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풀리는 뜨끈함, 서귀포 그늘집에서 만난 인생 해장국 맛집

아이고, 제주에 오니 숨통이 탁 트이는구먼. 늙으니께 맑은 공기, 푸른 바다가 제일이라. 며칠 전부터 몸이 으슬으슬한 게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뜨끈한 국물이 간절하더라고. 제주, 그것도 서귀포까지 왔으니 제대로 된 해장국 한 그릇 해야 쓰겄다 싶어 아침 일찍 서둘러 나섰지.

호텔 근처에 괜찮은 해장국집이 없나 기웃거리는데, 웬걸? 해장국집 옆에 또 해장국집이 있는 게 아니겠어? 그것도 떡하니 자리 잡은 노포 옆에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듯한 깔끔한 해장국집이 눈에 띄더라고. 이름도 참말로 정겹지. 그늘집. 왠지 모르게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올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서귀포 그늘집 외부 전경
서귀포 신시가지,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그늘집

겉에서 보기엔 영락없는 카페 같아.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환한 실내가 더욱 기대감을 부풀리더라니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더 깔끔하고 분위기가 좋았어.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 간 간격도 널찍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고. 벽돌로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도 맘에 들고.

그늘집 내부 인테리어
소담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내부. 혼밥도 부담 없겠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소고기 해장국 단일 메뉴더라고. 이런 집이 진짜 맛집인 거 알지? 고민할 것도 없이 소고기 해장국 한 그릇을 주문했어. 젊은 사장님 부부가 운영하시는 것 같던데, 어찌나 친절하신지. 뭘 여쭤봐도 웃는 얼굴로 싹싹하게 답해주시니, 기분까지 좋아지더라.

그늘집 내부 좌석
넓은 창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밝은 분위기.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고기 해장국이 나왔어. 뽀얀 밥 한 공기와 깍두기, 양파절임, 그리고 풋고추와 쌈장까지. 소담한 쟁반에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

소고기 해장국 한 상 차림
깔끔한 한 상 차림. 놋그릇에 담겨 나오니 더 맛깔스러워 보이는구먼.

해장국 뚝배기 안에는 콩나물, 소고기, 선지, 그리고 제주 해장국답게 마늘이 듬뿍 들어있었어. 국물 한 숟갈 떠먹으니, 이야… 이 맛이야! 텁텁함 없이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속을 확 풀어주는 게,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소고기 해장국
선지와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푸짐한 해장국.

나는 워낙 매운 걸 좋아해서, 사장님께 청양고추 좀 달라고 부탁드렸지. 맵게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 없잖아? 쫑쫑 썰어 넣고 다시 국물 한 입. 크으… 이거지! 얼큰한 맛이 더해지니, 땀이 뻘뻘 나는 게 아주 개운하더라고.

소고기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거야. 콩나물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고, 선지는 또 얼마나 고소한지. 밥 한 숟갈 말아서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밥 말아서 한 입
뜨끈한 국물에 밥 말아서 깍두기 척 올려 먹으면 꿀맛!

사실, 나는 MSG 맛이 강한 해장국은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근데 여기 그늘집 해장국은 MSG 맛은 덜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어서 좋았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랄까. 젊은 사장님이 얼마나 연구를 많이 했을지, 그 노력이 느껴지더라.

정신없이 해장국을 비우고 나니, 속이 어찌나 든든한지. 감기 기운도 싹 사라진 것 같고, 이제 다시 힘내서 제주 여행을 즐길 수 있겠다 싶더라고. 계산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아이고, 덕분에 속이 아주 든든합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인사를 잊지 않았지.

그늘집 외부 간판
다음에 서귀포 오면 또 들러야지. 찜해뒀어!

서귀포에서 해장국 맛집을 찾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그늘집을 추천할 거야. 깔끔한 분위기, 친절한 사장님, 그리고 무엇보다 끝내주는 해장국 맛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라니까. 아, 그리고 선지는 미리 얘기하면 빼주신다고 하니, 참고하라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아까 봤던 옆집 해장국집 간판이 다시 눈에 들어오더라고. 거기도 왠지 숨은 고수의 향기가 느껴지는 게, 다음에는 저기도 한번 가봐야 쓰겄다. 역시 서귀포는 맛있는 게 참 많아.

오늘도 맛있는 밥 한 끼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어. 역시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니까. 자, 이제 서귀포 구경이나 실컷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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