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주에 왔다. 훌쩍 떠나온 혼자만의 여행.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리라 다짐하며, 렌터카를 몰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서귀포에 위치한 감귤 농장 카페였다. 혼밥 여행객에게 카페는 선택이 아닌 필수 코스다.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부담 없는 공간이니까. 특히 이곳은 감귤 체험까지 할 수 있다고 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카페에 가까워질수록 짙어지는 감귤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좁은 길을 따라 들어가니, 마치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아담한 유럽풍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났다. 붉은 벽돌과 오렌지색 지붕이 앙증맞은 조화를 이루고, 주변을 둘러싼 감귤 나무들이 싱그러움을 더했다. 건물 앞에는 작은 정원이 꾸며져 있었는데, 알록달록한 꽃들과 귀여운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아늑하고 예쁜 공간에 나 혼자 있다는 사실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오늘도 혼밥 성공!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테이블과 의자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벽면에는 감귤을 주제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카운터 옆에는 갓 구운 빵과 케이크, 형형색색의 감귤 디저트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혼자 앉기 좋은 창가 자리가 있는지 두리번거렸는데, 다행히 햇살이 잘 드는 곳에 자리가 하나 남아 있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커피, 에이드, 주스 등 다양한 음료 메뉴와 프렌치 토스트, 크로플, 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제주에인 브런치’라는 메뉴가 가장 인기 있다고 해서, 그걸로 결정했다. 음료는 시그니처 메뉴라는 청귤주스로 선택. 혼자 여행의 장점은 역시 내가 먹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주문을 마치고 카페 내부를 둘러봤다. 높은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어 웅장함을 더했고, 커다란 창밖으로는 푸른 감귤 밭이 펼쳐져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했다. 마치 프랑스의 작은 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배려인지, 창밖을 바라보며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었다. 다음에는 저 자리에 앉아봐야지.

잠시 후, 주문한 브런치와 청귤주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게 담긴 브런치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토스트, 소시지, 베이컨, 샐러드, 감자튀김, 그리고 싱싱한 감귤까지. 다양한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청귤주스는 컵에 담겨 햇빛에 비추니 더욱 영롱하게 빛났다.
가장 먼저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토스트에 달콤한 잼이 발라져 있어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지는 맛이었다. 소시지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베이컨은 훈제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샐러드는 신선하고 아삭아삭했고, 감자튀김은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특히, 제주 감귤은 역시…달콤함이 남달랐다!

청귤주스는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너무 시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달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맛이었다. 햇빛에 비치는 컵이 반짝거리는 게 너무 예뻐서,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됐다. 혼자 왔지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있으니 외로움도 잊게 된다.
브런치를 먹으면서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 푸른 하늘 아래, 탐스럽게 열린 감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감귤 밭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여유, 정말 오랜만이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운영하는 감귤 체험에 참여했다. 귤 바구니와 가위를 들고 감귤 밭으로 향했다. 귤 나무에는 정말 많은 귤들이 달려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어찌나 탐스럽던지. 직원분께서 귤 따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잘 익은 귤을 골라 가위로 톡 잘라 바구니에 담았다.
직접 딴 귤을 맛보니, 시중에서 파는 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신선하고 달콤했다. 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행복했다. 귤을 따면서 귤 나무 사이를 거닐었는데,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서, 혼자서도 재미있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감귤 체험을 마치고 카페로 돌아와, 감귤주스를 한 잔 더 주문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달콤한 감귤주스를 마시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이 순간을 즐겼다. 혼자 떠나온 여행,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한 켠에는 감귤잼, 감귤 초콜릿, 감귤차 등 다양한 감귤 관련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기념품으로 감귤잼 몇 개를 구입했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줘야지. 포장도 예쁘게 되어 있어서 선물용으로 딱 좋을 것 같았다.
카페를 나서기 전, 화장실에 들렀는데, 화장실마저도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깨끗하고 쾌적한 것은 물론이고, 감귤 향 디퓨저가 은은하게 퍼져 기분까지 좋아졌다.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쓴 세심함이 느껴졌다.
카페를 나서면서,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 와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과 음료,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다양한 체험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제주에 혼자 온다면, 꼭 이곳에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혼자여도 괜찮아!

차를 몰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푸른 감귤 밭이 펼쳐져 있었다. 짙어가는 감귤 향을 맡으며, 나는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이번 여행, 후회 없이 즐기리라고. 그리고 다음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곳에 다시 오리라고.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 맛있는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제주 서귀포의 감귤 농장 카페는 그런 곳이었다. 오늘도 나는 혼자서도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