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는, 귤을 찾아 제주에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늘 도시의 회색빛 풍경에 갇혀 살던 내게, 새콤달콤한 귤 향기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따스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마법과 같으니까. 이번 제주도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그런 귤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 감귤 농장과 함께 운영되는 유럽풍 카페였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몰아 한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작은 성 같은 아담한 건물이었다. 붉은 기와지붕과 아치형 창문이 인상적인 외관은, 푸른 하늘과 초록빛 귤밭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건물 앞쪽으로는 볕 좋은 테라스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테이블마다 놓인 체크무늬 테이블보와 앙증맞은 귤 바구니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아늑한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나무 테이블과 의자, 벽 한쪽을 가득 채운 감귤 관련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카페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었다. 귤 모양의 캔들이나 귤 그림이 그려진 엽서, 감귤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디퓨저 등, 소소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아이템들이 카페의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커피, 에이드, 주스 등 다양한 음료 메뉴와 함께, 프렌치토스트, 크로플, 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라봉퐁당’과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다. 라봉퐁당은 귤과 한라봉을 함께 블렌딩한 음료라고 하는데, 이름부터가 어쩐지 상큼한 기운이 느껴졌다.
주문을 마치고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감귤청 만들기 체험에 사용되는 듯한 유리병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다양한 감귤 관련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감귤잼, 감귤차, 감귤 초콜릿 등 종류도 다양했는데, 포장 디자인도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았다.

잠시 후, 주문한 라봉퐁당과 프렌치토스트가 나왔다. 라봉퐁당은 샛노란 색깔부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컵 안에는 귤과 한라봉 과육이 듬뿍 들어 있었고, 위에는 로즈마리 한 줄기가 장식되어 있었다. 프렌치토스트는 따뜻한 팬케이크 위에 신선한 과일과 생크림이 듬뿍 올려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나는 먼저 라봉퐁당을 한 모금 마셔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상큼한 귤 향과 달콤한 한라봉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톡톡 터지는 과육의 식감도 재미있었고, 시원한 탄산이 더해져 청량감까지 느껴졌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 훌륭한 맛의 음료를 맛보게 될 줄은!

프렌치토스트는 부드러운 빵에 촉촉하게 스며든 계란 물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빵 위에 올려진 신선한 과일은 달콤함을 더해주었고, 부드러운 생크림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라봉퐁당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배가되는 듯했다.
나는 맛있는 음료와 브런치를 즐기며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 드넓게 펼쳐진 귤밭에는 탐스러운 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따스한 햇살 아래 반짝이는 귤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가끔씩 귤밭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는 은은한 귤 향기가 실려 있었는데, 그 향기를 맡고 있자니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기분이었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귤 따기 체험을 하는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귤 바구니를 들고 귤밭을 뛰어다니며 즐거워했고, 연인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나도 귤 따기 체험을 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오늘은 그냥 이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나는 감귤청 만들기 체험에 참여해보기로 했다.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깨끗하게 소독된 유리병과 귤, 설탕을 준비했다. 귤은 미리 슬라이스되어 있어서, 나는 유리병에 귤과 설탕을 번갈아 가며 담기만 하면 되었다. 층층이 쌓이는 귤과 설탕의 모습이 예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감귤청을 만드는 동안, 직원분은 감귤청 보관 방법과 숙성 기간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귤청은 실온에서 2~3일 정도 숙성시킨 후 냉장 보관하면 된다고 한다. 숙성된 귤청은 따뜻한 물에 희석해서 차로 마셔도 좋고, 빵이나 요거트에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내가 직접 만든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감귤청 만들기 체험을 마치고, 나는 카페에서 직접 만든 감귤잼과 감귤차를 구입했다. 감귤잼은 빵에 발라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고, 감귤차는 따뜻하게 마시면 몸이 따뜻해질 것 같았다. 계산대 옆에는 귤이 담긴 상자가 놓여 있었는데, 귤을 구매하면 감귤밭 입장료를 할인해준다고 한다.
카페를 나서기 전, 나는 화장실에 들렀다. 화장실마저도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놀라웠다. 은은한 조명과 아로마 향기가 나는 디퓨저, 깨끗한 세면대까지,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엿보였다.

카페를 나와 귤밭으로 향했다. 드넓게 펼쳐진 귤밭에는 탐스러운 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귤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나는 귤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았다. 어떤 귤은 햇볕을 받아 노랗게 익어 있었고, 어떤 귤은 아직 초록색을 띠고 있었다.
귤밭 한쪽에는 작은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 그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나도 그곳에 앉아 사진을 찍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귤밭을 배경으로 찍으니, 마치 귤밭의 요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귤밭을 걷는 동안, 나는 귤을 하나 따서 맛보았다. 갓 딴 귤은 정말 신선하고 달콤했다. 톡톡 터지는 과육의 식감도 재미있었고, 입안 가득 퍼지는 귤 향기도 좋았다. 역시 제주 귤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귤밭 체험을 마치고 카페로 돌아오는 길, 나는 문득 이곳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알 것 같았다. 맛있는 음료와 브런치, 예쁜 인테리어, 그리고 귤밭 체험까지, 이곳은 그 모든 것을 만족시켜주는 곳이었다. 특히 귤을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들은, 이곳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곳에 꼭 한번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귤 향기 가득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잊지 못할 제주도 맛집 경험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귤 향기가 가득한 하루를 보내고 나니, 마음까지 풍요로워진 기분이었다. 나는 다음 제주 여행에서도 이곳에 꼭 다시 방문할 것을 다짐하며,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