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우동카덴’ 방문이었다. 정호영 셰프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흑백 요리사 방송 이후로는 웨이팅이 상상 이상이라는 이야기에 살짝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향한 나의 열정은 그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다짐하며, 테이블링 앱을 켜고 원격 줄 서기에 도전했다.
아침 일찍 서둘러 테이블링 예약을 걸어두고, 1100고지 드라이브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눈부신 제주의 풍경은 기다림의 시간을 설렘으로 가득 채워주었다. 드라이브를 마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니, 드디어 ‘우동카덴’ 입장 알림이 떴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기분으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조천읍으로 향했다.
조천읍의 한적한 골목길에 자리 잡은 ‘우동카덴’은 예상보다 훨씬 넓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외관은 주변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입구에 놓인 우동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닌, 예술과 미식이 만나는 공간임을 암시하는 듯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공간과 은은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무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더했고, 오픈 키친에서는 정호영 셰프를 비롯한 요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일본의 유명한 우동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우동과 튀김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야마카케우동, 텐뿌라우동, 붓카케우동, 카레우동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메뉴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겨울 한정 메뉴인 굴튀김도 놓칠 수 없었고, 은갈치튀김의 바삭한 식감도 궁금했다. 결국, 고민 끝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야마카케우동과 굴튀김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앙증맞은 컵에 담긴 녹차가 나왔다. 녹차의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고, 따뜻한 온기가 긴장을 풀어주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마카케우동이 눈앞에 놓였다.
뽀얀 면발 위에 곱게 갈린 마와 김 가루, 그리고 쪽파가 소담하게 올려진 야마카케우동은 그 모습부터가 예술이었다. 마치 섬세하게 조각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마와 함께 입안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의 식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마의 담백함과 김 가루의 짭짤함, 그리고 쪽파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다. 면발 사이사이로 스며든 육수의 깊은 풍미는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아, 이래서 다들 우동카덴, 우동카덴 하는구나!”

야마카케우동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굴튀김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굴을 감싼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굴튀김을 집어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굴의 풍미는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굴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한 굴의 향긋함과 튀김옷의 고소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다. 튀김옷은 어찌나 바삭한지, 마치 과자를 먹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함께 제공된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으니, 굴튀김의 맛은 더욱 풍성해졌다. 타르타르 소스의 상큼함이 굴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굴튀김 한 입, 야마카케우동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우동카덴’의 면은 정말 특별했다. 쫄깃함은 기본이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탄력은 마치 살아있는 듯했다. 면을 직접 반죽하고 숙성시키는 정성 덕분일까. 흔히 먹던 인스턴트 우동 면과는 차원이 다른, 진짜 우동의 면을 맛보는 기분이었다.

혼자였지만, 왠지 모르게 풍족한 식사였다.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을 위한 유아 우동도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가족 외식 장소로도 안성맞춤일 듯하다. 실제로 아이들이 우동 면을 후루룩 먹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정호영 셰프가 직접 계산대 앞에 서 있었다. 용기를 내어 사진 촬영을 부탁드리니, 환한 미소로 흔쾌히 응해주셨다. 쑥스러운 마음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서둘러 가게를 나섰다.
‘우동카덴’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의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쫄깃한 면발과 신선한 재료, 그리고 정호영 셰프의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제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우동카덴’은 반드시 다시 찾아야 할 곳 1순위로 꼽을 것이다. 다음에는 붓카케우동과 은갈치튀김에 도전해봐야겠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우동카덴’의 쫄깃한 면발과 굴튀김의 고소함은 잊혀지지 않았다. 마치 꿈을 꾼 듯 아련하게 떠오르는 그 맛을 다시 느끼기 위해, 조만간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예매해야 할 것 같다. ‘우동카덴’, 기다림 끝에 만나는 제주 맛집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방문해보시길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