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이다.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자연을 품은 제주는 그 풍요로운 자연만큼이나 다채로운 맛을 자랑하는 곳이니까. 이번 여행에서는 특히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었기에,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만한 특별한 맛집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곳이 바로 “할망이 고르메”였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정겨움과 푸근함, 그리고 수많은 리뷰들이 나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렌터카를 몰아 할망이 고르메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고 깔끔한 주차장이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는 넉넉함에 안도하며,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은은하게 풍기는 맛있는 냄새와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 그리고 친절한 직원분들의 미소가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우럭조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구성의 코스 메뉴와 단품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고민 끝에 우럭조림과 옥돔구이, 새우튀김을 모두 맛볼 수 있는 C코스를 주문했다. 특히 7세 아이와 함께 방문했기에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가득한 음식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우럭조림이었다. 큼지막한 우럭 한 마리가 냄비 가득 담겨 있었고, 그 위에는 전복, 새우, 큼지막한 무와 두부, 쑥갓이 아낌없이 뿌려져 있었다. 붉은 양념이 자작하게 졸아든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젓가락으로 우럭 살을 조심스럽게 발라 한 입 맛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부드러운 우럭 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고, 달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양념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푹 익은 무와 시래기는 양념이 듬뿍 배어 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환상적인 조화였다.
어머니께서는 쌈 채소에 밥과 우럭조림을 함께 싸서 드시더니, 연신 “맛있다”를 외치셨다. 평소 입맛이 까다로운 아버지께서도 말없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시는 모습을 보니, 이곳을 선택한 내가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쌈 채소는 신선한 배추와 상추, 깻잎, 그리고 풋고추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식감을 더했다. 특히 쌉싸름한 풋고추는 조림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C코스에 함께 나오는 옥돔구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옥돔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갓 구워져 나와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옥돔구이는 밥반찬으로도 좋았지만, 그냥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옥돔 특유의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새우튀김 역시 갓 튀겨져 나와 바삭하고 따뜻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새우는 탱글탱글하고 신선했다. 함께 제공되는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고소한 맛만 남았다. 아이는 특히 새우튀김을 좋아했는데, 어찌나 잘 먹던지 더 시켜줘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였다. 튀김옷의 섬세한 바삭거림은, 마치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예술 작품 같았다.
이 외에도 할망이 고르메에서는 다양한 밑반찬들이 제공된다. 톳 무침, 콩나물 무침, 김치 등 정갈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뿔소라가 들어간 미역국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은은한 바다 향이 느껴지는 미역국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아이를 위해 따로 제공된 아이 밥과 미역국, 그리고 계란찜은 감동 그 자체였다. 마치 할머니가 손주를 위해 정성껏 차려주는 밥상처럼 따뜻함이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할망이 고르메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마치 할머니 댁에 방문한 것처럼 푸근하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곳. 부모님과 함께하는 제주 여행이라면, 할망이 고르메에서 푸짐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즐겨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부모님께서는 연신 “정말 맛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특히 어머니께서는 “다음에 제주도에 오면 꼭 다시 들르자”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가족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할망이 고르메는 단순한 맛집이 아닌, 가족 간의 사랑과 추억을 만들어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이번 제주 여행은 할망이 고르메 덕분에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졌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 그리고 가족 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제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할망이 고르메를 찾을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맛과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대된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할망이 고르메의 우럭조림은 자꾸만 떠올랐다. 그만큼 강렬하고 인상적인 맛이었고, 가족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을 선사해준 곳이었다. 제주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