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기대되는 것 중 하나는 역시 ‘미식 탐험’이다. 화려한 레스토랑도 좋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을 끄는 건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그런 제주의 숨겨진 맛집이었다. 좁다란 돌담길을 따라 걷다 발견한 ‘오선’은 바로 그런 곳이었다. 간판마저 수수해서 하마터면 지나칠 뻔했지만, 왠지 모를 이끌림에 발길을 멈췄다.
선흘리는 제주 특유의 고즈넉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마을이었다. 돌담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 식당으로 향하는 골목길은 더욱 정겹다. 담쟁이 넝쿨이 드리워진 돌담, 볕 좋은 곳에 옹기종기 놓인 화분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놀러 가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나를 맞이했다. 은은하게 풍기는 음식 냄새는 잃어버린 입맛마저 되살리는 듯했다. 내부는 아늑하고 깔끔했다. 커다란 창문으로는 제주의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창밖으로는 정겨운 돌담 풍경이 펼쳐졌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한쪽 벽면은 질감이 살아있는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욱 제주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자리에 앉자 메뉴판이 나왔다. 흑돼지 두루치기와 흑돼지 간장불고기가 대표 메뉴라고 했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흑돼지 두루치기를 점찍어 둔 터였다. 이곳의 흑돼지는 모두 제주산이라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기대됐다.
주문을 마치자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커다란 채반 위에 보기 좋게 담겨 나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잘 차려진 집밥을 받는 기분이랄까. 과 6, 그리고 9를 보면 알겠지만,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반찬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젓가락이 닿지 않는 반찬이 없을 정도였다.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는 상큼했고, 짭짤한 멸치볶음은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톳두부였다. 고소한 두부와 톡톡 터지는 톳의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돼지 두루치기가 나왔다.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흑돼지 두루치기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흑돼지와 함께 볶아진 양파와 파의 색감도 식욕을 돋우었다.
두툼한 흑돼지 한 점을 집어 입안에 넣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 정말 최고였다. 특히 돼지 특유의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더욱 좋았다.
흰쌀밥 위에 흑돼지 두루치기를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매콤한 양념에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었다. 함께 나온 쌈 채소에 싸 먹으니,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와 4, 그리고 10을 보면 알겠지만, 흑돼지 두루치기 외에도 다양한 반찬들이 함께 제공된다. 하나하나 맛보면서 밥을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흑돼지 간장 불고기는 달콤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이들도 정말 좋아할 것 같았다. 실제로 아이와 함께 방문한 가족 손님들이 흑돼지 간장 불고기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입맛에 맞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손주를 챙기는 할머니 같았다.
을 보면 흑돼지 두루치기와 함께 다양한 밑반찬들이 채반에 담겨 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은 눈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흑돼지 두루치기의 여운이 계속해서 입안을 맴돌았다. 다음에는 꼭 흑돼지 간장 불고기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식당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 아래, 고즈넉한 돌담길을 걸으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오선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제주의 정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가게 앞에 2~3대 정도만 주차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길가에 주차하고 걸어오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작은 불편함쯤은 감수할 수 있었다.
다음에 제주에 온다면, 오선은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흑돼지 간장 불고기와 함께,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그리고 선흘리 돌담길을 따라 여유로운 산책도 즐겨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선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흑돼지 두루치기의 매콤한 맛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제주의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제주의 숨겨진 맛집을 찾는다면, 선흘리 ‘오선’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