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짜장면. 단순한 탄수화물 섭취 욕구를 넘어, 페루산 카카오 함량 72% 초콜릿처럼 뇌를 자극하는 ‘그 무엇’이 필요했다. 레시피를 분석하고, 최적의 맛을 찾아 헤매는 미식 연구원으로서, 내겐 ‘가성비’라는 또 다른 중요한 실험 조건이 있다. 레이더망에 걸린 곳은 제주 도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탐라원”. 짜장면이 단돈 3,000원이라는 경이로운 가격표를 달고 있는 곳이었다. 단순히 싸기만 한 걸까? 아니면 가격 이상의 숨겨진 과학적 비밀이 있는 걸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 도구를 챙겨 탐라원으로 향했다.
탐라원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웨이팅 줄이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2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가게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줄 속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섞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샤오홍슈에서 정보를 얻어 찾아온다는 후문.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국경도 없는 걸까.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탐라원”이라는 상호와 함께 짜장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빨간색 글씨로 강조된 “맛집! 착한가격!” 문구가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갓길에 요령껏 주차를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한 작은 불편함쯤이야 감수할 수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왁자지껄한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옆 테이블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지만, 오히려 활기찬 분위기가 식욕을 돋우는 듯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스캔했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 기본적인 중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놀라운 것은 가격이었다. 짜장면 3,000원, 짬뽕 4,000원, 탕수육 7,000원이라니…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고민 끝에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했다. 혼자 왔지만, 탕수육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단무지와 양파, 춘장이 세팅되었다. 평범한 구성이지만,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곧이어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돼지고기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난 듯, 탕수육 표면은 먹음직스러운 갈색 크러스트를 자랑했다. 소스는 새콤달콤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맛이었다. 탕수육 한 조각을 입에 넣으니, 바삭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돼지고기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탕수육을 몇 점 먹고 있으니, 드디어 짜장면이 등장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면발 위로 오이채와 붉은색 고춧가루가 살짝 뿌려져 있었다. 짜장 소스는 묽지도, 너무 되직하지도 않은 적당한 농도였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으니, 짜장 소스가 면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들었다. 면 한 가닥을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졌다. 짜장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전형적인 짜장면의 맛이었다. 하지만 3,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아서인지 감칠맛도 훌륭했다.

짜장면을 먹는 동안, 탕수육도 잊지 않았다. 탕수육 한 입, 짜장면 한 젓가락. 이 환상적인 조합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탕수육의 지방 성분은 짜장면의 탄수화물 흡수를 늦춰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짜장면의 짭짤한 맛은 탕수육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이 얼마나 완벽한 조화인가!

혼자였지만, 짜장면과 탕수육을 남김없이 해치웠다. 배는 빵빵했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는 짬뽕과 깐풍기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계산대 옆에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많은 손님들 덕분에 AI 서비스까지 도입한 걸까? 탐라원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탐라원을 나서면서, 오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3,000원짜리 짜장면이라고 해서 맛이 없을 거라는 편견은 완전히 깨졌다. 물론 고급 중식 레스토랑의 짜장면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양을 자랑했다. 특히, 탕수육은 7,000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탐라원에서 먹었던 짜장면과 탕수육의 맛이 계속해서 맴돌았다. 마치 도파민 회로가 활성화된 것처럼, 자꾸만 생각나는 맛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뇌를 행복하게 만든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쟁반짜장, 깐풍기, 칠리새우 등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탐라원은 맛뿐만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훌륭한 곳이었다.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특히,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혼자 와서 짜장면을 먹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탐라원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첫째,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서, 갓길에 주차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웨이팅이 길다는 점이다. 특히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한 작은 노력으로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탐라원은 제주 도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맛집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중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특히, 짜장면과 탕수육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섭렵해서, 탐라원의 모든 맛을 분석해봐야겠다. 제주에서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탐라원은 가성비라는 단어를 넘어선,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