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53, 3대 이어온 슴슴한 짜장면과 인생 고기튀김의 만남!

점심시간, 늘 그렇듯 알람이 울리자마자 전투적으로 달려야 하는 하루의 시작이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업무 메일과 협력사와의 통화로 정신없는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시계는 1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짧지만 소중한 점심시간,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몇 년 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발걸음을 옮겼다. 3대가 이어온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 벌써부터 맛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근거린다.

가게 앞에 도착하자 큼지막하게 ‘since 1953’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오랜 세월의 무게감을 담고 있는 듯한 외관에서부터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굳게 닫힌 문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묘한 향기가 허기진 배를 더욱 자극했다. 점심 피크 타임이라 혹시나 웨이팅이 있을까 염려했는데, 다행히 내가 도착했을 때는 바로 자리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금세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고, 창밖으로는 이미 몇몇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점심시간에는 서두르는 게 답이다.

식당 외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식당의 외관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조명과 나무 테이블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가 맞이해준다. 왁자지껄한 대화 소리와 맛있는 음식이 주는 활기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1층 홀은 이렇게 캐주얼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고, 조용하게 코스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미리 예약하면 룸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오늘은 혼자 방문했기에, 1층 홀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쳤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은 기본이고 꿔바로우, 전가복, 간짜장 등 다양한 중식 메뉴들이 눈에 띈다. 특히 3대가 이어온 집답게 전통적인 메뉴들도 눈에 띄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기본에 충실하고 싶어 간짜장 하나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알려진 고기튀김을 주문했다. 동료와 함께 왔다면 꿔바로우나 전가복 같은 요리도 곁들이기 좋겠지만, 오늘은 오롯이 나만의 미식 탐험을 즐기기로 했다.

다양한 메뉴
맛깔스러운 중식 메뉴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았다. 어르신들도 많이 보이셨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안하다는 평을 들었던 터라, 소화에 부담 없는 건강한 중식을 찾는 분들에게도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옆 테이블에서는 가족 단위 손님들이 꿔바로우와 짜장면을 맛있게 나눠 먹고 있었는데,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식당 전체에 활력을 더했다.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먼저 간짜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얇고 쫄깃한 면발 위에 볶아진 짜장 소스가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었다. 튀긴 후라이가 올라간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소스에는 신선한 채소와 춘장, 그리고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져 풍미를 더했다.

간짜장
튀긴 후라이가 인상적인 간짜장
짜장 소스
풍성한 짜장 소스

간짜장 면발은 예상대로 얇으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파스타 면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 춘장 자체의 감칠맛은 살리면서도, 짜거나 너무 달지 않은 슴슴한 맛이 혀끝을 감돌았다. 튀긴 후라이와 함께 비벼 먹으니, 고소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맵거나 짜지 않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짬뽕 국물
해물탕 같은 짬뽕 국물

다음은 기대하고 기대했던 고기튀김이다. 보기에도 바삭하게 튀겨진 고기튀김은 노릇노릇한 색깔부터 식욕을 자극했다. 큼직한 덩어리들이 접시 가득 담겨 나왔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함께 나온 소스는 짭짤하면서도 미묘하게 라면 스프 맛이 느껴져 재미있었다.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랄까.

고기튀김
바삭함의 절정, 고기튀김

고기튀김 한 조각을 집어 입안에 넣는 순간, 진정한 감탄이 터져 나왔다. 겉은 놀랍도록 바삭했고, 속은 육즙 가득한 부드러운 살코기였다. 튀김옷은 얇고 가벼워서 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마치 입안에서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육질이 춤을 추는 듯했다. 묘하게 중독적인 맛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이 고기튀김은 정말 다시 먹고 싶고, 생각나는 맛이었다. 젓가락질을 멈추지 않고 계속 집어 먹을 정도였다.

함께 주문한 짬뽕 국물도 예사롭지 않았다. 붉은 국물 위로 푸짐한 해산물과 채소들이 얹어져 있었는데, 해물탕 같은 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짬뽕 국물 역시 너무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얇은 면발과 함께 국물을 떠먹으니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밥 한 공기 말아 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속이 전혀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했다. 일반적인 중국 음식을 먹으면 사이다 없이 소화를 못 시킬 때가 많은데, 이곳의 음식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신선한 재료와 오랜 노하우가 만들어낸 건강한 맛 덕분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주차는 가게 앞에 5~6대 정도 가능한 것 같지만, 주말에는 도로변 주차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5시에 딱 맞춰 도착하니 브레이크 타임 직전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늘 점심은 기대 이상으로 완벽했다. 3대가 이어온 역사만큼이나 깊고 진한 맛, 그리고 속까지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건강한 메뉴들 덕분에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했다. 바쁜 직장인 점심시간에 후루룩 빠르게 먹기에도 좋고,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동료들과 함께 방문해 다양한 요리를 맛보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꿔바로우와 전가복도 맛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