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는 보람, 서귀포 뽈살집에서 만나는 인생 흑돼지 특수부위 맛집

제주 여행, 그 설렘 가득한 시작점에서 늘 고민에 빠지는 것이 있다. 바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이다.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여행의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특히 제주하면 흑돼지를 빼놓을 수 없지. 늘 삼겹살이나 목살만 먹었던 터라,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흑돼지를 맛보고 싶었다. 그렇게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이 바로 서귀포 올레시장 근처에 위치한 ‘뽈살집’이었다. 이곳은 흑돼지 특수부위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탄 맛집이라 했다. 웨이팅은 기본이라는 이야기에 살짝 긴장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기다림쯤이야 감수할 수 있었다.

오후 5시,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인지,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1층은 이미 만석이었고, 2층으로 안내받았다. 1층 대기 공간에는 의자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고,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메뉴판을 보며 무엇을 먹을지 미리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뽈살, 돈새살, 꽃살, 비단살, 천겹살, 눈썹살…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부위들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처음 방문했으니 모둠 스페셜을 주문하는 것이 정석이겠지. 셋이서 방문했기에 넉넉하게 모둠 ‘대’자를 주문했다. 가격도 생각보다 착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제주 물가를 생각하면 이 정도 퀄리티에 이 가격은 정말 혜자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신선한 흑돼지 특수부위 모듬
선홍빛 자태를 뽐내는 흑돼지 특수부위 모듬.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 둘씩 차려지기 시작했다. 콩나물무침, 쌈무, 깻잎장아찌, 흑보리쌈장 등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이는 것이,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흑보리쌈장이었는데, 톡톡 터지는 보리의 식감이 독특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쌈장 하나에도 이렇게 정성을 들이다니, 역시 맛집은 다르구나 싶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돼지 특수부위 모듬이 등장했다. 선홍빛을 띠는 신선한 고기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히 꽃 모양으로 정형된 뽈살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흑돼지 특수부위를 실제로 마주하니, 빨리 맛보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굽기 시작!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흑돼지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흑돼지 특수부위들. 돼지 모양 감자가 귀엽다.

가장 먼저 뽈살부터 굽기 시작했다. 얇게 썰린 뽈살은 금방 익었고, 한 입 먹어보니… 와,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왜 뽈살집이 유명한지, 왜 사람들이 웨이팅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곳을 찾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다른 부위들도 하나씩 맛봤는데, 각각 다른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천겹살은 항정살처럼 아삭했고, 비단살은 갈비살처럼 쫄깃했다. 눈썹살은 꽃등심처럼 부드러웠고, 뽈살은 담백했다. 꽃살은 목살에 비계가 적절히 섞여 있어 고소했다. 이렇게 다양한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뽈살집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고기를 먹는 동안 서비스도 계속해서 나왔다. 따뜻한 계란찜, 칼칼한 김치찌개, 쫄깃한 돼지껍데기, 앙증맞은 돼지 모양 감자, 촉촉한 떡갈비, 탱글탱글한 소세지까지… 정말 끝없이 나오는 서비스에 입이 떡 벌어졌다. 특히 김치찌개는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는데, 밥 한 공기를 그대로 말아 먹고 싶을 정도였다. 돼지껍데기는 쫄깃하면서도 고소했고, 떡갈비는 촉촉하면서도 달콤했다. 서비스 메뉴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져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고기와 함께 제공되는 다양한 밑반찬들
고기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밑반찬들. 멜젓에 찍어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 된다.

셀프바에는 다양한 밑반찬과 소스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멜젓, 쌈장, 마늘, 고추 등 기본 소스 외에도 핑크솔트, 함초소금 등 특별한 소금들도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었다. 특히 멜젓은 제주 흑돼지와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는데, 짭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멜젓에 흑돼지를 푹 찍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깻잎장아찌에 싸 먹어도 맛있고, 쌈무에 싸 먹어도 맛있고…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흑돼지 특수부위! 정말 쉴 새 없이 입으로 들어갔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시원한 냉면이 땡겼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에 고민하다가, 매콤한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비빔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양념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했다. 흑돼지 특수부위와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특히 비빔냉면에 뽈살을 싸서 먹으니,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시원한 비빔냉면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비빔냉면. 흑돼지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현금 결제를 하면 뽑기 기회를 주신다고 했다. 5등 멸젓, 4등 음료수, 3등 소주잔, 2등 소금, 1등 식사권… 큰 기대 없이 뽑기를 했는데, 웬걸! 2등 소금이 나왔다. 사장님께서 축하한다며 소금과 함께 소주잔 세트도 선물로 주셨다. 정말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뽈살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다. 외국인 직원분들이 많았지만, 모두 한국말도 능숙했고, 친절하게 메뉴 설명도 해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특히 더운 날씨에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아이스 방석과 얼린 수건을 제공하는 센스에 감탄했다.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양한 밑반찬들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 하나하나 맛깔스러워서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뽈살집 앞에서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내가 정말 서귀포 맛집에 다녀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흑돼지 특수부위의 맛, 푸짐한 서비스, 친절한 직원분들… 모든 것이 완벽했던 뽈살집!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웨이팅은 감수해야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올레시장에 들러 간단한 기념품을 샀다. 뽈살집에서 배부르게 먹은 덕분에, 시장 구경도 더욱 즐거웠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 뽈살집에서의 맛있는 식사 덕분에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에 제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뽈살집은 꼭 다시 찾아갈 것이다. 그 때는 오픈 시간에 맞춰서 방문해서 웨이팅 없이 먹어야지!

맛있는 흑돼지 한 상 차림
숯불 위에 흑돼지, 그리고 푸짐한 밑반찬까지. 완벽한 저녁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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