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섬. 푸른 바다와 현무암의 검은 조화,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 그림자가 빚어내는 풍경은 언제나 여행자를 매혹한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오로지 하나, 제주의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기행이었다.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여정을 선사한 곳, 서귀포에 위치한 “만복 흑돼지”에서의 이야길 풀어보려 한다.
여행 전, 수많은 맛집 정보가 쏟아져 나왔지만,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이곳, 만복 흑돼지였다. 숱한 방문객들의 후기 속에서 ‘음식이 맛있다’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가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고기 질이 좋다’라는 칭찬은 굳게 닫힌 나의 미식 세포를 꿈틀거리게 했다. ‘친절하다’는 말은 덤이었다.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만족스럽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만복 흑돼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웅장한 산방산의 모습이었다. 넓고 깨끗한 매장,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에피타이저였다. 마치 자연이 차려주는 만찬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흑돼지 오겹살, 목살, 세트 메뉴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지만, 나의 선택은 단연 ‘스페셜 세트’였다. 흑돼지 오겹살과 목살은 물론, 전복과 새우까지 맛볼 수 있는 구성이라는 말에 어찌 망설일 수 있으랴. 잠시 후, 숯불이 피어오르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페셜 세트가 눈앞에 펼쳐졌다.
두툼한 흑돼지 오겹살과 목살의 선명한 붉은 빛, 싱싱한 전복과 새우의 윤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곁들여 나온 밑반찬들도 예사롭지 않았다. 귤 소스에 버무린 쌈무, 유자청으로 향을 낸 도라지 무침 등 제주의 특색을 담은 반찬들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감귤 무쌈은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흑돼지와의 조합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고기가 불판 위에 올려지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셔서, 나는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었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직원분은 흑돼지에 대한 이야기, 제주의 이야길 재미있게 풀어주셨다. 마치 여행 가이드와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잘 익은 흑돼지 한 점을 멜젓에 푹 찍어 입안에 넣었다. 쫀득한 껍데기와 촉촉한 살코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에서 녹아내렸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흑돼지 본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이것이 바로 제주 흑돼지 맛집의 위엄인가!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상추, 깻잎에 흑돼지, 쌈무, 파채를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이번엔 입안에서 축제가 펼쳐지는 듯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 흑돼지의 고소함, 쌈장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혀를 즐겁게 했다. 특히 귤 소스에 버무린 쌈무는 신의 한 수였다. 상큼한 귤 향이 흑돼지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전복과 새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숯불에 구워진 전복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새우는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었다. 특히 전복 내장은 고소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독특했는데, 흑돼지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깊어졌다.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익은 고기는 석쇠 위에 올려두는 센스! 덕분에 따뜻함을 유지하며 천천히 음미할 수 있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 즈음, 해물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꽃게, 새우, 홍합 등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흑돼지로 기름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느낌이었다. 특히 밥 한 공기를 말아 뚝딱 해치우니, 속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만복 흑돼지에서는 식사 후, 직접 재배한 귤을 구워 제공한다. 따뜻하고 달콤한 귤은 입가심으로 완벽했다. 귤 향이 입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마치 제주도의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듯한 기분이었다.
만복 흑돼지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제주의 맛과 정을 느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신선한 재료, 정갈한 음식, 친절한 서비스, 아름다운 풍경,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제주에 다시 온다면, 만복 흑돼지는 나의 필수 코스가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석양에 물든 산방산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만복 흑돼지에서 맛본 흑돼지의 풍미와 따뜻한 서비스, 그리고 눈부신 제주의 풍경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만복 흑돼지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제주의 문화와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산방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뷰는 덤이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도 나는 망설임 없이 만복 흑돼지를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맛과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