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 장작불에 끓인 육수의 깊은 맛, 애월에서 만난 인생 만두 제주 맛집

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건 역시 ‘무엇을 먹을까’였다. 흑돼지, 갈치, 고등어… 뻔한 메뉴 말고, 정말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검색하다 발견한 곳이 바로 애월에 위치한 ‘장인의 집’이었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장작불에 끓인 사골 육수’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서울 촌년인 나에게 아궁이에 불을 지펴 끓인 육수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설렘을 안겨줬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맛봤던 그 깊고 진한 맛이 떠오르면서 말이다.

장인의 집 외부 전경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가마솥이 인상적인 ‘장인의 집’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멀리서부터 장작 타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드디어 ‘장인의 집’에 도착! 낡은 나무 간판과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이곳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했다. 건물 옆에는 장작이 한가득 쌓여 있었고, 실제로 가마솥에 불을 지펴 육수를 끓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정성이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 라는 확신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평일 늦은 점심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벽면에는 다녀간 사람들의 낙서가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는데, 그 모습에서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나는 소갈비해물만두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메뉴를 주문하고 나니 직원분께서 친절하게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소갈비해물만두전골
푸짐한 해산물과 소갈비가 시선을 사로잡는 소갈비해물만두전골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갈비해물만두전골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큼지막한 소갈비와 전복, 딱새우, 문어, 황게 등 싱싱한 해산물이 냄비 가득 담겨 있었고, 형형색색의 만두가 그 위에 보기 좋게 올려져 있었다. 육수는 뽀얀 사골 육수였는데, 냄비가 끓기 시작하자 진한 육수 향이 코를 자극했다.

직원분께서 먹기 좋게 해산물을 손질해 주셨다. 딱새우 까는 법도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쫄깃한 문어와 부드러운 전복을 맛보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바다 향에 감탄했다. 특히 황게는 살이 꽉 차 있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소갈비는 잡내 없이 부드러웠다. 푹 고아져서 그런지 뼈에서 살이 쉽게 분리되었고,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진한 사골 육수가 갈비에 깊숙이 배어 있어, 씹을수록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소갈비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소갈비

만두는 흑돼지, 전복, 문어, 김치 4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었다. 만두피는 얇고 쫄깃했고, 속은 재료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문어 만두는 쫄깃한 문어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인상적이었다. 김치 만두는 살짝 매콤했는데,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만두와 해산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칼국수를 추가했다. 진한 사골 육수에 끓여 먹는 칼국수는 정말 꿀맛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육수는 더욱 깊고 진해졌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에도 육수가 부족하면 직원분께서 알아서 리필해 주셨다.

마지막으로 셀프 죽을 만들어 먹었다. 남은 육수에 밥과 김가루, 계란을 넣고 끓이면 되는데, 이게 또 별미였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셀프 죽
남은 육수에 끓여 먹는 셀프 죽은 또 다른 별미

‘장인의 집’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고, 필요한 것을 바로바로 챙겨주셨다. 아기의자도 준비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국물과 푸짐한 해산물 덕분에 몸도 마음도 든든해진 기분이었다. 제주 여행 중 특별한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애월 ‘장인의 집’에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장인의 집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장인의 집’ 간판

*총평*

* 맛: ★★★★★ (진한 사골 육수와 신선한 해산물의 조화가 환상적)
* 가격: 1인 25,000원 ~ 35,000원 (가격대는 있지만, 충분히 값어치를 함)
* 분위기: ★★★★☆ (정감 있는 분위기, 가족 단위 손님에게 추천)
* 서비스: ★★★★★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

재방문 의사: 당연히 있다. 다음 제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만두와 밑반찬
알록달록 예쁜 4색 만두와 정갈한 밑반찬
해물과 소갈비
싱싱한 해산물과 큼지막한 소갈비
식당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전골
보글보글 끓는 전골
얼큰한 육수
얼큰한 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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