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에서 맛 좀 안다는 분들은 다 아시는 곳, ‘안양 쌈도둑’에 오랜만에 다녀왔어요. 두어 해 만인가요. 문 앞에 나서자마자 싱그러운 풀내음과 함께 푸르른 나무들이 반겨주는 풍경에 마음이 절로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건물 옆으로 펼쳐진 정원에는 연보랏빛 등나무 꽃이 탐스럽게 늘어져 있고, 그 뒤로는 모던한 건물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이렇듯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듯했습니다.

정문 앞에 서자, 낡았지만 튼튼해 보이는 나무 울타리와 철조망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 뒤로 무성하게 자란 푸른 잎사귀들은 마치 오래된 시골집 담장 같다는 느낌을 주었죠. 이런 소박한 풍경이 오히려 꾸밈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정갈하게 관리된 각종 화분들이었어요. 벽면에는 이곳의 자랑인 싱싱한 채소와 정갈한 음식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었죠.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먹음직스러운 사진들 덕분에 벌써부터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지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하얀색 테이블보가 깔린 테이블마다 싱그러운 채소와 정성스러운 밑반찬들이 가득 차 있었죠. 테이블 위에는 이미 맛깔스러운 음식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고, 가장 눈에 띈 것은 싱싱함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쌈 채소였어요.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푸짐하게 차려주신 밥상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테이블 한가운데 놓인 큼직한 그릇에는 파릇파릇한 쌈 채소들이 산더미처럼 담겨 있었어요. 상추, 깻잎, 풋고추 등 종류도 다양하고, 하나하나 어찌나 신선하던지. 이 채소들만 봐도 왜 이곳이 유명한지 알 수 있겠더라고요. 쌈 채소를 집어 들자마자 느껴지는 아삭한 식감과 싱그러운 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메인 요리로 나온 생선구이는 겉은 노릇하게 잘 구워져 있었고, 속은 촉촉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갓 구워 나온 듯 뜨끈한 온기에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는 정말 일품이었어요. 또, 함께 나온 다양한 밑반찬들도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달큰한 나물 무침부터 새콤한 김치, 짭짤한 젓갈까지. 하나하나 밥도둑이 따로 없었죠.
물론, 이번 방문에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늦은 점심시간이라 미리 준비된 음식을 다시 데워주는 과정에서 생선구이가 살짝 딱딱하게 느껴졌거든요. 아마도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다 보니, 재료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 생긴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음식들의 훌륭한 맛과 신선함이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을 넘어, 옛날 집밥이 떠오르는 따뜻함과 정겨움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는 특별한 날이나 어르신을 모시고 오기에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넉넉한 주차 공간과 함께, 1층에 자리한 카페와 아름다운 정원은 식사 전후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줍니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신선한 채소와 정성으로 만든 음식들이었어요. 쌈 채소를 무한으로 즐길 수 있는 셀프바는 언제나 싱싱한 채소로 가득 채워져 있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한 쌈 크게 싸서 입안 가득 넣으면, 정말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았지만, 변함없이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로 저를 맞아준 안양 쌈도둑.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기약하며, 이곳에서의 즐거웠던 식사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