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몰아 찾아간 곳은 신설오름이었다. 며칠 전부터 SNS에서 ‘제주도민 추천 맛집’이라는 태그와 함께 눈에 밟히던 곳. 특히 ‘몸국’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제주 향토 음식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공항에서 쏜살같이 달려왔음에도, 식당 앞에는 이미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왁자지껄한 기다림이 있었다.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었음에도 웨이팅이라니, 이 집, 심상치 않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훑어봤다. 몸국, 고기국수, 돔베고기… 하나같이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 도대체 ‘몸’은 뭘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검색해보니, 돼지 뼈 육수에 모자반이라는 해조류를 넣어 끓인 제주 전통 음식이란다. 모자반은 또 뭘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 속에,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식당 안은 생각보다 넓었다.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마치 잔칫집 같았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몸국(밥), 몸국(국수), 고기국수, 돔베고기, 고등어구이… 고민 끝에, 몸국과 돔베고기, 그리고 고등어구이를 주문했다. 제주에 왔으니, 한 번 제대로 즐겨봐야 하지 않겠나.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이 쫙 깔렸다. 김치, 깍두기, 콩나물무침…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김치는, 딱 봐도 ‘나 맛있어요’라고 외치는 듯한 비주얼이었다. 젓갈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분명 밥도둑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돔베고기였다. 따뜻하게 데워진 나무 도마 위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돼지고기 수육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돔베고기는 제주 방언으로 ‘도마 위의 고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갓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올려 썰어 먹는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곁들여 나온 멜젓(멸치젓)에 콕 찍어, 배추쌈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깃한 식감, 적당히 기름진 부위에서 느껴지는 고소함… 이것이 바로 제주 돔베고기의 매력이구나.

다음으로 나온 것은 고등어구이였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발라,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꿀맛이었다.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아이 입맛, 어른 입맛 모두 사로잡을 만한 맛이었다. 특히 갓 지은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는 듯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몸국이 등장했다. 뚝배기 가득 담긴 몸국은, 뽀얀 국물 위에 고춧가루가 살짝 뿌려져 있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모자반과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첫 숟갈을 뜨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진하고 구수한 돼지 육수, 부드럽게 씹히는 모자반의 식감, 칼칼한 고춧가루의 조화…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맛을 선사했다. 마치 걸쭉한 감자탕 같기도 하고, 추어탕 같기도 한 오묘한 맛이었다.

몸국을 먹는 방법은 다양했다. 김치와 함께 먹어도 맛있고, 돔베고기를 싸서 먹어도 훌륭했다. 특히 쌈 채소에 밥과 몸국, 돔베고기를 함께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뜨끈한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얼어붙었던 몸을 사르르 녹여주는 듯했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담 없는 맛이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였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맛있는 몸국을, 이제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까.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 제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다.
신설오름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의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늦은 시간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제주도민들이 추천하는 찐 맛집, 신설오름. 제주를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 몸국의 깊은 맛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식당을 나서니, 어느새 밤은 더욱 깊어져 있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온몸을 감쌌지만, 뱃속은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밤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신설오름에서 맛본 몸국의 여운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빛날 것 같다.
이곳을 추천해 준 제주도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덕분에 제주에서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몸국은, 내 인생 최고의 음식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 제주 여행 때는, 꼭 몸국 ‘대’ 자로 시켜서,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즐겨봐야겠다.

주차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늘 붐비는 곳이라 운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다. 신설오름에서는, 맛뿐만 아니라, 제주의 따뜻한 인심도 느낄 수 있었다. 홀 담당 직원분들은,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특히 아이와 함께 온 손님에게는, 고춧가루를 따로 챙겨주는 세심함까지 보여주셨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도 분명, 신설오름의 몸국과 돔베고기를 좋아하실 것이다. 특히 몸국은, 어른들의 입맛에 딱 맞는 건강 음식이니까. 신설오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신설오름을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나는, 신설오름의 몸국을 널리 알리는 전도사가 되어야겠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신설오름의 몸국이 얼마나 맛있는지, 얼마나 특별한 음식인지, 끊임없이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여, 함께 제주 여행을 떠나, 신설오름에서 몸국을 먹는 행복을 나누고 싶다.
신설오름,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제주도 맛집 여행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신설오름이 될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또 어떤 새로운 맛과 감동을 경험하게 될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제주의 바람이, 신설오름의 몸국처럼, 내 마음속에 영원히 머물기를.
돌아오는 길, 택시 기사님마저 신설오름을 칭찬하는 것을 들으니, 이곳이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구수한 제주도 사투리로 “거기 몸국은 진짜배기”라며 엄지를 치켜세우시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어깨가 으쓱해졌다. 제대로 된 제주 맛집을 찾았다는 뿌듯함,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아, 그리고 신설오름에서는 몸국뿐만 아니라, 고기국수도 꼭 먹어봐야 한다. 뽀얀 돼지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돼지고기 고명까지. 환상의 조합을 자랑한다.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고기국수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내 옆 테이블의 아이는, 고기국수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덩달아 배가 고파졌다.
신설오름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맛있다.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제주도 사투리가 오가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제주도민이 된 듯한 착각이 든다. 이것이 바로 제주도의 매력, 그리고 신설오름의 매력이다.
다음에 제주도에 방문하면, 신설오름에서 몸국, 고기국수, 돔베고기, 고등어구이, 그리고 막걸리까지, 풀코스로 즐겨봐야겠다. 그리고, 이번에는 꼭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기를. 신설오름, 영원히 잊지 못할 제주 맛집으로 내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제주 맛집 신설오름,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