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톳 도우의 과학, 제주 공항 근처 리보스코에서 발견한 맛집의 비밀

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저는 마치 논문을 준비하는 연구자처럼 맛집 데이터 분석에 몰두했습니다. 1,708개의 리뷰와 5,712장의 사진, 그리고 90명의 팔로워들이 남긴 흔적들을 샅샅이 훑어보며, 제주의 맛을 과학적으로 탐구할 단 하나의 장소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리보스코 화덕피자’.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제주의 자연과 과학이 만나는 특별한 ‘실험실’과 같았습니다.

여행 전부터 리보스코에 대한 기대감은 도파민 회로를 풀가동시켰습니다. 특히, 톳으로 만든 도우는 제 호기심을 자극하는 완벽한 소재였습니다. 톳은 다시마, 미역과 같은 갈조류에 속하며, 알긴산과 후코이단 같은 식이섬유가 풍부합니다. 이 성분들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피자 도우에 독특한 풍미와 질감을 더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과연 이 가설은 실험적으로 증명될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빌려 리보스코로 향했습니다. 건물 옆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스트레스 없이 곧바로 실험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매장 문을 열자,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마치 잘 정돈된 연구실에 들어선 기분이었습니다.

리보스코 외부 전경
리보스코 외부에서 보이는 정경. 야외 테이블과 파라솔이 놓여져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깥에서 식사하는 것도 운치 있을 듯합니다.

주문은 키오스크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리보스코의 대표 메뉴인 ‘해녀 톳 도우 피자’와 ‘유채꽃 현무암 치킨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해녀 톳 도우 피자’는 짭조름한 해초와 고소한 치즈, 매콤달콤한 소스의 조합이 궁금했고, ‘유채꽃 현무암 치킨 피자’는 바삭한 치킨과 현무암을 연상시키는 도우의 비주얼이 기대되었습니다.

드디어 ‘해녀 톳 도우 피자’가 테이블에 놓였습니다. 비주얼은 과연 압도적이었습니다. 검은색 톳 도우 위에 탐스러운 새우와 해초, 그리고 녹진한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습니다. 마치 제주 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피자 위에 꽂힌 “HI JEJU” 푯말을 든 돌하르방 캐릭터는 귀여움을 더했습니다.

해녀 톳 도우 피자
해녀 톳 도우 피자의 압도적인 비주얼. 검은 톳 도우 위에 새우, 해초, 치즈가 조화롭게 올려져 있습니다.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쫄깃한 도우의 식감이 가장 먼저 느껴졌습니다. 톳 특유의 바다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일반적인 밀가루 도우와는 확연히 다른 개성을 드러냈습니다. 짭조름한 해초는 피자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었고, 고소한 치즈는 톳의 쌉쌀한 맛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매콤달콤한 소스는 이 모든 재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역시 과학입니다. 피자 표면에서 미세하게 느껴지는 고소한 향은 150~160도 사이에서 발생하는 마이야르 반응의 결과였습니다.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열에 의해 반응하면서 수많은 향기 분자를 생성해낸 것이죠. 짭짤한 맛은 염화나트륨(NaCl)에서 기인하며, 이는 미각 세포를 자극하여 뇌에 ‘맛있다’는 신호를 전달합니다. 특히, 톳에 함유된 글루탐산은 감칠맛을 증폭시켜 피자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이번에는 ‘유채꽃 현무암 치킨 피자’를 맛볼 차례입니다. 이 피자는 이름처럼 현무암을 닮은 검은색 도우 위에 유채꽃을 연상시키는 감자튀김과 치킨이 토핑되어 있었습니다.

유채꽃 현무암 치킨 피자
유채꽃 현무암 치킨 피자는 현무암을 닮은 도우와 유채꽃을 연상시키는 토핑이 인상적입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치킨의 식감이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닭고기 특유의 단백질 풍미와 짭짤한 염분, 그리고 튀김옷의 고소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도우는 쫄깃하면서도 담백했고, 유채꽃 모양의 감자튀김은 바삭함을 더했습니다. 특히, 함께 제공된 갈릭 소스는 피자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치트키’였습니다. 알리신이 풍부한 마늘은 특유의 매운맛과 향으로 미각을 자극하여 식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리보스코의 피자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제주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작품’과 같았습니다. 톳 도우는 제주의 해녀 문화를, 현무암 도우는 제주의 화산 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하는 리보스코의 피자는 ‘미식’과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최적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해녀톳도우 피자 클로즈업
해녀톳도우 피자의 짭쪼름한 해초와 통통한 새우, 윤기가 흐르는 노란색 치즈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사이드 메뉴에 감자튀김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유채꽃 현무암 치킨 피자’에 감자튀김이 토핑으로 제공되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평일 3시가 넘은 시간에도 웨이팅이 있다는 점은 리보스코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15분 정도 기다린 끝에 맛본 피자는 기다림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리보스코에서의 경험을 곱씹으며, 다음 ‘실험’ 장소로 향했습니다. 리보스코는 제게 단순한 피자 맛집이 아닌, 제주의 맛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리보스코 외부 테이블
리보스코 외부 테이블의 모습.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에서 피자와 맥주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 아니, 도우는 완벽했습니다! 제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리보스코 화덕피자를 방문하여 제주의 맛을 과학적으로 경험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특히, 톳 도우 피자는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한라수목원 고구마 피자
달콤한 고구마 무스와 신선한 루꼴라의 조화가 돋보이는 한라수목원 고구마 피자. 아이들도 좋아할 맛입니다.
유채꽃 현무암 피자
피자와 맥주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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