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혼자 밥 먹는 일이 잦아졌다. 점심시간, 뭘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동네에서 꽤 오래된 중식당인데, 지나갈 때마다 갓 튀겨져 나오는 탕수육 냄새가 유혹적이었던 곳. 오늘은 용기를 내어 혼자 발걸음을 옮겨봤다. 사실 혼자 식당에 들어가는 게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라면 눈 딱 감고 들어가는 편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며 문을 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살짝 놀랐다. 4인 테이블이 여러 개 있었고, 안쪽으로는 좀 더 독립적인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 듯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카운터석이나 1인 좌석이 따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홀을 담당하는 이모님께서 너무나도 밝은 미소로 맞아주셔서 어색함은 금세 사라졌다. “어서 오세요!” 하는 인사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혼자 왔다고 하니, 이모님께서 창가 쪽 2인석으로 안내해주셨다. 덕분에 밖을 보며 여유롭게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짜장면, 짬뽕 같은 기본 메뉴부터 깐풍기, 양장피 등 다양한 요리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처음 이곳을 찾은 이유인 탕수육과 가장 기본적인 짜장면을 주문하기로 했다. 1인분 주문도 당연히 가능했고,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주문을 마치고 조금 기다리니, 쟁반에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이 담겨 나왔다. 갓 무친듯한 아삭한 김치, 단무지, 그리고 춘장까지. 그릇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모습에서 가게의 청결함이 느껴졌다. 특히 김치는 맵지 않고 적당히 새콤해서 입맛을 돋우기에 좋았다.

이윽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탕수육이 나왔다. 갓 튀겨져 나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수육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새콤달콤한 소스와 함께 버무려져 나오는 비주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튀김옷은 두껍지 않고 바삭하게 튀겨졌고, 그 안에 담긴 고기는 잡내가 전혀 없이 부드러워 보였다. 탕수육은 역시 부먹이 진리라지만, 이곳은 소스가 따로 나오지 않고 버무려져 나왔기에 자연스럽게 부먹으로 즐길 수 있었다.

첫 젓가락을 집어 맛을 보았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튀김옷이 기름지거나 느끼하지 않고, 고기 자체의 풍미를 잘 살리고 있었다. 소스 역시 너무 달거나 시큼하지 않고, 적당한 새콤달콤함과 은은한 과일 향이 어우러져 탕수육의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여느 중식당에서 맛보던 탕수육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 ‘인생 탕수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곧이어 나온 짜장면도 기대 이상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짜장 소스가 면 위를 덮고 있었고, 그 위에는 큼직하게 썰린 양파와 완두콩이 고명처럼 올라가 있었다. 면발은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적당한 굵기였는데,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짜장 소스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짜장 소스는 너무 달지 않고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춘장에 볶아진 고기와 채소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짜장면을 비벼 먹는 중간중간 탕수육을 한 점씩 먹었는데, 탕수육의 바삭함은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고 있었다. 갓 튀겨낸 탕수육의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밥을 주문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뻔했지만, 넉넉한 양의 짜장면 덕분에 배부르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문덕반점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는 곳만이 아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이모님의 밝고 친절한 응대가 이어졌다. 손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 분 소홀함 없이 살뜰히 챙겨주시는 모습에서 ‘단골집’이 왜 계속 생겨나는지 알 수 있었다. 50번째 방문이라는 리뷰를 보았을 때도, 이모님의 친절함과 음식의 맛이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임을 확신했다.

이곳의 볶음밥도 정말 맛있다는 후기를 보았기에 다음 방문 때는 꼭 볶음밥을 맛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볶음밥에 곁들여 나오는 짜장 소스와 계란 프라이 조합은 언제나 실패가 없으니,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함께 간 동행이 있다면 탕수육과 깐풍기, 양장피 등 다양한 요리를 시켜 푸짐하게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식당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다. 특히 1인분 주문이 가능한 짜장면과 넉넉한 양의 탕수육 미니 사이즈가 있다면 혼밥족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매운 짜장이나 울면 같은 특별한 메뉴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날 때,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맑은 국물과 쫀득한 면발의 우동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조금 쌀쌀한 날씨에 방문해서 우동을 꼭 맛봐야겠다.
이곳의 탕수육은 ‘부먹’으로 나오지만, 눅눅해질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좋다. 갓 튀겨져 나온 바삭함이 오래 유지되었고, 소스와의 조화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바삭하게 튀겨내서인지 부먹인데도 눅눅해지지 않고 맛있었어요’라는 리뷰처럼, 내 경험도 정확히 그랬다.
또한, 이곳은 ‘양이 많다’는 평이 많은데, 실제로도 탕수육 한 접시와 짜장면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밥을 주문했다면 남길 뻔했을지도 모른다. ‘양이 많아서’, ‘해산물이 가득해서’ 좋다는 리뷰처럼, 양에 대한 만족도도 높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맛과 양, 그리고 친절함까지. 문덕반점은 혼자 오는 손님도, 여럿이 오는 손님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친구와 함께 오거나, 혹은 또 혼자 식사를 해야 할 때,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오늘은 혼자여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결제할 때, 카운터를 보는 직원분께 영수증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처음에는 약간의 귀찮은 듯한 반응을 보여 살짝 당황했지만, 곧바로 친절하게 챙겨주셨다. 홀 이모님의 친절함이 너무 인상 깊어서인지, 그 짧은 순간의 불친절함은 오히려 더 기억에 남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중식을 맛본 기분이었다. 특히 탕수육은 앞으로도 계속 생각날 것 같다. 혼자서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는 분들에게 문덕반점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혼밥 대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