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그중에서도 서귀포는 마치 거대한 생물학 실험실 같다. 화산섬의 독특한 지형과 해양 환경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식재료들은 미각을 자극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번 여정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서귀포에서 갈치조림을 통해 ‘맛’이라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숙소인 신신호텔에서 나와, 미세한 해풍을 느끼며 탐라한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탐라한상은 올레시장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시장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와는 달리, 식당 내부는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여유로워 편안한 식사를 기대하게 했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싸고 있었다. 겉모습부터가 여느 맛집과는 다른, 뭔가 특별한 아우라를 풍겼다. 마치 잘 정돈된 실험실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심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갈치구이를 먹을까, 조림을 먹을까. 하지만 이내 결론을 내렸다. 갈치조림 한상.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과학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마치 하나의 실험에서 여러 변수를 동시에 확인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맵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 갈치조림을 선택했다.
주문 후, 놀라운 속도로 밑반찬들이 테이블을 채우기 시작했다. 마치 효소 반응처럼, 쉴 새 없이 새로운 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치, 해초 무침, 샐러드 등 다채로운 색감과 향이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자극했다.
잠시 후, 드디어 메인 메뉴인 갈치조림이 등장했다. 냄비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훌륭한 과학적 쇼였다. 붉은 양념이 황금빛 갈치 살에 스며들어, 시각적인 식욕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은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전형적인 ‘맛있는 매운맛’의 신호였다. 갈치는 먹기 좋게 순살로 손질되어 있었다. 6살, 9살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라니, 매운맛의 강도를 정밀하게 조절했다는 증거다.

갈치조림과 함께 나온 솥밥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갓 지은 밥에서 피어오르는 윤기는 아밀로오스와 아밀로펙틴의 이상적인 조합을 보여주는 듯했다. 밥알 한 톨 한 톨이 입안에서 터질 때마다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은, 마치 섬세하게 조율된 오케스트라 연주 같았다. 밥을 갈치조림 양념에 살짝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은 갈치조림 양념이 밥의 감칠맛을 극대화하여, 미각 세포를 쉴 새 없이 자극했다.
밑반찬으로 제공된 모듬회 역시 훌륭했다. 신선한 대방어, 고등어, 갈치, 딱새우가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방어회였다. 부위별로 맛과 식감이 확연히 달랐는데, 이는 어류 근육 조직의 미세한 차이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붉은 살은 진한 감칠맛을, 흰 살은 담백한 풍미를 선사하며 입안을 즐겁게 했다.

갈치튀김은 이번 식사의 숨겨진 보석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며 갈치 표면에 형성된 갈색 크러스트는,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입안에 넣는 순간,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풍미가 폭발했다. 순살이라 먹기 편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돔베고기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야들야들한 식감과 은은한 돼지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돔베고기는 돼지 특유의 누린내를 잡는 것이 중요한데, 탐라한상의 돔베고기는 완벽하게 잡내를 제거했다. 아마도 숙성 과정에서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우장과 함께 먹으니, 짭짤한 감칠맛이 돔베고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식사를 마친 후, 숭늉으로 입가심을 했다. 따뜻한 숭늉이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느낌은, 마치 실험의 결과를 정리하는 과학자의 차분함과 닮아 있었다. 숭늉의 은은한 단맛은 아밀라아제 효소가 녹말을 분해하여 생성된 결과일 것이다.
탐라한상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각을 탐구하는 과학 실험과도 같았다. 신선한 식재료, 정교한 조리법,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특히 갈치조림은 캡사이신의 매운맛, 글루타메이트의 감칠맛, 그리고 갈치의 담백한 풍미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과학적으로 분석할 가치가 충분한 요리였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탐라한상의 외관을 눈에 담았다. 밤하늘 아래 빛나는 조명은, 마치 과학자의 연구실을 밝히는 불빛처럼 느껴졌다. 오늘 나는 이곳에서 갈치조림이라는 요리를 통해 ‘맛’의 과학을 탐구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이 집 갈치조림은 완벽했다. 서귀포에서 맛있는 한식을 찾는다면, 탐라한상을 강력 추천한다. 이곳에서 당신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각의 새로운 지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미지 분석 결과, 탐라한상은 외부부터 내부까지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밤에 빛나는 외관 조명은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 .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은 편안한 식사를 가능하게 하며 , 테이블마다 정갈하게 놓인 밑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한다 . 모듬회의 신선한 색감 과 갈치튀김의 황금빛 자태 는 음식의 퀄리티를 짐작하게 한다. 이러한 시각적인 요소들은 탐라한상이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 훌륭한 맛집임을 증명한다.
돌아오는 길, 입안에 남은 갈치조림의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혀의 미뢰는 여전히 캡사이신과 글루타메이트의 흔적을 감지하고 있었다. 아마도 뇌는 이미 탐라한상의 갈치조림을 ‘맛있는 음식’으로 기억하고, 다음 방문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을 것이다. 서귀포 맛집 탐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 목표는 흑돼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