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 재료의 과학적 재해석, 진진제과에서 발견한 최고의 빵 맛집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 나의 실험 대상은 제주에서 ‘빵’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는 “진진제과”. SNS에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이곳은 단순한 빵집이 아닌, 마치 연금술처럼 지역 특산물을 빵이라는 매개체에 녹여내는 특별한 곳이라고 한다. 특히 맘모스 빵과 ‘궁뎅이’라는 귀여운 이름이 붙은 크림빵이 주력 메뉴라는 정보를 입수, 기대감을 안고 실험에 나섰다.

숙소를 나서 렌터카에 몸을 실었다. 네비게이션에 ‘진진제과’를 입력하니, 현재 위치에서 약 30분 거리. 창밖으로 스치는 제주의 풍경은 언제나 설렘을 안겨준다. 현무암 돌담, 야자수,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푸른 바다. 이 모든 것이 빵 맛을 돋우는 훌륭한 조연이 되어줄 것이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띈다.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이랄까. 마치 잘 숙성된 반죽처럼,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입구 옆에는 작은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오늘의 라인업”이라고 적힌 문구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진진제과 외관
붉은 벽돌과 나무 문의 조화가 인상적인 진진제과의 외관.

문을 열자, 은은한 빵 굽는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후각 수용체가 활성화되는 순간이다. 동시에 시각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 쇼케이스 안에는 형형색색의 빵들이 마치 보석처럼 진열되어 있다. 맘모스, 소보로, 크림빵…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빵 표면의 갈색 크러스트는 160도에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의 결과물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화학 반응이 내 미각을 얼마나 즐겁게 해줄지 기대가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시 맘모스 빵이었다. 묵직한 무게감에서 느껴지는 충만함. 단팥, 완두, 딸기잼, 크림 등 다양한 재료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모습은 마치 지질학 단면도를 보는 듯하다. 빵의 높이는 대략 10cm.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다양한 식감과 풍미가 폭발할 것이다.

다음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궁뎅이’ 빵이었다. 앙증맞은 이름과는 달리, 빵의 크기는 꽤 컸다. 겉은 부드러운 빵으로 덮여있고, 안에는 다양한 맛의 크림이 가득 차 있었다. 쑥, 얼그레이, 피스타치오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피스타치오 궁뎅이의 단면을 보고 감탄했다. 크림의 질감은 마치 벨벳처럼 부드러워 보였고, 피스타치오의 은은한 녹색 빛깔은 식욕을 자극했다.

고민 끝에 맘모스빵(말차, 흑임자), 쑥궁뎅이, 소보로(흑임자, 완두) 그리고 두바이 휘낭시에를 선택했다. 트레이에 빵을 담고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피와 음료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빵의 단맛을 중화시켜줄 훌륭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진진제과 쇼케이스
쇼케이스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자, 이제 본격적인 ‘빵’ 실험을 시작해볼까?

가장 먼저 맘모스 빵을 맛보았다. 빵 겉면의 바삭한 소보로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졌다. 이어서 느껴지는 것은 단팥의 달콤함. 팥 앙금 속에는 섬유질이 풍부한 팥 껍질이 그대로 살아있어, 씹는 즐거움을 더했다. 빵 속에 들어있는 크림은 느끼하지 않고 산뜻했다. 아마도 식물성 유지와 동물성 유지를 적절히 배합한 듯하다. 전체적으로 빵, 팥, 크림의 조화가 훌륭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을 듣는 듯한 느낌이랄까.

다음은 쑥궁뎅이. 빵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쑥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쑥 특유의 쌉쌀한 맛은 미각을 자극하며, 뇌를 깨우는 듯했다. 빵 속에 들어있는 크림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쑥 향과 크림의 조화는 마치 봄날의 정원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쑥에 함유된 테르펜 성분은 심신 안정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빵을 먹는 동안, 나는 마치 숲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편안함을 느꼈다.

진진제과 빵 포장
정성스럽게 포장된 빵들.

흑임자 소보로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흑임자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흑임자에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 빵을 먹는 동안, 나는 젊음이 다시 샘솟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완두 소보로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완두 앙금은 부드러웠고, 빵과의 조화도 훌륭했다. 완두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 빵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마지막으로 두바이 휘낭시에를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질감은 훌륭한 기술력을 증명하는 듯했다. 버터의 풍미와 아몬드의 고소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겉면에 뿌려진 설탕 결정은 씹을 때마다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청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빵의 단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다. 커피의 쌉쌀한 맛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고, 다음 빵을 맛볼 준비를 시켜주었다. 빵과 커피의 조합은 마치 과학 실험의 완벽한 대조군과 같았다.

진진제과는 단순히 맛있는 빵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이곳은 제주의 특산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배합 비율을 찾아내어 최고의 빵을 만들어내는 ‘맛 연구소’와 같았다. 빵 하나하나에는 장인의 정신과 과학적인 탐구가 깃들어 있었다.

진진제과 포장 봉투
진진제과의 로고 스티커가 붙은 포장 봉투.

진진제과에서는 빵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훌륭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빵에 대한 지식도 풍부했다. 그들은 마치 빵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빵에 대한 나의 질문에, 그들은 마치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듯 열정적으로 답변해주었다. 그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빵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 아니, 빵은 완벽했습니다.

진진제과를 나서며, 나는 마치 과학적 발견을 한 듯한 희열을 느꼈다. 이곳은 단순한 빵집이 아닌, 제주의 맛을 과학적으로 재해석한 ‘맛의 성지’였다. 다음에 제주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진진제과를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때는 못 먹어본 다른 빵들을 섭렵하는 것으로.

진진제과 빵 진열대
갓 구워져 나온 빵들이 식혀지고 있는 모습.
진진제과 쇼케이스
쇼케이스 안에서 냉기를 유지하며 진열된 빵들.
진진제과 홍보 포스터
진진제과에서 개발한 메뉴를 소개하는 포스터.

친절함은 기본이고, 청결한 매장 상태는 위생적인 부분까지 신경 쓰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진진제과는 특별한 메뉴 개발에도 힘쓰는 듯 했다. 방문 당시 “더 빵빵한 제주 빵 한끼”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볼 수 있었는데, 제주 로컬 맛집이라는 설명에 신뢰도가 상승했다. 맛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빵이 맛있는건 당연지사.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 방문하면, 그 때는 맘모스빵 종류별로 쟁여와야지. 후… 빵지순례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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