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일출을 가슴에 담고, 아침 안개를 헤치며 찾아간 곳. ‘성산바다풍경’. 이름에서부터 싱그러운 바다 내음이 느껴지는 이곳은, 제주에서 맛보는 갈치조림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식당 문을 열자,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 너머로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마음을 설레게 했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귓가를 간지럽히고, 테이블 위에는 정갈하게 놓인 놋그릇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다. 갈치조림, 갈치구이, 해물뚝배기… 고민 끝에,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바다풍경 조림’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이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작은 머리끈을 건네주셨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던 나를 위한 세심한 배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하나둘씩 반찬들이 놓이기 시작했다. 윤기가 흐르는 김치, 짭짤한 톳나물, 고소한 콩나물 무침…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반찬들이었다. 특히, 자연산 돌미역으로 끓였다는 미역국은 깊고 진한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일품이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다풍경 조림’이 등장했다.

커다란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갈치와 고등어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고, 그 위에는 큼지막한 무와 감자가 얹어져 있었다. 냄비 가장자리로는 붉은 양념이 자작하게 끓고 있었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놀라웠던 것은, 조림을 시키면 통갈치구이가 서비스로 나온다는 점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통갈치구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갈치 가시를 발라주셨다. 덕분에 나는 젓가락만 들고 편안하게 갈치 살을 맛볼 수 있었다.
갓 구워져 나온 갈치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입안에 넣는 순간, 고소한 풍미가 가득 퍼져 나갔다. 적당히 짭짤한 간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도 훌륭했다. 특히, 함께 나온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욱 살아나는 듯했다.
갈치구이를 맛보는 동안, 조림도 맛있게 끓기 시작했다. 뭉근하게 익은 무는 달콤했고, 감자는 포슬포슬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매운맛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갈치 살을 발라 따뜻한 밥 위에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부드러운 갈치 살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입 안에서 황홀한 조화를 이루었다. 조림 속에 들어있는 고등어 역시, 갈치 못지않게 부드럽고 맛있었다.

특히, 푹 익은 무와 감자를 으깨어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오시더니 갈치조림 국물을 밥에 촉촉하게 적셔 먹으면 더 맛있다고 알려주셨다. 사장님 말씀대로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니,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끊임없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신선한 재료, 훌륭한 맛,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식사였다. 게다가, 아름다운 성산일출봉 뷰는 덤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해물뚝배기를 하나 더 주문했다. 뚝배기 안에는 전복, 새우, 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살아있는 전복이 통째로 들어가 있어, 쫄깃쫄깃한 식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성산바다풍경에서는 식사뿐만 아니라, 제주의 정겨운 인심도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식사 중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제주 여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알려주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설 명절이라고 자연산 돌미역을 선물로 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성산바다풍경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인심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곳이었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성산일출봉을 바라봤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푸른 바다와 웅장한 일출봉의 모습은, 언제 봐도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성산바다풍경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의 아름다움과 정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성산에 간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해녀 할머니들이 직접 잡아 올린다는 오분자기 뚝배기를 꼭 맛봐야겠다. 성산에서의 아침은, 성산바다풍경 덕분에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제주에서의 미식 여행은 언제나 옳지만, 성산바다풍경에서의 경험은 특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손맛,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인심이 어우러진 이곳은, 진정한 제주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성산바다풍경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떠올렸다. 따뜻한 미역국 한 그릇과 매콤한 갈치조림의 여운이,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 같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도, 꼭 다시 들러야 할 곳이다. 성산바다풍경, 잊지 못할 제주도의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