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날씨 한 번 쨍하네! 간만에 바람 쐬러 제주에 왔는데, 그냥 갈 순 없잖여. 제주 맛집 하면 흑돼지 아잉교. 근데 이번엔 좀 특별한 곳을 가보고 싶더라고. 친구가 글쎄, 흑돼지 오마카세를 하는 집이 있대지 뭐여! 이름은 ‘안돈’. 이름부터가 왠지 믿음이 팍! 가서 냉큼 예약하고 달려갔지.
애월 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외관부터가 범상치 않아. 제주 돌담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듯한 건물이었는데, 아주 멋스러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에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구먼.

자리에 앉으니, 정갈하게 세팅된 식기가 눈에 띄어. 놋으로 된 수저랑, 현무암을 닮은 접시들이 제주 느낌을 물씬 풍기더라고. 테이블 옆으로는 넓은 통창이 있는데, 푸른 제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게, 이야~ 그림이 따로 없네. 비 오는 날에 와도 운치 있겠다 싶었어.

코스 시작 전에 물수건이랑 덴탈 플로스까지 챙겨주는 세심함에 감동했잖아. 이런 사소한 배려가 손님 마음을 사로잡는 거 아니겠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돼지 오마카세가 시작됐어. 코스는 1부, 2부로 나뉘어서 나오는데, 돼지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더라고. 8가지 요리가 나온다는데, 하나하나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딱 보면 알아.
첫 번째 요리는 뚜껑을 딱 여는 순간, 연기가 촤악~ 퍼지면서 눈길을 사로잡는 한입거리였어. 현무암 접시 위에 예쁘게 담겨 나오는데, 이야, 이거 완전 예술 작품이 따로 없네.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식감에 은은한 훈연 향이 퍼지는 게, 식욕을 확 돋우더라고.

그 다음엔 샐러드가 나왔는데, 계절마다 제철 과일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 내가 갔을 때는 한라봉 철이 아니라 샤인머스캣이 나왔는데, 아삭아삭 달콤한 게 입 안을 상큼하게 만들어줬어. 흑돼지랑 샤인머스캣의 조합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샐러드 소스도 어찌나 맛깔나던지, 싹싹 긁어먹었지 뭐여.
현무암 커틀렛도 아주 인상적이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겉바속촉의 정석이랄까. 흑돼지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소스랑 어우러지면서 입 안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어. 소스가 살짝 짰다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딱 좋았어. 짭짤한 게 밥반찬으로도 딱이겠더라.

드디어 메인 요리인 흑돼지 구이가 나왔어. 이야, 때깔부터가 다르다! 안심, 등심덧살, 갈매기살…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귀한 부위들을 맛볼 수 있다니, 이거 완전 횡재한 기분인 거 있지.
고기는 직원분들이 직접 구워주시는데, 어찌나 능숙하신지, 육즙이 좔좔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가. 딱 알맞게 익은 고기를 입에 넣으니, 이야,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뭔지 알겠더라. 특히 안심은 소고기처럼 부드러운데, 육즙이 팡팡 터지는 게, 정말 예술이었어.

고기랑 같이 곁들여 먹는 멜젓, 쌈장, 갓김치, 백김치도 하나하나 다 맛있어. 특히 갓김치는 톡 쏘는 맛이 흑돼지랑 환상 궁합이더라. 쌈 싸 먹으니, 이야, 진짜 꿀맛!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입맛은 확 돋워주고, 아주 칭찬해~
2부 코스에는 밥이랑 찌개가 나오는데, 이것도 아주 푸짐해. 솥밥에 김치찌개, 된장찌개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김치찌개를 골랐어.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이, 기름진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게, 아주 좋더라고. 밥도 어찌나 찰지던지, 찌개랑 같이 먹으니,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웠지 뭐여.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나왔는데, 귤 모양 그릇에 담긴 샤베트였어. 뚜껑을 여니, 상큼한 귤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샤베트도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으니 스르륵 녹아 없어지는 게, 정말 꿀맛이었어.

코스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는 것도 좋았어. 음식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니,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고. 기념일이라고 미리 귀띔했더니, 디저트에 레터링 서비스까지 해주는 센스! 덕분에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냈지.
다 먹고 나니, 배가 어찌나 부르던지. 양이 적어 보였는데, 먹다 보니 은근히 배부르더라고.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좋고,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곳이었어. 가격이 좀 나가긴 하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해.
나오는 길에 보니, 고기를 굽는 스탠드 앞에 2인석 자리가 쭉 놓여 있더라고. 혼자 와서 오마카세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대.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고, 오히려 더 여유롭게 음식을 음미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 혼자 제주 오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

안돈에서 흑돼지 오마카세를 먹고 나니, 다른 흑돼지 집은 이제 눈에 안 들어올 것 같아. 그만큼 만족스러운 식사였어. 제주에 간다면, 꼭 한 번 들러보라고 강추하고 싶어. 후회는 절대 없을 거여!
아참, 애월 카페거리도 가까우니, 밥 먹고 커피 한잔하면서 바다 구경하는 것도 잊지 말고! 나는 시간이 없어서 바로 왔지만, 다음에는 꼭 여유롭게 즐겨봐야겠어. 제주 여행, 안돈 덕분에 아주 행복하게 마무리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