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기흥구청 손칼국수, 혼밥러도 반하게 한 ‘초가집’ 국물 비결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 밥 먹을 곳을 찾아 나섰다. 점심시간은 언제나 빠듯하고, 복잡한 곳은 피하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조용히, 하지만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기로 했다. 그러다 문득 용인 기흥구청 근처에 있는 ‘초가집손칼국수’가 떠올랐다. 처음에 이곳을 알게 된 건, 원래 가려던 다른 맛집에 예상치 못한 긴 웨이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처남의 추천으로 방문했는데, 그 후로 나만 알고 싶은 아늑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칼국수 한 그릇
푸짐하게 올라간 김가루와 파채, 그리고 쫄깃해 보이는 면발이 먹음직스러운 칼국수.

‘초가집손칼국수’는 영업 시간이 조금 독특하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하고, 마지막 주문은 2시 30분까지다. 짧지만 그 안에 집중해서 최고의 맛을 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는 점은 반가운 부분이다. 다만, 건물 뒤편에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이 맛있는 칼국수를 생각하면 잠시 감수할 만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곳의 콩칼국수에 사용되는 콩은 전북 임실 농가와 직접 계약해서 재배한 서리태라고 한다. 그 귀한 콩을 직접 갈아 만든 콩물이라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지 않는가. 콩물에 시원한 얼음을 띄우고 싶다면 주문할 때 미리 이야기하면 친절하게 넣어주신다.

식당 내부의 모습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 내부, 홀에 손님들이 앉아 식사 중이다.

메뉴는 정말 단출하다. 메인인 손칼국수(8,000원)와 콩칼국수(11,000원). 그리고 겨울철 별미인 옹심이수제비와 들깨수제비(각 10,000원)가 전부다. 복잡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니, 정말 먹고 싶은 메뉴에 집중할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는 1인 1주문 시 곱빼기나 면 추가도 가능하다고 하니, 양이 적은 분들도 걱정 없다. 나는 이날, 가장 기본인 손칼국수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콩칼국수, 그리고 곁들임으로 감자만두를 주문했다. 혼자지만,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은 욕심을 숨길 수 없었다.

영업 시간 및 김치 셀프 안내문
영업 시간과 김치 셀프바 이용 안내가 적힌 안내문.

테이블에는 취향에 따라 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양념장, 소금, 후추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런 세심함이 좋다. 반찬은 셀프바에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생김치와 익은 김치, 두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데, 둘 다 칼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조합이다. 갓 버무린 듯 신선한 생김치와 적당히 익어 감칠맛 나는 묵은지의 조화는 언제나 옳다.

김치 셀프 안내문 상세
신선함과 익은 맛, 두 가지 매력의 김치가 준비되어 있다.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먼저 손칼국수. 그릇을 드는 순간, 묵직한 금속 그릇의 온기가 손끝으로 전해졌다. 뚝배기가 아닌, 놋그릇 같은 느낌의 그릇이라 그런지 음식의 온기가 더 오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보니, 맑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면발! 각기 다른 굵기와 모양의 손칼국수 면발이 인상적이었다. 기계로 뽑은 듯 균일한 면과는 다른, 투박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비주얼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면발에 김가루, 채소가 올라간 칼국수 클로즈업
김가루와 파, 당근채 등이 고명으로 올라간 손칼국수.

이어서 나온 콩칼국수. 이것이야말로 ‘초가집손칼국수’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진한 콩물은 비린 맛 없이 고소함 그 자체였다. 마치 밭에서 갓 갈아 온 듯 신선하고 부드러운 콩물의 맛은 감탄을 자아냈다. 여기에 손칼국수 면발이 더해지니, 든든함과 고소함, 쫄깃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음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콩물의 시원함이 입안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콩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따로 넣지 않아도 콩 자체의 풍미가 뛰어나 계속 숟가락이 갔다.

그리고 감자만두.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맛있는 감자만두였다. 쫄깃한 피와 속이 꽉 찬 만두는 칼국수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톡 터지는 듯한 식감과 짭조름한 속은 칼국수의 담백함을 살짝쿵 잡아주며 입안을 즐겁게 했다. 혼자 왔지만, 메인 메뉴와 곁들임 메뉴까지 완벽하게 갖춘 이 식사는 나에게 또 하나의 ‘혼밥 성공’을 안겨주었다.

이곳은 오랜 시간 동안 이곳을 지켜온 듯한,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다. 벽면에는 메뉴와 이용 안내가 빼곡히 적혀있고, 오래된 듯한 선풍기가 천천히 돌아간다. 10년은 족히 넘은 듯한 이 식당은 ‘나만 알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11시에 가도 만석일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언니처럼 푸근하고 친절하신 사장님과 직원분들 덕분에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아이들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시며 안부를 묻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사실 이 집의 진가는 ‘사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국수나 콩칼국수를 다 먹고 난 뒤, 남은 국물에 사리를 추가해서 먹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면 사리의 식감이 또 다르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는 꼭 잊지 않고 추가해야겠다.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마치 집밥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초가집손칼국수’. 혼자여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영업 시간도 짧고 주차도 조금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이 분명하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 그리고 무엇보다 직접 정성껏 만든다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진한 콩칼국수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지금처럼 더운 날씨에는 잠시 포장 판매를 중단하신다고 하는데, 그만큼 가게 안에서 바로 따뜻하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뜻이겠지. 오늘 나처럼 혼자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당신에게, ‘초가집손칼국수’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혼밥하기 좋은 곳, 제대로 된 한 그릇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 ‘초가집손칼국수’에서 오늘도 나의 혼밥은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