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동네 맛집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어. 근데 이번엔 진짜배기, 레알 찐을 만난 느낌이랄까? 전북 임실, 그중에서도 청웅면에 자리한 ‘청웅식당’ 이야기야. 이름부터가 왠지 푸근한 시골 냄새 물씬 풍기잖아.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 여행 온 줄 알았지 뭐야. 80년대 시골 읍내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 정말이지 잊고 지냈던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
처음 가게 앞에 딱 섰을 때, 간판부터가 범상치 않더라. 오래된 건물에 걸린 푸른색과 보라색 글씨의 조합이 묘하게 정겹게 다가왔지. 이건 마치 힙스터 감성을 자극하는 레트로 무드 그 자체였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 느꼈던 그 감성은 배가 되더라. 벽지 패턴, 액자, 에어컨까지. 모든 게 2020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는 신선한 자극이었어.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탄 기분이었달까? 오히려 이런 옛스러움이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왔고,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런 분위기를 좋아할 거라고 확신했지.

사실 이곳을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다슬기’라는 녀석이었어. 다슬기로 이렇게 깊고 풍부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거든. 전국 방방곡곡 맛집을 다녀봤지만, 다슬기 양념장이나 수제비로 이렇게 차원이 다른 맛을 선보이는 곳은 정말 드물었어. 이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지. 도착해서 메뉴판을 보니, ‘다슬기탕정식’이 메인이더라. 소문난 시골 동네 다슬기 맛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기본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어. 그래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니까.

드디어 다슬기탕정식이 나왔는데,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어. 은쟁반에 정겹게 차려 나온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럽더라고. 쟁반 위에는 메인인 다슬기 양념장을 필두로, 부추와 호박, 다슬기가 넉넉히 들어간 다슬기탕, 그리고 곁들임 반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지. 특히 눈길을 끈 건 바로 이 다슬기 양념장. 짙은 초록색 다슬기가 듬뿍 들어가 있고,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깨 등이 어우러져 맛깔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어.


그럼 이제 맛볼 차례지. 가장 먼저 밥 위에 다슬기 양념장을 넉넉히 얹어 비벼 먹었어. 이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정말이지 황홀했어. 양념장은 전혀 짜지 않고, 오히려 깊고 깔끔한 맛을 자랑했지. 다슬기 특유의 식감과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이게 밥이랑 찰떡궁합인 거야. 깻잎에 쌈 싸 먹으니 또 다른 매력이 팡팡 터졌어. 정말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마성의 꿀밥이었지.

함께 나온 다슬기탕도 빼놓을 수 없지. 부추와 호박, 그리고 시원한 맛을 더하는 다슬기가 넉넉하게 들어있었어. 국물은 맑으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와서, 밥 비빈 양념장과 함께 떠먹으니 금상첨화였지. 뜨끈한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온몸에 퍼지는 따뜻함이란. 이게 바로 시골밥상의 정수 아닐까 싶었어.

솔직히 말하면, 밥이 정말 순삭이었어. 한 그릇 뚝딱 비우고도 밥통을 열어 밥을 더 퍼다 먹게 되는 마법이 일어나더라니까. 밥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리필이 가능하다고 하니, 양껏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메리트였지. 이런 시골 동네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야.
더 놀라운 건, 남은 다슬기 양념장을 포장해갈 수 있다는 점이야. 가게 한쪽에 비닐봉지가 준비되어 있어서, 남은 양념장을 챙겨갈 수 있게 배려해 뒀더라고. 이런 세심한 서비스 덕분에 집에서도 이 맛있는 양념장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어. 시골 인심이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
서비스도 정말 친절했어. 80년대 노포 감성에, 요즘 젊은 감각이 더해진 듯한 서비스는 꽤나 신선했지.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모습에서, 이곳이 왜 오랜 시간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어. 주말 점심에는 1시간 대기는 기본일 정도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
지역마다 올갱이(다슬기)를 된장으로 요리하는 곳이 많지만, 이곳은 부추, 호박, 마늘에 수제비까지 더해 아주 시원하게 끓여냈더라. 이게 또 별미였지.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인 이곳의 음식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만족스러웠어. 단순한 식사를 넘어, 이곳만의 정서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지. 다음에도 임실에 간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