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아랑경양회관: 혼밥도 든든하게, 추억 속 치즈 돈까스 맛집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자 집을 나섰습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아랑경양회관’이 떠올랐어요. 이름부터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이곳, 혼자 가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경양식 돈까스에 치즈가 듬뿍 올라간 비주얼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익숙하면서도 낯선,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쨍한 형광등 대신 은은한 조명과 곳곳에 배치된 옛날 소품들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죠. 혼자 온 손님이 많을까 걱정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아주 좁지는 않았고, 오히려 혼자 식사하는 저를 자연스럽게 맞아주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카운터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테이블 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혼자 앉아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치즈 돈까스 근접샷
치즈가 흘러내리는 비주얼만으로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기대했던 메뉴는 바로 치즈 돈까스였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기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죠. 두툼한 등심 위에 마치 눈처럼 하얀 치즈가 덮여 나온 돈까스는 그야말로 비주얼 쇼크였습니다. 튀김옷은 바삭하게 살아있었고, 속은 육즙 가득한 돈까스가 부드러운 치즈와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성함을 선사했습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치즈의 풍미가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마치 치즈 이불을 덮은 듯 포근한 맛이었어요. 곁들여 나온 샐러드와 소스도 정갈하게 나와 입맛을 돋우는 데 한몫했습니다.

돈까스 플레이트
푸짐하게 차려진 돈까스 한상차림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습니다.

치즈 돈까스 외에 파돈까스도 주문해봤습니다. 이 메뉴는 파와 고추의 매콤함이 돈까스의 느끼함을 딱 잡아주어 맛의 밸런스가 좋다는 평이 많았거든요. 실제로 맛보니, 신선한 파채와 약간의 매콤함이 더해진 소스가 두툼한 등심 돈까스와 절묘하게 어우러졌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배어 나오는 두툼한 등심은 씹는 맛까지 더해져 만족감을 높였습니다. 마치 맵달한 매력이 있는 퓨전 돈까스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죠.

포크에 찍은 돈까스 조각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돈까스 단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니 파스타 메뉴에 대한 평은 다소 엇갈리는 듯했습니다. 제가 주문한 소세지 베이컨 파스타는 기대했던 것보다는 기름기가 다소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한 크림소스와 짭짤한 소시지, 베이컨이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냈지만, 느끼함이 강하게 느껴져서 다음에는 파스타보다는 돈까스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크림 파스타의 경우, 풍성한 치즈와 부드러운 면발이 어우러져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냈다고 하니,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손님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크림 파스타
진한 크림 소스가 듬뿍 담긴 파스타는 풍성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냉모밀도 주문했는데, 이 메뉴는 제 입맛에는 다소 짰습니다. 차가운 육수는 시원했지만, 짠맛이 강해서 물을 추가해도 짠맛이 쉽게 가시지 않았어요. 성인 남성이 먹기에는 양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아이들이 먹기에는 자극적일 수 있겠고, 어른들에게도 간 조절이 필요해 보이는 메뉴였습니다.

냉모밀
차가운 육수는 시원했지만, 짠맛이 강했던 냉모밀.

아쉬웠던 점도 있었지만, 이곳은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주인분이 바뀌셨다고 하는데, 이전보다 훨씬 친절해진 서비스는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직원분들이 젊고 활기찬 느낌이었는데, 아마 세명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듯 보였습니다. 덕분에 전반적으로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동시에 테이블 간 간격이 좁게 느껴지는 점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소시지 파스타
통통한 소시지가 올라간 파스타는 비주얼은 좋았으나, 느끼함이 다소 있었습니다.

후식으로 제공되는 아이스크림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달콤함이었고, 입가심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커피의 풍미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밍밍해서, 차라리 시원한 보리차를 마시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랑경양회관은 맛있는 치즈 돈까스와 파돈까스를 중심으로, 레트로 감성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메뉴 구성과 친절한 서비스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혼자 방문하는 저에게도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다음에는 좀 더 든든한 돈까스 메뉴에 집중해서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롯데마트가 근처에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장점입니다.

오늘도 혼밥 성공! 비록 모든 메뉴가 제 입맛에 완벽하게 맞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아랑경양회관에서의 식사는 분명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친구와 함께 방문해서 더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