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걷던 익숙한 골목길이 낯설게 느껴지는 날, 문득 발길이 닿은 곳은 창원 상남동에 자리한 ‘용용선생’이었습니다. 간판만으로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왠지 모를 이끌림에 안으로 들어서니 활기찬 기운이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밖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조명과 왁자지껄한 소리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북적이는 분위기가 이곳이 동네 사람들에게도 꽤나 사랑받는 곳임을 짐작게 했습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다양한 중화풍 요리와 잔을 부딪치며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내 제가 앉을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친절한 직원분들의 미소 덕분에 처음 방문한 곳이지만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중식당과는 다른, 좀 더 특별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화산 마라전골’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지만, 이날은 둘이서 방문했기에 2인 세트 메뉴를 주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메뉴 선택의 고민은 잠시,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다행히 테이블 수가 많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안내받았지만, 이곳의 인기를 실감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유림기’였습니다. 겉보기에는 닭튀김과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그 맛의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지고 속은 촉촉한 닭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습니다. 여기에 새콤달콤한 소스와 함께 곁들여진 아삭한 채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풍미를 더했습니다. 웬만한 중식당보다 훨씬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마라왕교자’는 이름 그대로 매콤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겉보기에는 일반 왕교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한 입 베어 물자 얼얼하면서도 알싸한 마라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매운 것을 잘 못 드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마라 특유의 중독적인 매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메뉴였습니다. 맵찔이들은 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절한 매콤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우육탕’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앞서 맛본 메뉴들이 워낙 인상 깊었기에 상대적으로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따뜻한 국물이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유 꽃빵’을 맛보았습니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지고 속은 부드러운 꽃빵에 달콤한 연유를 찍어 먹는 맛은, 상상하는 그 맛 그대로였습니다. 특별하진 않았지만, 식사 후 입가심으로 즐기기에는 부담 없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방문에는 다른 메뉴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을 넘어, 다양한 고량주를 즐길 수 있는 중식 요리 주점이기도 합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고량주 병들이 마치 보물처럼 느껴졌습니다. 달콤한 맛의 고량주들은 술술 넘어가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어, 어느새 잔을 비우고 또 다른 술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직원분들의 친절함입니다. 술집 특유의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도, 손님들의 요구에 세심하게 귀 기울이고 밝은 미소로 응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 배치를 유도리 있게 해주시는 모습에서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습니다.
‘용용선생’은 비록 모든 메뉴가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맛과 분위기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유림기는 꼭 다시 맛보고 싶은 메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중화 요리를 좋아하거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술 한잔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동네 골목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이곳은, 제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중화 요리의 매력과 함께 따뜻한 사람들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용용선생’, 다음번에 중식 메뉴가 생각날 때 망설임 없이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