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정신없이 밀려드는 업무에 허덕이다 문득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동료들과 점심 메뉴를 고르던 중,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괴산 읍내 장터 근처의 ‘제이스반’ 카페를 떠올렸다. 창고 같은 독특한 외관에 넓은 주차 공간까지 갖춰 있어, 바쁜 와중에도 한적하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발걸음을 옮겼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겉모습과는 사뭇 다른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맞았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담소를 나누거나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읍내 외곽,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북적이는 모습에 잠시 놀랐다. 하지만 그 북적임 속에서도 왠지 모를 편안함과 아늑함이 느껴졌다. 낡은 창고를 개조한 듯한 외관과는 대조적으로 내부는 세련되면서도 빈티지한 감성이 물씬 풍겼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천장에 매달린 독특한 조명이었다. 굵은 밧줄에 걸린 커다란 통나무 아래, 여러 개의 작은 유리병 모양 갓등이 은은한 불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마치 오래된 작업실에 온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이곳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듯했다. 벽면에 걸린 낡은 듯 빈티지한 액자 속 그림과 간간이 보이는 공업용 파이프 장식들은 이곳의 독특한 인테리어를 완성하고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다가, 다양한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한 메뉴를 시도해보고 싶었다. 에티오피아 드립 커피와 함께,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듯 보이는 진한 미숫가루, 그리고 상큼함을 더해줄 레몬차를 주문했다. 동료들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라떼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주문한 음료를 기다리며, 카페 내부를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다른 손님들과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푹신한 소파 좌석과 원목 테이블 좌석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원하는 분위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 벽면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선반 위에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커피 관련 용품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일부 공간은 마치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듯한 유리 용기들과 파이프들로 꾸며져 있어 시각적인 재미를 더했다.

드디어 주문한 음료가 나왔다. 에티오피아 드립 커피는 묵직한 향과 함께 산미와 고소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것이 일품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풍부한 맛이 하루의 피로를 사르르 녹여주는 듯했다. 옆에 놓인 진한 미숫가루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텁텁함 없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레몬차는 상큼한 레몬 향이 진하게 느껴져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함께 주문한 동료들의 커피도 훌륭했다. 특히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으로, 점심 식사 후 입가심하기에 제격이었다.


주문한 음료와 함께, 디저트로 케이크도 하나 주문했다. 시각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비주얼이었는데, 얇게 썰린 초코 케이크 위에 크림과 베리류가 올라가 있어 달콤함과 상큼함이 동시에 느껴질 것 같았다. 한 입 맛보니, 예상대로 부드러운 케이크 시트와 달콤한 크림, 그리고 새콤한 토핑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즐기니, 점심시간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기분이었다.
이곳은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지만,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넓은 공간 덕분에 테이블 간 간섭 없이 각자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고, 다양한 메뉴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다만,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꽤 붐빌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리뷰에서 본 것처럼, 너무 늦게까지 머물기에는 사장님의 퇴근 시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다.
바쁜 직장인으로서 점심시간은 짧고 소중한 휴식 시간이다. 그런 시간을 온전히 채워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제이스반’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까지. 이곳에서의 짧은 휴식 덕분에 오후 업무를 다시 시작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괴산에서 특별한 카페를 찾는다면, 읍내 장터 근처의 ‘제이스반’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