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공기 뚝딱하고 싶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향한 곳은 바로 서울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작은 식당. 이곳은 예전에 스지+얼큰이 돼지찌개를 먹고 반했던 기억 때문에 혼밥할 맛집을 찾을 때면 꼭 생각나는 곳 중 하나다. 주말 저녁이면 술 한잔 곁들이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나는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 아래 정겨운 분위기가 나를 맞았다. 복잡한 메뉴판 대신 벽에 걸린 칠판에 빼곡히 적힌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하다는 문구가 있지만, 다행히 1인분 주문도 가능한 메뉴들이 있어 안심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카운터석은 따로 없었지만, 널찍한 테이블 덕분에 굳이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오늘도 혼밥 성공! 이라는 안도감이 절로 들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스지+얼큰이 돼지찌개를 주문했었다. 12,000원이라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푸짐하고 맛있는 메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바로 옛날식 돼지불고기. 1인분에 9,000원이라는 가격이 매력적이었다. 혼자 밥 먹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곧이어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차려졌다. 젓가락을 대는 순간, ‘이 집 음식 좀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기본 찬 하나하나가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간장게장이 밥도둑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짭조름하면서도 달큰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물론 메인 메뉴인 찌개 맛에 흠뻑 빠져 젓가락질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이 밑반찬들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곧이어 메인 메뉴인 옛날식 돼지불고기가 나왔다.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함께 풍겨오는 달큰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얇게 썬 돼지고기와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젓가락으로 집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 짭짤한 양념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졌다. 옛날 어머니가 해주던 불고기 맛이라고 할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밥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되었고, 술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안주가 될 것 같았다.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가 괜히 나를 유혹하는 듯했다. 아, 다음에 꼭 다시 와서 소주 한잔 곁들여야지 하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 돼지찌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터라 불고기 메뉴가 조금 아쉬울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걱정은 기우였다. 옛날식 돼지불고기는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밥도둑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밥과 함께 먹기 좋았고,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었다. 9,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라면 언제든 다시 찾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
식사를 거의 마치고 나니, 사장님께서 넉살 좋게 다가와 모자라는 반찬은 없는지, 국물은 괜찮은지 살뜰하게 챙겨주셨다. 이런 따뜻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솔직히, 혼자 밥 먹으러 왔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눈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사장님의 친절함 덕분에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남은 찌개를 포장해 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센스 있게 육수와 야채를 더해 넉넉하게 담아주신다고 했다. 오늘 나는 불고기를 시켰지만, 다음에 오면 꼭 스지+얼큰이 돼지찌개를 다시 먹고, 남으면 포장해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곳은 마치 옛날 노포 식당 같은 정겨운 분위기를 풍긴다. 간판도 새로 한 듯 깔끔한 모습이었지만, 가게 안을 채우고 있는 분위기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찌개 맛도 기대 이상이었고, 밑반찬들도 정갈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밥만 먹고 온 것이 죄책감이 들 정도로, 술 한잔 곁들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사실 이곳은 주차가 조금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단점마저 상쇄할 만큼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가 기다리고 있다. 혼자서도 밥맛나는 식사를 하고 싶을 때, 혹은 든든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날 때,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마음이 있는 이곳이라면 언제든 즐거운 식사가 될 것이다. 다음에 다시 방문할 때는 꼭 칼국수 사리를 추가해서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