 젤라틴으로 변성되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낸다. 라스또르따스의 곱창은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는데, 이는 마이야르 반응과 콜라겐의 젤라틴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는 증거였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생선 타코였다. 바삭하게 튀겨진 생선 튀김 위에 양배추, 토마토, 양파, 그리고 특제 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생선 살의 대비가 입 안을 즐겁게 했다. 튀김옷은 적절한 온도에서 튀겨져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는데, 이는 튀김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들이 기름을 흡수하면서 바삭한 식감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생선 살은 담백하면서도 촉촉했는데, 이는 생선 속의 수분이 튀김옷에 갇혀 증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선 타코의 핵심은 소스였다. 마요네즈를 베이스로 한 듯한 이 소스는 느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냈는데, 이는 지방 성분이 혀의 미뢰를 자극하여 감칠맛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라스또르따스의 소스는 단순한 마요네즈가 아니었다. 아마도 레몬즙이나 식초를 첨가하여 산미를 더하고, 각종 향신료를 사용하여 복합적인 풍미를 더했을 것이다. 이 소스는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도 생선 살의 담백함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마치 완벽한 조연 같은 존재였다.
타코와 함께 주문한 맥주 ‘도스 에끼스’는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라거 맥주 특유의 청량감과 쌉쌀한 맛은 타코의 느끼함을 씻어내고 다음 맛을 위한 준비를 시켜주었다. 맥주 속의 탄산은 혀의 미뢰를 자극하여 상쾌함을 더하고, 알코올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하여 기분을 좋게 만든다. 물론 과음은 금물이지만, 적당한 음주는 미각을 더욱 섬세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옆 테이블에서 브리또 볼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하나를 추가 주문했다. 브리또 볼은 밥 위에 각종 채소와 고기, 소스를 얹어 먹는 멕시코식 덮밥이다. 라스또르따스의 브리또 볼은 푸짐한 양을 자랑했는데, 밥, 양상추, 토마토, 양파, 고기, 콘, 사워크림, 살사 소스 등 다양한 재료들이 섞여 있었다. 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어져 있었고, 채소들은 신선했으며, 고기는 육즙이 풍부했다. 사워크림의 부드러움과 살사 소스의 매콤함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입 안을 즐겁게 했다. 마치 여러 가지 화학 물질들이 한꺼번에 반응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브리또 볼을 먹으면서 문득 또띠아 생각이 났다. 왜 브리또 볼에는 또띠아가 없을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직원에게 물어보니, 또띠아를 추가할 수 있다고 한다. 역시, 이 집은 과학적 사고를 할 줄 아는 곳이다. 곧바로 또띠아를 주문하여 브리또 볼을 싸 먹으니, 그 맛은 상상 이상이었다. 얇고 부드러운 또띠아가 모든 재료들을 감싸 안으면서 맛의 균형을 잡아주었다. 마치 촉매 같은 존재였다. 촉매는 화학 반응의 속도를 빠르게 하지만, 자신은 변하지 않는다. 또띠아도 마찬가지다. 다른 재료들의 맛을 돋보이게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은 드러내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라스또르따스에 대한 나의 평가는 확고해졌다. 이곳은 단순한 타코 맛집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완벽한 타코를 만드는 곳이다. 재료의 선택, 조리 과정, 맛의 조합, 모든 것이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마치 잘 짜여진 실험 설계와 같다. 물론 맛은 주관적인 영역이지만, 라스또르따스의 타코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맛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웨이팅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말에는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이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엔트로피는 무질서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인데, 웨이팅 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라스또르따스는 웨이팅 공간을 개선하여 엔트로피 증가를 억제해야 할 것이다.
총평: 라스또르따스는 과학적으로 설계된 타코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재료의 선택, 조리 과정, 맛의 조합, 모든 것이 과학적인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곱창 타코와 생선 타코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이며, 브리또 볼에 또띠아를 추가하는 것은 과학적 사고의 발현이다. 웨이팅 공간이 협소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맛으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을 실험해보기 위해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실험 결과, 이 집 타코는 완벽에 가까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