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섬. 특히 미식 탐험을 떠나는 나에게 제주는 거대한 실험실과 같다. 이번 여정의 목표는 단 하나, 묵은지와 고등어의 환상적인 조합을 찾아 미각의 지도를 확장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중문 관광단지 인근에 위치한 “중문고등어쌈밥”. 과연 이곳에서 어떤 과학적 발견을 할 수 있을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쾌적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커다란 창밖으로는 정원이 펼쳐져 있어 싱그러움을 더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은은하게 퍼지는 고등어의 향. 후각 수용체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는 완벽한 신호였다. 마치 잘 설계된 실험실처럼, 모든 요소가 최적의 맛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묵은지 고등어쌈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비주얼의 음식이 눈앞에 펼쳐졌다. 붉은 빛깔의 묵은지와 윤기가 흐르는 고등어, 그리고 16가지 이상의 다채로운 반찬들이 한 상 가득 차려졌다. 마치 잘 짜여진 연구 논문의 목차를 보는 듯했다.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이루어낼지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묵은지였다. 3년 이상 숙성된 묵은지는 글루탐산, 이노신산과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생성되어 감칠맛이 극대화된다.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맛을 보니, 깊은 산미와 함께 발효된 채소 특유의 풍미가 느껴졌다. 마치 와인처럼,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복합적인 풍미가 생성된 것이다.

다음은 고등어 차례였다. 겉은 촉촉하고 속은 부드러운 고등어는 신선함이 느껴졌다. 고등어에는 DHA, EP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한 점을 입에 넣으니, 고소한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묵은지와 함께 먹으니, 묵은지의 산미가 고등어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마치 산과 염기가 중화 반응을 일으키듯, 두 가지 맛이 서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쌈 채소도 빼놓을 수 없다. 신선한 쌈 채소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쌈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깻잎의 향긋함, 상추의 아삭함, 배추의 달콤함 등 다양한 쌈 채소를 곁들이니, 마치 팔레트 위의 다채로운 색깔처럼, 맛의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지는 듯했다.

뜨겁게 달궈진 뚝배기 안에서, 묵은지는 마치 화학 반응을 기다리는 시약처럼 붉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섬세하게 결이 살아있는 묵은지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자, 숙성된 김치 특유의 깊고 시원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그 향은 단순한 김치의 향을 넘어, 발효라는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풍미를 담고 있었다. 묵은지 한 점을 맛보는 순간, 입안에서는 짜릿한 산미가 폭발했다. 젖산 발효를 통해 생성된 유기산은 미각 세포를 자극하며 침샘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마치 실험실에서 pH 농도를 측정하듯, 혀는 묵은지의 완벽한 산도를 감지했다.
고등어는 또 어떠한가. 겉은 노릇하게 구워져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속은 촉촉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160도에서 진행된 마이야르 반응은 고등어 껍질에 황금빛 크러스트를 형성시켜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풍미를 극대화했다.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보니, 부드럽게 분리되는 고등어 살결은 섬세한 단백질 구조를 보여주는 듯했다. 입안에 넣으니, 고등어 특유의 기름진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져나갔다. 불포화지방산은 혀의 미뢰를 부드럽게 감싸며 고소함과 동시에 건강한 느낌을 선사했다.
나는 묵은지 한 줄기를 밥 위에 올리고, 그 위에 고등어 살 한 점을 얹어 쌈을 만들었다. 쌈장을 살짝 곁들이니, 매콤한 감칠맛이 더해져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크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묵은지의 산미와 고등어의 고소함, 쌈장의 감칠맛이 한데 어우러져 폭발적인 맛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마치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롭게 연주되는 오케스트라처럼, 각 재료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전복돌솥밥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돌솥 안에서 전복과 밥이 함께 지어져, 밥알 한 알 한 알에 전복의 풍미가 깊숙이 배어 있었다. 뚜껑을 여는 순간, 은은한 전복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밥을 한 숟가락 뜨니, 쫄깃한 전복과 고슬고슬한 밥알이 입안에서 환상적인 텍스처를 선사했다. 마치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듯, 밥알의 질감과 전복의 탄력을 세심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간장 양념을 살짝 뿌려 먹으니, 짭짤한 감칠맛이 더해져 밥맛을 더욱 돋우었다. 마지막에는 돌솥에 남은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마무리하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다양한 셀프바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신선한 쌈 채소는 물론, 제육볶음, 잡채, 전복죽 등 다채로운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마치 뷔페에 온 듯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2시 전에 방문하면 전복죽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혜택이다.
특히 셀프바에서 제공되는 전복죽은 놓칠 수 없는 보너스였다. 은은한 불빛 아래 따뜻하게 데워진 전복죽은 숟가락을 가져다 대는 순간, 진한 바다 향기를 풍기며 후각을 자극했다. 한 입 맛보니, 부드러운 쌀알의 질감과 함께 전복의 풍미가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전복에 함유된 타우린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어, 여행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마치 과학 실험의 대조군처럼, 묵은지 고등어쌈밥과 함께 전복죽을 맛보는 것은 맛의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넓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어나는 정원은 식사 후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내가 방문한 날에는 장미가 만개하여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붉은 장미의 강렬한 색감은 시각 세포를 자극하며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잘 설계된 정원처럼, 이곳은 맛과 분위기, 그리고 휴식까지 모두 만족시켜주는 완벽한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뇌는 이미 ‘중문고등어쌈밥’의 맛을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묵은지의 젖산, 고등어의 불포화지방산, 그리고 신선한 채소의 비타민은 미각, 후각, 촉각을 자극하며 잊을 수 없는 미식 경험을 선사했다. 다음 제주 방문 때, 이곳에 다시 들러 또 다른 맛의 발견을 할 것을 확신하며, 오늘의 실험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