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에 몸을 싣고 곧장 서귀포로 향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불안이 공존한다. 특히 혼밥은 레벨이 좀 높은 미션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목표는 ‘나 홀로 완벽한 식도락’이었기에, 첫 끼부터 심혈을 기울여 맛집을 물색했다.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고씨네천지국수’였다. 멸고국수라는 독특한 메뉴에 이끌려 방문을 결정했지만, 사실 가장 끌렸던 건 혼자 온 여행객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후기들이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설레는 마음으로 핸들을 잡았다.
도착하니 역시나 예상대로 웨이팅이 있었다. 좁은 골목길, 식당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다행히 테이블링 시스템이 있어 대기 등록을 해놓고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기다리는 동안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 골목의 풍경이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9시 25분,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대부분 2인석, 4인석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혼자 온 나를 위해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벽 한쪽에는 싸인이 가득했는데,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오히려 이런 편안함이 좋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멸고국수, 비빔국수, 멸치국수, 해장국, 돔베고기, 만두… 뭘 먹어야 후회하지 않을까? 고민 끝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멸고국수와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혼자 와서 두 개나 시키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맛있는 걸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만두까지 포기할 수 없어 추가 주문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멸고국수가 나왔다. 뽀얀 멸치 육수에 소면, 그리고 큼지막한 돔베고기가 듬뿍 올라가 있었다. 파와 김가루, 깨소금이 더해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뽐냈다. 멸치 육수라니, 흔한 고기국수와는 다른 깔끔함이 느껴질 것 같았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과 고기를 함께 들어 올렸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면발과 부드러워 보이는 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첫 입, 멸치 육수의 깊고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멸치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없고, 깔끔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느껴졌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돔베고기는 정말 부드러웠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없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멸치 육수와 돔베고기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왜 다들 멸고국수, 멸고국수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번에는 비빔국수를 맛볼 차례. 빨간 양념에 콩나물, 야채, 그리고 돔베고기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매콤해 보이는 비주얼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젓가락으로 면을 비비니, 새콤달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한 입 먹어보니, 역시나 매콤했다. 멸고국수의 담백함과는 정반대로,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매운맛이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야채들이 어우러져 더욱 맛있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멸고국수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매운맛이 중화되면서 더욱 깔끔하게 느껴졌다.
만두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만두는 얇은 피에 속이 꽉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육즙이 팡 터져 나왔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멸고국수, 비빔국수와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만두는 정말 가성비 최고의 메뉴였다.
혼자였지만, 정말 푸짐한 한 상이었다. 멸고국수의 따뜻함, 비빔국수의 매콤함, 그리고 만두의 고소함까지, 모든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식사를 즐겼다. 혼자 여행을 오면 가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그런 감정이 싹 사라지는 것 같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최고의 위로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텅 비어 있었다. 국물까지 싹싹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양이 조금 적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딱 적당한 양이었다. 오히려 너무 많았으면 남겼을 텐데, 남김없이 다 먹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물음에 “네, 정말 맛있었어요!”라고 답했다.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혼자 왔지만, 전혀 불편함 없이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곳. 고씨네천지국수는 나에게 잊지 못할 제주 맛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맛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야 제주가 제대로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따뜻한 햇살 아래, 푸른 바다가 반짝이고 있었다. 혼자 떠나온 제주 여행, 첫 끼부터 성공적인 맛집 경험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남은 여행도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하게 채워가야겠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늘도 혼밥 성공!
총평:
고씨네천지국수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하는 맛집이다. 멸고국수라는 특별한 메뉴는 물론,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최고다.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양, 그리고 착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서귀포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바란다. 특히 멸치육수의 깊은 맛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혼밥 팁:
* 혼자 방문해도 전혀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 테이블링 시스템을 이용하면 웨이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멸고국수와 비빔국수 둘 다 맛있으니, 욕심내서 두 개 다 시켜보자.
* 만두는 꼭 추가해서 먹어보자. 가성비 최고의 메뉴다.
* 바로 옆에 공영주차장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추가 정보:
* 영업시간: 매일 09:30 – 21:00 (브레이크 타임 15:30 – 17:00)
*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278-2
* 전화번호: 064-732-9845
* 주차: 공영주차장 이용 (주말 무료)
* 네이버 예약 가능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 그때는 돔베고기도 꼭 시켜서 함께 먹어야지. 제주에서의 혼밥, 오늘도 성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