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듯한 정겨운 풍경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주 덕진에 자리한 ‘옛날옴팡집’은 단순한 식당을 넘어, 추억을 맛보고 가는 듯한 특별한 공간이었다. 이곳은 11시부터 13시까지만, 그것도 평일에만 문을 열고 재료 소진 시 일찍 영업을 마감한다는 점, 그리고 혼자 방문하기는 어렵다는 사전 정보는 오히려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귀한 시간을 내어 예약을 하고 찾아온 이곳에서 나는 잊지 못할 한 끼를 경험하게 될 터였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듯한 내부는 따뜻하면서도 옛스러운 분위기로 가득했다. 낡은 나무 기둥과 서까래, 정감 가는 소품들은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곳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부터 젊은 사람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사랑받는 곳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단순한 맛집을 넘어,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정과 깊은 추억 때문이리라. 1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한 한 상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은 더욱 매력적이었다.
메뉴는 단일 메뉴인 ‘청국장 백반’ 단 하나. 다른 고민 없이 이 귀한 메뉴를 주문했다. 11시부터 13시라는 짧은 영업 시간과 혼밥이 어렵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오히려 그만큼 특별한 곳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6명의 일행과 함께 방문했던 날, 우리는 미리 전날 간판에 적힌 전화번호로 예약을 해두었다. 3월 1일, 1시라는 다소 늦은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운 좋게 우리 일행만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덕분에 더욱 여유롭게 이곳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뚝배기 가득 담겨 나온 청국장은 보기만 해도 구수함이 느껴졌다. 너무 연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진하지도 않은 적절한 농도의 청국장은 그 자체로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청국장 특유의 향은 분명 있었지만, 코를 찌르거나 부담스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먼저 부드러운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지고, 그 뒤에 은은하게 따라오는 청국장 향은 깊이를 더했다. 듬뿍 들어간 버섯과 두부, 콩알들은 청국장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당일에 직접 만들었다는 신선한 반찬들은 가짓수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그 맛은 깊고 훌륭했다. 특히, 인기가 많다는 고등어무조림은 매콤함보다는 은은한 천연 단맛이 감돌아 그 맛의 매력에 단번에 사로잡혔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갓 지은 듯 윤기가 도는 밥 한 공기에 청국장 한 숟가락, 그리고 잘 조려진 고등어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함께 나온 신선한 쌈 채소와 쌈장도 곁들여 먹으니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식사를 이어가는 동안, 우리는 밥 두 공기는 뚝딱 비워냈다. 남성분들은 밥 두 공기는 기본으로 드신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구수한 청국장 국물에 밥을 말아 쓱쓱 비벼 먹는 맛이란, 단순하지만 깊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집밥처럼,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맛이었다.
옛날옴팡집은 예전에 비해 메뉴 구성이 조금 달라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예전에는 청국장 백반에 고등어조림, 김치찌개까지 함께 나왔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해 김치찌개는 별도 주문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2인분 기준으로 김치찌개를 추가하면 1인당 12,500원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만원이라는 가격에 이토록 신선하고 맛깔스러운 청국장 백반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메리트다.
이곳은 ‘전주에서 제대로 된 청국장을 맛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현지인들이 꼽는 맛집이라는 명성답게, 그 맛과 분위기 모두를 만족시켰다. 특히,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기고 싶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특별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이곳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다만, 평일 점심시간이라는 짧은 영업 시간과 혼밥이 어렵다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무렵, 이미 다음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평일에도 재료 소진 시 영업을 마감한다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옛날옴팡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따뜻한 정과 깊은 추억을 선물 받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변치 않는 맛과 분위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기를 바라며, 다시 한번 이곳을 찾을 날을 고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