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밥때가 되었다고 해서 식당을 찾는 법은 없어요. 어쩌다 보니 삼척 해변 근처를 걷게 되었는데, 때마침 출출한 배를 채울 곳을 찾다가 우연히 들어가게 된 곳이랍니다. 걷다가 잠시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또는 여행의 피로를 따뜻한 국물로 풀고 싶을 때, 이런 소소한 발견이 주는 기쁨은 참 크지요.
가게 앞에 다다르니 ‘삼척 전복해물뚝배기’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낡았지만 정겨운 느낌의 간판이었어요. 가게 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창밖으로 보이는 동해 바다 풍경이 그림 같더군요.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할머니 댁에 온 것처럼 포근한 느낌도 들었고요.

주문을 하니, 곧이어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뚝배기 하나가 나왔습니다. 뚜껑을 열자마자 싱싱한 해산물과 부드러운 두부, 그리고 쫄깃한 전복이 큼직하게 들어있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살아있는 전복을 바로 넣어주는지, 꿈틀거리는 모습이 신선함을 더해주었죠. 마치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성함이었습니다.




국물 한 숟갈을 떠먹어 보았습니다. 정말 시원하더군요. 바다의 깊은 맛과 신선한 해산물의 감칠맛이 어우러져, 마치 바닷바람을 마시는 듯한 청량감이 느껴졌습니다.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으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깊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는 이만한 게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니,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옆에는 곁들임 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짭짤한 김과 알싸한 젓갈, 그리고 아삭한 나물무침까지. 이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져서, 뚝배기 국물과 함께 번갈아 먹으니 금상첨화였습니다. 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처럼,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반찬 하나하나에도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경 써서 준비하신 흔적이 보였습니다.

특히 저는 전복죽도 맛보았습니다. 신선한 전복 내장을 듬뿍 넣어 끓여낸 죽은, 고소함의 끝판왕이었습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깊은 풍미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죠.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옛날 집밥이 떠오르는 맛이었습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그런 맛이었답니다.
저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마치 이곳을 아끼는 사람처럼 보이는 분이 가게 운영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오신 분 같았어요. 그분의 따뜻한 설명과 친절함 덕분에 음식 맛이 더 좋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때로는 너무 적극적인 안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리조트나 주변에서 오시는 손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일 겁니다.
가게 내부의 조명도 은은하고 편안해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넉넉한 테이블 간격 덕분에 북적거리는 느낌도 없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은 덤이었죠. 회사 워크샵을 온 단체 손님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이 함께 와서 식사하기에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푸짐하고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식사를 마치고 나니, 든든함과 함께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느낌을 넘어,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따뜻한 밥상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삼척에 다시 들를 일이 생긴다면, 분명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따뜻한 전복해물뚝배기 한 그릇,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