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식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나는, 돼지고기 특수부위인 가브리살을 활용한 독특한 보쌈을 선보인다는 “복쌈집”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단순한 맛집 탐방이 아닌,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식 실험의 장이 될 것이라는 예감에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주’의 신선한 재료와 독창적인 조리법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연구자의 육감은 이미 성공적인 실험 결과를 예견하고 있었다.
제주 공항에서 내려 렌터카를 몰아 도착한 “복쌈집”은, 저녁 식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0분 정도의 짧은 웨이팅이 있었다. 이는 곧 이곳이 ‘맛집’으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는 방증일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외부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깔끔한 외관과 “복 한 쌈 하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돼지 캐릭터와 쌈 채소 이미지를 조합한 간판 디자인에서, 친근함과 전문성이 동시에 느껴졌다. 에서 보듯이, 가게 전면에는 메뉴 사진이 걸려 있어, 어떤 음식을 맛볼 수 있을지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
드디어 입성,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가브리보쌈, 굴보쌈, 꼬리족발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가브리살 보쌈이었다. 가브리살은 돼지 한 마리당 극소량만 나오는 희소 부위로, 등심과 뱃살 사이에 위치해 특유의 쫄깃함과 풍부한 육즙을 자랑한다. 나는 가브리보쌈 중(中)자를 주문하고, 추가적으로 어떤 메뉴를 더 탐구할지 고민에 빠졌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속속들이 등장했다. 톳 무침, 갓김치, 무말랭이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특히 갓김치는 류코노스톡(Leuconostoc) 균에 의한 발효가 적절히 진행되어, 특유의 시원하고 톡 쏘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쿰쿰한 향이 코를 찌르는 삭힌 갓 특유의 향은, 입안에 침샘을 자극하며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잠시 후,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가브리보쌈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가브리살은 섬세한 칼집 덕분에 표면적이 넓어져, 시각적으로도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 를 보면, 먹음직스럽게 삶아진 가브리살과 함께, 잘 익은 김치와 꼬들꼬들한 무말랭이가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 듯, 겉은 살짝 노릇하게 익어있고 속은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단백질과 당분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갈색 크러스트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첫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가브리살 특유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혀를 감쌌고,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콜라겐 함량이 높아, 마치 젤라틴을 먹는 듯한 탄력 있는 질감이 느껴졌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한 풍미만이 입안에 맴돌았다. 나는 곧바로 이 맛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분석에 착수했다.
가브리살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김치였다. 젓갈을 아낌없이 사용하여 깊은 감칠맛을 내는 김치는, 유산균 발효를 통해 생성된 유기산 덕분에 상큼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자랑했다. 갓김치 특유의 알싸한 풍미와 배추김치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가브리살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치에 함유된 알리신 성분은 항균 작용을 하여, 돼지고기의 소화를 돕고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가브리보쌈과 함께 제공되는 바지락칼국수는, 그야말로 ‘뜻밖의 수확’이었다. 뽀얀 국물은 바지락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과 감칠맛이 일품이었고, 칼국수 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바지락에 풍부하게 함유된 타우린 성분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고, 간 기능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 나는 이 바지락칼국수가 단순한 서비스 메뉴가 아닌, 가브리보쌈의 완벽한 마무리, 즉 ‘화룡점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에 나타난 굴보쌈 역시 놓칠 수 없는 메뉴다. 신선한 굴은 특유의 바다 향을 가득 품고 있었고, 아연과 철분 함량이 높아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았다. 굴에 함유된 글리코겐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어, 활력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다. 굴보쌈은 가브리보쌈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나는 가브리보쌈에 곁들여 먹기 위해 비빔쫄면을 추가 주문했다. 쫄깃한 면발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비빔쫄면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켜 일시적인 행복감을 선사했다. 쫄면의 매운맛은 가브리살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를 보면, 윤기가 흐르는 쫄면 위에 김 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사이드 메뉴인 치즈 도시락 볶음밥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비주얼과 맛을 자랑했다. 에서 볼 수 있듯이, 양은 도시락에 담겨 나오는 볶음밥 위에는 반숙 계란 프라이와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볶음밥은 김치와 잘게 썰은 채소를 넣어 볶아, 감칠맛과 아삭한 식감을 더했다. 특히 반숙 계란 노른자를 톡 터뜨려 볶음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고소함이 배가되어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볶음밥에 함유된 탄수화물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김치의 유산균은 장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다.
곁들임 메뉴로 주문한 청국장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청국장은 특유의 쿰쿰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나는 그 깊고 구수한 맛에 매료되었다. 바실러스균에 의해 생성된 폴리글루탐산은 혈전 용해 효과가 있고, 제니스테인은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국장은 보쌈의 느끼함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발효 식품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복쌈집”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가성비’였다.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고려할 때, 가격은 매우 합리적인 수준이었다. 특히 가브리보쌈을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바지락칼국수는, 그야말로 ‘혜자’스러운 구성이었다. 나는 이 집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복쌈집”에서는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평소 아껴두었던 와인을 가져와, 가브리보쌈과 함께 즐기는 것은 어떨까? 돼지고기의 기름진 풍미와 와인의 산미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마리아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음 방문 때에는 반드시 와인을 챙겨와, 미식 실험의 범위를 넓혀볼 생각이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며, 나는 “복쌈집”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정리했다. 신선한 재료, 독창적인 조리법,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 이 모든 요소들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복쌈집”을 ‘맛집’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가브리살의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 김치의 감칠맛, 바지락칼국수의 시원한 국물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여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핵심 요소였다.
이번 “복쌈집” 방문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각과 과학적 호기심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나는 앞으로도 “복쌈집”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가브리보쌈의 풍미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메뉴와의 조합을 탐구하는 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복쌈집”, 나의 미식 연구에 영감을 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