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리단길 태국 음식 맛집, ‘타이마실’ 점심 방문 후기

바쁜 평일 점심시간, 회사 근처를 벗어나 조금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나의 선택은 댕리단길에 자리한 ‘타이마실’이었다. 태국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는 익히 들어온 ‘타이마실’을 점찍어두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그 맛을 보러 가게 되었다. 점심시간은 늘 촉박하기에, 최대한 빠르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중요했는데, ‘타이마실’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하는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문을 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태국 특유의 장식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쨍한 햇살이 내리쬐는 바깥 풍경과는 사뭇 다른, 아늑하면서도 활기찬 느낌이었다. 이미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지만, 테이블 몇몇은 손님으로 채워져 있었고,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다. 하지만 점심 피크 시간대라면 꽤나 붐빌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회전율이 빠르다고는 하지만,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도 들었기에, 점심시간의 여유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조금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팟타이와 맥주, 곁들임 음식
테이블에 나란히 놓인 팟타이와 시원한 창 맥주, 그리고 곁들임으로 나온 핑크색 무 절임이 먹음직스럽다.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쌀국수와 팟타이 등 태국 요리의 대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가격대는 1만 원 초반대로, 동네 다른 태국 음식점들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평일 런치 타임에는 음료까지 포함된 만원의 행복 메뉴가 있다는 사실에, 다음에는 꼭 런치 타임을 노려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늘 나는 동료와 함께 왔기에, 다양한 메뉴를 맛보기 위해 몇 가지를 주문하기로 했다.

먼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뿌팟퐁 커리’를 주문했다. 부드러운 게살과 풍부한 커리 소스의 조화는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평소 단맛이 강한 커리를 즐기지 않는 편인데, 이곳의 뿌팟퐁 커리는 달콤함 속에 감칠맛이 살아있어 좋아한다는 평을 익히 들었기에 기대가 컸다.

푸짐하게 담긴 뿌팟퐁 커리
향긋한 커리 소스와 큼직한 게살이 어우러진 뿌팟퐁 커리가 먹음직스럽다.
뿌팟퐁 커리와 함께 나온 볶음 야채
뿌팟퐁 커리 소스 위로 살짝 보이는 녹색 야채와 함께, 곁들임으로 나온 싱싱한 볶음 야채가 식욕을 돋운다.

이어서 ‘팟타이꿍’도 주문했다. 얇은 쌀국수 면에 새우, 숙주, 채소가 어우러진 팟타이는 태국 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이곳의 팟타이는 매콤한 향이 올라오면서도, 땅콩의 고소함이 매운맛을 부드럽게 잡아주어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먹음직스러운 팟타이꿍
알록달록한 채소와 탱글한 새우, 그리고 고소하게 볶아진 팟타이꿍 면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태국식 쌀국수’를 주문했다. 베트남 쌀국수와는 다른, 태국만의 독특한 향신료 향이 살아있는 육수가 매력적이라고 들었다. 마치 대만의 우육면에서 느껴지는 듯한 풍미가 있다고 하여, 어떤 맛일지 무척 궁금했다.

태국식 쌀국수
진한 육수 위에 푸짐한 고기와 채소가 올려진 태국식 쌀국수가 따뜻한 김을 내뿜고 있다.

음식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다. 주문했던 음식 4가지가 한 번에 나오지 않고, 마치 코스 요리처럼 한 그릇을 다 먹어야 다음 음식이 나오는 식으로 서빙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이 걸리는가 싶었지만, 세 번째 음식이 나올 즈음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같은 메뉴를 주문한 다른 테이블과 동시에 음식이 준비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마치 팟타이꿍이나 뿌팟퐁 커리 같은 메뉴를 여러 테이블에서 동시에 조리하는 듯한 효율적인 방식이었는데, 이게 바로 음식이 순차적으로 나오는 이유였던 것 같다.

더불어, 면 요리를 주문했는데 처음부터 젓가락이 나오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포크와 숟가락으로 면을 먹는 것이 어색했는데, 직원에게 요청하자 배달용 일회용 젓가락을 건네받았다. 물론 음식을 바로 먹을 수 있다면 일회용이라도 괜찮지만, 처음부터 요청하지 않으면 세척된 젓가락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앞으로는 처음부터 ‘젓가락 주세요’라고 덧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부분만 개선된다면, 그때그때 갓 만들어진 신선한 음식으로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콤한 소스가 듬뿍 묻은 고기 요리
매콤한 소스와 함께 푸짐하게 나온 고기 요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장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사장님도 친절하셨고, 곳곳에 놓인 태국 느낌의 소품들이 아늑함을 더해주었다. 다만, 날씨가 꽤 더웠던 날이라 그런지 매장 안이 조금 덥게 느껴졌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주문한 음식을 맛볼 시간. 뿌팟퐁 커리는 기대했던 대로였다.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게살과 달콤하면서도 풍미 가득한 커리 소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팟타이꿍 역시 맵단짠의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했다. 적당히 익은 면발과 새우, 숙주의 아삭함이 어우러져 씹는 재미까지 더했다. 태국식 쌀국수는 확실히 베트남 쌀국수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향신료 향이 금세 익숙해지면서 깊고 풍부한 육수의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타이마실’은 맛있는 태국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뿌팟퐁 커리와 팟타이꿍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고, 태국식 쌀국수도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음식이 나오는 순서나 식기 관련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음식 자체의 맛이 그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훌륭했다.

점심시간에 빠르게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동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싶은 모임 자리에도 ‘타이마실’은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런치 메뉴를 공략해서 가성비까지 챙겨봐야겠다. 댕리단길에서 맛있는 태국 음식을 찾는다면, ‘타이마실’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