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빌려 용담해안도로를 달렸다.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니 비로소 여행이 시작됐다는 실감이 났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이끌려 ‘와보다’라는 카페에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시원한 바다 내음과 함께 은은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통유리창 덕분에 어디에 앉아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액자 속에 담긴 그림처럼, 파란 바다와 하늘이 눈앞에 펼쳐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창가 자리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 역시 빈 자리를 찾아 앉아 짐을 풀고 심호흡을 했다. 굳이 먼 곳을 가지 않아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메뉴를 고르기 위해 천천히 둘러봤다. 커피, 음료, 빵 종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와보다’만의 시그니처 음료였다. 색감이 예쁜 음료 사진을 보니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됐다. 빵 종류도 다양했는데, 갓 구워져 나온 듯한 따뜻한 빵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결국 시그니처 음료와 함께 빵 몇 가지를 골라 주문했다.

진동벨이 울리고,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쟁반 위에 놓인 음료와 빵은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먹음직스러웠다. 시그니처 음료는 푸른 바다를 닮은 청량한 색깔이 인상적이었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드디어 음료를 한 모금 마셔봤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단맛이라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시게 됐다.
빵도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빵 자체의 풍미도 훌륭했지만, 음료와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먹으니, 빵 맛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 사람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혼자 와서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 친구와 함께 수다를 떠는 사람, 연인끼리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와보다’를 즐기고 있었다. 신기한 건, 사람이 많아도 혼잡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간이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옆 사람의 대화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나 역시 카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파도 소리를 듣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구경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복잡했던 머릿속이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만인지.
‘와보다’는 단순히 뷰만 좋은 카페가 아니었다. 커피와 빵 맛도 훌륭했고, 공간 자체도 편안하고 아늑했다. 잠시 머물렀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곳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창밖으로 보이는 비행기 풍경이었다. 용담해안도로는 제주공항과 가까워서, 비행기가 낮게 날아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푸른 바다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마치 내가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카페 창밖으로 붉은 노을이 번져나갔다. 붉은 노을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와보다’에서 보낸 시간은, 내 제주 여행의 첫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해주었다. 맛있는 커피와 빵, 아름다운 바다 풍경,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에 제주에 다시 온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좀 더 오래 머물면서, ‘와보다’의 매력을 더 깊이 느껴보고 싶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카페를 찾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낯선 곳에서 잠시 쉬어가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와보다’는 그런 나에게 완벽한 휴식처가 되어주었다. 혼자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 잔. 그 모든 것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부모님과 함께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복잡한 느낌 없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라, 어른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와보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 나는 ‘와보다’에서 느꼈던 여유와 평화를 다시 떠올렸다. 제주에는 아름다운 곳이 많지만, ‘와보다’는 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단순히 예쁜 카페를 방문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위안을 얻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혹시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용담해안도로에 위치한 ‘와보다’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맛있는 커피,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카페를 나서기 전, 나는 ‘와보다’의 명함을 한 장 챙겼다. 다음에는 꼭 다시 와야지. 그때는 혼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함께 바다를 바라보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와보다’는 그런 꿈을 꾸게 만드는 곳이었다. 제주 여행, 그리고 ‘와보다’에서의 추억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제주에서의 첫 시작을 와보다에서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