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짧지만 굵게 맛있는 한 끼를 책임질 곳을 찾아 나섰습니다. 오늘은 고양시까지 원정을 떠나기로 결정했죠. 이 지역의 핫하다는 라멘집, ‘구락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독특한 메뉴 구성과 진한 국물 맛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바쁜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금과도 같기에, 방문 전부터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메뉴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곳은 분명 ‘특별한’ 라멘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평도 있었지만, 그만큼 확실한 개성과 기억에 남는 맛을 선사하더군요. 다만, 점심시간의 치열함과 긴 웨이팅은 각오해야 할 부분입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가게의 아담한 규모에 살짝 놀랐습니다. 6석 정도의 다찌석이 전부인 듯했고, 이미 대기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캐치테이블로 미리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웨이팅을 걸어야 하는데, 체감상 2시간 반 이상을 기다린 것 같아요. 30번대 웨이팅 번호를 받았을 때는 살짝 엄두가 안 났지만, 주차 공간은 꽤 넉넉해서 차를 가져온 저로서는 주차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마주한 라멘은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습니다.

제가 맛본 메뉴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먼저 시오파이탄과 멸치비빔라멘. 솔직히 처음 맛보는 독특한 조합이라 기대와 함께 약간의 긴장도 되었습니다. 시오파이탄은 맑은 국물이 매력적인데, 이곳의 시오파이탄은 예상보다 훨씬 진하고 깊은 맛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닭 육수의 고소함과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짠맛보다는 풍부한 풍미에 집중한 느낌이었죠. 마치 맑은 국물 안에 응축된 맛을 담아 놓은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시그니처는 단연 멸치비빔라멘이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멸치의 풍미가 압도적인 메뉴였어요. 면발 사이사이에 씹히는 멸치의 식감과 진하게 배어 나오는 멸치향은 정말이지 독특했습니다. 처음 맛보는 순간, ‘이게 무슨 맛이지?’ 싶으면서도 묘하게 계속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죠. 라멘을 꽤 많이 먹어봤다고 자부하는데, 이토록 개성이 강한 메뉴는 흔치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멸치의 향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같이 곁들여 나오는 다양한 토핑과 소스를 활용해 변주를 주면서 맛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은 필수 코스입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밥을 국물이나 남은 비빔 양념에 쓱쓱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마무리가 가능했죠.

저는 개인적으로 쇼유파이탄(매니아)도 맛보았는데, 이 메뉴 역시 강력 추천합니다. 기본 쇼유파이탄에 비해 염도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만큼 훨씬 깊고 진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오파이탄이나 멸치비빔라멘이 더 인상 깊을 줄 알았는데, 쇼유파이탄 매니아 버전의 풍부한 맛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라멘 초심자라면 기본 메뉴도 좋겠지만, 이곳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매니아’ 버전을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이 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곁들임 메뉴입니다. 특히 유자 다꽝과 생강 절임이 라멘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라멘 자체가 워낙 진하고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이 곁들임을 곁들이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덕분에 라멘의 다양한 맛을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었죠.

사실 전반적인 완성도나 안정감 면에서는 서울의 유명 라멘집들이 조금 더 낫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그런 안정감과는 다른 차원에서, ‘잊을 수 없는 맛’과 ‘확실한 개성’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지만, 웨이팅 시간을 고려하면 조금 촉박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저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점심 시간을 이용하거나, 주말에 여유롭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혼자 방문해서 진한 국물 맛에 집중하며 한 그릇을 뚝딱 비우는 것도 좋고,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시켜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아요.
총평하자면, 고양시의 ‘구락부’는 진하고 독특한 맛의 라멘을 맛보고 싶다면 꼭 방문해볼 만한 곳입니다. 웨이팅은 길지만, 그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특히 멸치비빔라멘과 쇼유파이탄 매니아 버전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은 메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