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을 푹 놓고 따뜻한 밥 한 끼가 그리워 상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사실 이 집은 몇 년 전부터 눈여겨 봐왔던 곳인데, 인연이 닿질 않아 기회만 엿보고 있었죠. 전화로도 몇 번이나 약속을 잡으려 했었지만,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탓에 예약이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에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산버섯식당을 찾게 되었습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큼지막한 주황색 간판이 멀리서부터 저를 반겨주는 듯했어요. “산버섯 식당”이라는 글씨가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더라고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북적이는 손님들 사이로 은은한 조명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테이블마다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이곳은 1년 내내 귀한 자연산 버섯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어쩐지 예약이 필수라는 말이 실감 나더라고요. 벽에는 여러 메뉴들이 적힌 안내판과 함께, 정성껏 쓴 듯한 손님들의 감사 메시지가 액자에 담겨 걸려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맛있는 보약을 먹었다’는 말이 유난히 눈에 띄었죠.


저희는 세 명이서 방문했기에, 고민 끝에 산버섯전골 중 사이즈를 주문했습니다. 가게를 둘러보니, 복화, 소맥, 막걸리, 분자, 자랑, 주꾸미… 왠지 정감 가는 단어들이 적힌 메뉴판이 눈에 띄더라고요. 아마도 이곳의 또 다른 별미들을 소개하는 것 같았어요. 잠시 후, 저희 테이블로 커다란 냄비에 담긴 산버섯전골이 등장했습니다. 작은 우동 국그릇에 한가득 퍼서 각자 두 번씩은 먹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양이었어요.

끓기 시작하는 전골에서는 능이버섯 특유의 깊고 진한 향이 국물 사이로 스며 나왔습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죠. 국물을 한 숟갈 떠 마시는 순간, 세상에! 이 맛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어요. 진한 국물 맛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풍미를 살려주었습니다. 적당한 간은 오히려 혀를 즐겁게 했고, 입안 가득 퍼지는 능이버섯 향은 정말이지 ‘보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더군요.

전골 안에는 능이버섯뿐만 아니라,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싸리버섯, 그리고 향긋한 송이까지 다양한 종류의 버섯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씹는 맛이 좋은 자그마한 수제비 또한 별미였어요. 마치 시골 할머니께서 손수 반죽해서 넣어주신 듯,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전골의 맛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집 반찬들은 정말이지 ‘대박’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어요. 우엉을 튀겨서 무쳐낸 반찬은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고추부각은 바삭하면서도 매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었고, 부드러운 가지무침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죠. 이 외에도 정갈하게 나온 여러 나물 반찬들은 하나같이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마치 오래전 엄마가 차려주시던 집밥이 떠오르는 맛이었어요. 밥 한 숟갈에 이 반찬들을 얹어 먹으니, 절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전골과 함께 서비스로 주신 배추전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습니다. 갓 부쳐내어 따뜻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죠. 얇게 부쳐낸 배추전은 전골의 얼큰한 국물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무엇보다 이 식당은 주인 아주머니와 주방에 계시는 모든 분들이 어찌나 친절하신지, 식사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치 먼 길 찾아온 손님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가족처럼 대해주시더군요.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함께 식사한 일행들과 “정말 오길 잘했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었죠. 상주 산버섯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상주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 그 맛있는 보약을 맛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