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현식당: 구수함과 얼큰함, 두 마리 토끼 잡는 추어탕 맛집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현지 맛집 탐방이지. 특히 남원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있잖아? 바로 추어탕. 많은 이들이 이곳 남원 추어탕 거리를 찬양하는데, 그중에서도 내 발걸음을 이끈 곳은 바로 ‘현식당’이었어. 본관은 문을 닫았고 별관에서 따뜻한 식사를 했는데, 처음엔 ‘이름값 하는 식당 맞나?’ 싶었던 마음이 어느새 ‘아, 남원에 다시 오면 무조건 또 오리라!’ 다짐하게 만들었지. 100미터 옆에 새집 추어탕도 유명하다지만, 오늘은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현식당으로 직진!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건, 뭐랄까, 아주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였어. 왁자지껄 시끌벅적한 곳이라기보다는, 마치 동네 사랑방처럼 말이지. 테이블마다 놓인 하얀 비닐 식탁보가 정갈하게 느껴졌고, 곧이어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추어탕 한 그릇이 내 앞에 놓였지. 뚝배기 안에는 푸짐하게 담긴 시래기와 걸쭉한 국물이 어우러져 있었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추어탕 한 그릇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현식당 추어탕 비주얼!

딱 봐도 진국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어. 다른 지역 추어탕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지. 고춧가루를 과하게 쓰지 않고, 오히려 된장과 갖은 양념이 어우러져 깊고 구수한 맛을 끌어올린 느낌이랄까. 시래기 양도 어찌나 푸짐한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어. 한입 뜨자마자 ‘이야, 이거다!’ 싶었지. 밥을 말기 전, 먼저 국물 맛을 음미하는데, 혀끝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이 장난이 아니었어.

추어탕 국물 클로즈업
구수함의 정수를 담은 현식당 추어탕 국물.

이 집 추어탕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반찬이었어. 특히 ‘어리굴젓’. 이게 진짜 물건이야. 맵싸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추어탕의 구수한 맛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지. 밥을 추어탕에 말기 전에, 밥 위에 어리굴젓 한 점 얹어서 맛을 봤는데… 와, 이건 뭐 밥도둑이 따로 없어. 밥이 술술 넘어가는 마법을 경험했지.

다양한 반찬들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현식당의 밑반찬 구성.
어리굴젓을 밥에 얹는 모습
밥 위에 얹으면 꿀맛, 환상의 조합 어리굴젓!

밥을 말기 전에, 이렇게 맛있는 어리굴젓까지 주니 밥을 몇 공기나 먹으라는 건가 싶었지. 밥 한 술에 어리굴젓을 얹어 먹고, 또 추어탕 국물에 밥을 말아 먹고, 중간중간 시래기도 건져 먹고. 이 모든 조화가 정말 예술이었어. 젓가락으로 어리굴젓을 집어 먹는데, 그 양념의 빛깔이며 매콤한 향이 입맛을 확 돋우더라고.

정말이지, 이 집은 추어탕 하나만 한다고 하더라고. 추어튀김 같은 다른 메뉴는 전혀 없었어. 오롯이 12,000원의 추어탕 한 그릇에 모든 자신감을 쏟아붓는다는 느낌이었지.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잖아? 된장과 시래기까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니, 그 정성이 맛에서 고스란히 느껴졌어.

김이 나는 추어탕과 주변 반찬들
따뜻함이 느껴지는 추어탕과 풍성한 한상차림.
추어탕 국물 디테일 샷
진한 국물과 풍성한 시래기의 조화, 놓칠 수 없지.

솔직히 말하면, 아침 일찍 밥 먹으러 갔다가 너무 맛있어서 나도 모르게 또 소주 한 병을 시켜버렸지 뭐야. 맑고 시원한 소주 한 잔에 뜨끈한 추어탕 한 숟갈, 그리고 짭짤한 어리굴젓까지. 완벽한 조합이었어. 이게 바로 남원의 아침, 아니 제대로 된 식사의 참맛 아니겠어?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전라도 인심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거였어. 먹다가 국물이 떨어지면, 시래기가 부족하면, 심지어 밥이나 어리굴젓이 부족하면 언제든 리필이 가능했지. 이걸 그냥 퍼주시는 게 아니라, 마치 가족에게 대접하듯 넉넉하고 푸짐하게 채워주시는 모습에 감동했어. 어릴 적 시래기 좋아하시던 아버지 생각이 절로 나더라니까.

진짜 제대로 된 남원 추어탕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현식당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야. 구수함과 깊은 맛, 그리고 전라도 특유의 넉넉한 인심까지. 이 모든 것을 한 그릇에 담아주는 곳이니까. 다음에 남원에 또 가게 된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찾을 곳이야. 그때는 시래기 리필을 몇 번이나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