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마음으로 차를 몰아 거창으로 향하던 길, 굽이진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초록빛 풍경에 마음이 절로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목적지는 오래전부터 제 마음속 ‘꼭 가봐야 할 곳’ 리스트에 담아두었던 한 식당. 이곳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맛집으로, 특히 향긋한 능이버섯과 신선한 소고기의 조화가 일품이라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여행의 설렘과 맛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인 채, 차는 익숙한듯 낯선 풍경 속으로 천천히 녹아들었습니다.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차들이 마당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이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끄는 곳이라는 증거겠죠. 가게 앞을 장식한 노란색 간판에는 ‘산마루’라는 상호와 함께 ‘능이소고기버섯전골’이라는 대표 메뉴가 적혀 있었습니다. 방송에도 자주 소개된 듯한 간판 문구들이 이곳의 명성을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은은한 능이버섯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습니다. 이미 안쪽 홀에는 손님들로 북적였고, 테이블마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전골이 놓여 있었습니다. 대기 팀이 8팀이나 된다는 안내를 보고 잠시 망설였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이 특별한 맛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홀을 둘러보는데, 벽면에는 이 식당이 방송에 소개된 기록들이 액자로 걸려 있었습니다. 역시 소문난 맛집이 맞구나 싶었습니다.


블링 접수 후 기다려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꼼꼼하게 준비된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침내 우리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따뜻한 조명 아래, 정갈하게 차려진 테이블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능이소고기버섯전골이 나왔습니다. 커다란 놋그릇에 담겨 나온 전골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비주얼이었습니다. 짙은 갈색의 국물 위로 큼지막하게 썰린 능이버섯과 각종 버섯, 그리고 신선해 보이는 소고기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국물을 맛보았습니다. 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인위적인 맛 하나 없이, 능이버섯 본연의 깊고 건강한 향이 국물 전체에 가득 배어 있었습니다. 마치 몸속까지 정화되는 듯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능이버섯이 7가지 이상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한 숟가락만 떠먹어도 능이를 한가득 음미하는 듯한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국물의 맛에 감탄하며 본격적으로 건더기를 맛보기 시작했습니다. 능이버섯은 물론,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 다양한 버섯들이 저마다의 식감과 풍미를 자랑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함께 들어간 소고기였습니다. 국물과 함께 끓여져 부드러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일부에서는 다소 질기다는 평도 있었기에 살짝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받은 소고기는 국물 덕분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을 자랑했고, 능이의 향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선사했습니다.
전골을 어느 정도 먹고 나서는 아쉬운 마음에 우동 사리를 추가했습니다. 쫄깃한 면발이 능이 국물의 깊은 맛을 머금고 입안 가득 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은 역시 밥을 추가해 죽처럼 끓여 먹는 것이 진리였습니다. 남은 국물에 밥을 넣어 끓이니, 진정한 보양식이 따로 없었습니다. 뜨끈한 죽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와서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인 것 같습니다. 이곳은 맛뿐만 아니라 친절한 직원분들의 서비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여행객임을 알아보고는 귀여운 소주잔을 선물로 주셨는데, 그 따뜻한 마음에 더욱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늦은 점심시간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이라는 긴 대기 시간은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또한, 손님이 빠져나간 후에도 테이블 정리 시간이 다소 길게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특히 홀 중앙에 있는 세면대와 테이블 간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식사 중 직원분이 손을 씻는 모습이 다소 신경 쓰이기도 했습니다. 칸막이 설치 등 공간 분리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쾌적한 식사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맛본 능이소고기버섯전골의 맛은 그 모든 불편함을 잊게 할 만큼 훌륭했습니다. 향긋한 능이의 풍미, 신선한 버섯과 소고기의 조화, 그리고 몸을 따뜻하게 감싸는 깊은 국물까지. 거창에 방문한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보는 건강한 한 끼 식사는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고,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