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쫄깃함, 서귀포 뽈살집에서 찾은 제주 맛집의 진수

여행 전부터 마음은 이미 제주 서귀포에 가 있었다. 지인들의 강력 추천과 수많은 후기들을 접하며, 뽈살이라는 돼지 특수부위에 대한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탓이다. 특히 구본승 님이 추천했다는 이야기에 더욱 솔깃해졌다. 연예인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떠나, 진정 ‘맛’으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믿음이 굳건해졌다. 여행 계획을 짜면서 가장 먼저 뽈살집 방문을 1순위에 올려놓았을 정도니, 기대감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렌터카를 몰아 뽈살집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은 서귀포 올레시장 근처. 활기 넘치는 시장 분위기를 뒤로하고, 드디어 뽈살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듯 정감 있는 외관에서부터 맛집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커다란 검은색 간판에 붉은 글씨로 쓰인 ‘뽈살집’ 세 글자가 어찌나 반갑던지. 드디어 미식 탐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울린 것이다.

뽈살집 외관
멀리서도 눈에 띄는 뽈살집의 정겨운 외관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가게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역시 소문난 맛집은 다르구나 실감하며, 얼른 줄에 합류했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저마다 기대에 찬 표정으로 뽈살집 입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연인, 친구끼리 온 사람들까지, 뽈살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투명한 비닐 천막 너머로 언뜻 보이는 내부 풍경은 더욱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몇 분이세요?” 하는 직원분의 밝은 목소리에 힘든 기다림도 잊은 채, 설레는 마음으로 “두 명이요!” 외쳤다.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은 넉넉했고, 환풍시설도 잘 되어 있어 쾌적한 느낌을 받았다. 테이블마다 놓인 동그란 불판과 연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곧 뜨겁게 달아오를 불판 위에서 뽈살이 지글거릴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뽈살, 천겹살, 비단살, 눈썹살, 돈새살… 생소한 이름들이 가득했다. 고민 끝에,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는 모듬 스페셜 중(中)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직원분이 커다란 나무 도마 위에 가지런히 담긴 고기를 가져다주셨다. 마치 꽃이 핀 듯 아름다운 고기의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모듬 스페셜
눈으로 먼저 즐기는 아름다운 뽈살 모듬 스페셜

사장님께서 직접 고기 부위 하나하나를 설명해주셨다.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덕분에, 뽈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특히 기름친 흰 꽃 모양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구워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라고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듣고 나니, 어서 빨리 맛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불판이 달궈지자, 뽈살을 한 점씩 정성껏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노릇노릇 익어가는 뽈살의 모습은 정말이지 황홀했다. 젓가락을 들고 침을 꼴깍 삼키며, 뽈살이 익기만을 기다렸다. 잘 익은 뽈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왜 사람들이 뽈살, 뽈살 하는지, 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구워지는 뽈살
지글지글, 뽈살 익어가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다

뽈살집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양한 곁들임 메뉴와 푸짐한 서비스가 감동을 더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된장찌개와 계란찜은 물론, 소세지, 껍데기, 떡갈비까지 끊임없이 나왔다. 특히 톡톡 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인 소세지와 쫄깃한 껍데기는 뽈살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셀프바에는 쌈 채소, 짱아찌, 대파김치, 멜젓 등 다채로운 종류의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직접 담근 흑보리 쌈장은 신선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뽕잎 장아찌를 비롯한 각종 장아찌류도 훌륭했다. 밥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쌀알에서 은은한 누룽지 향이 나는 것이, 정말 좋은 쌀을 쓰는구나 느껴졌다.

고기를 먹는 중간에, 열무사과물냉면을 주문했다. 살얼음 동동 뜬 육수에 아삭한 열무김치와 사과가 어우러진 냉면은,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매콤한 김치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고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모듬 스페셜
다채로운 부위와 아름다운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모듬 스페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면 가득 붙어있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눈에 띄었다. 구본승 님의 사인도 한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감탄하며, 나도 뽈살집에서의 행복했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계산대 옆에는 사진을 찍고 인화할 수 있는 기계도 마련되어 있었다.

유명인 싸인
수많은 유명인들이 다녀간 흔적, 벽면을 가득 채운 싸인들

뽈살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오감만족을 선사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 덕분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손님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뽈살집을 나섰다. 가게 앞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곳, 뽈살집.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저처럼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줄을 서는 것을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입 안에는 아직 뽈살의 쫄깃한 식감과 육즙이 남아있는 듯했다. 서귀포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뽈살집. 다음 제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뽈살의 참맛을 함께 느껴보고 싶다.

구워지는 뽈살
불판 위에서 춤추는 듯한 뽈살의 자태
뽈살 한상차림
푸짐한 뽈살 한 상,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다 익은 뽈살
노릇노릇, 완벽하게 익은 뽈살의 황홀한 비주얼
열무사과물냉면
시원함과 아삭함이 가득한 열무사과물냉면
한라산
제주도의 푸른 밤, 뽈살과 함께 즐기는 한라산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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