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도시 노원에서 깊은 내공을 자랑하는 ‘털보고된이’ 노원점에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침을 거른 채 찾아간 이곳은, 그 이름처럼 털털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로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든든한 한 끼를 기대하며 ‘임연수 세트 (2인)’를 주문했고, 곧이어 테이블 위에는 푸짐한 한상차림이 펼쳐졌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노릇하게 구워진 임연수 한 마리였습니다. 겉은 옅은 갈색 빛깔로 적당히 바삭하게 구워져 식감을 돋우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살결을 자랑했습니다.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내자 비린내 하나 없이 담백한 생선살이 부드럽게 분리되었습니다. 뼈를 깔끔하게 발라내 먹기 좋게 손질되어 있어, 생선 가시를 발라내는 번거로움 없이 온전히 맛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임연수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며, 과연 ‘털보고된이’가 왜 노원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지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트 메뉴에는 푸짐한 제육볶음도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럽게 버무려진 제육볶음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신선한 쌈 채소와 마늘, 쌈장이 곁들여져 취향껏 쌈을 싸 먹는 즐거움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깻잎, 상추, 배추 등 다양한 채소 위에 제육볶음을 얹고, 한 쌈 가득 입에 넣으니 매콤달콤한 양념과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조화가 일품이었습니다. 쌈 채소의 아삭함이 더해져 씹는 맛 또한 풍성했습니다.

식사의 중심을 잡아줄 찌개는 된장찌개와 순두부찌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바지락이 넉넉히 들어간 순두부찌개를 선택했는데, 뜨거운 국물 위로 앙증맞은 달걀 하나가 동동 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숟가락으로 살살 저어 순두부를 으깨고 국물을 맛보니, 부드러운 순두부와 시원한 바지락의 조화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습니다.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의 국물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법을 부렸습니다.

밑반찬 또한 정갈하고 맛깔스러웠습니다. 김치, 장아찌, 나물 무침 등 다양한 종류의 반찬들이 정성스럽게 준비되어 나왔습니다. 특히 짭조름한 젓갈류와 새콤달콤한 김치는 메인 메뉴와 곁들여 먹기에도 훌륭했습니다. 밥과 함께 먹으면 어느 하나 빠짐없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구수한 맛이 일품인 숭늉이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숭늉은 텁텁해진 입안을 맑게 해주었고, 식사의 마지막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맹물이 아닌 구수한 맛이 나는 특별한 물을 제공하는 점도 이곳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달콤한 수정과까지 준비되어 있어, 마치 푸짐한 한정식을 대접받은 듯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 ‘털보고된이’ 노원점은 넉넉한 인심과 정갈한 음식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다만, 찌개와 제육볶음의 간이 제 입맛에는 다소 센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취향 차이일 뿐, 전반적인 음식의 퀄리티와 푸짐함, 그리고 무엇보다 사장님의 따뜻하고 친절한 응대는 기분 좋은 식사를 완성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간만에 기분 좋게 배부르게 실컷 먹고 온,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맛집이었습니다.
주차가 다소 불편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종업원들의 친절함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넉넉한 양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고등어구이는 보들보들하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며, 임연수구이 역시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생선구이를 선호하지 않는 분이라도 순두부찌개와 제육볶음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털보고된이’ 노원점은 가족 외식이나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푸짐하고 맛있는 한 끼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