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메밀마당, 혼자 와도 ‘이 조합’이면 후회 없을 맛집

날씨가 후덥지근해질수록 시원한 음식이 간절해진다. 그런 날이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메뉴가 막국수다. 하지만 ‘막국수 맛집’이라고 찾아가도 어딘가 2% 부족한 경험을 할 때가 많았다. 오늘, 나는 그런 나의 편견을 완전히 뒤집어줄 충주 맛집, ‘메밀마당’을 찾았다. 사실 ‘메밀마당’은 단순히 막국수만 파는 곳이 아니었다. 그곳의 진짜 매력은 상상치도 못했던 ‘순메밀치킨’과의 조합에 있었다. 혼자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곳일까, 1인분 주문은 가능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지만, 식당 안은 이미 활기가 넘쳤다. 창밖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 아래, 햇살이 쏟아지는 ‘메밀마당’ 건물은 꽤나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5년 전 처음 이곳을 찾았던 기억 속 건물보다 훨씬 말끔해진 외관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충주 메밀마당 외관
햇살 좋은 날, 깔끔한 외관의 메밀마당.

안으로 들어서니, 예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나를 맞았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했고, 은은한 조명 덕분에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특히 좋았던 점은 계산대 근처에 놓인 키오스크였다. 이곳에서 직접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어, 혼자 방문해도 직원에게 따로 말을 걸 필요 없이 편리하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주문 시 후불/1층 계산, 2층 선불”이라는 안내 문구를 보니, 식당 운영 시스템이 꽤나 체계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메밀마당 주문 키오스크
편리하게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키오스크.

나는 망설임 없이 ‘물막국수’와 ‘순메밀치킨’을 주문했다. 막국수만 먹기에는 뭔가 아쉽고, 치킨만 먹기에는 왠지 오늘 나의 메뉴 선택이 엇나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치킨과 막국수의 조합’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좀 생소했다. 과연 두 메뉴가 어울릴까 반신반의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오히려 설렘으로 가득했다.

메밀마당 메뉴판
메뉴판에는 메밀 막국수와 순메밀치킨의 환상 궁합을 알리는 문구가 눈에 띈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대야에 시원한 육수가 가득 담긴 물막국수와 먹음직스러운 황금빛 순메밀치킨이 함께 나왔다. 처음 본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메밀마당 물막국수와 순메밀치킨
눈으로 먼저 맛보는, 시원한 물막국수와 바삭한 순메밀치킨의 완벽한 조화.

먼저 물막국수의 면발을 집어 올렸다. 메밀 특유의 거뭇거뭇한 빛깔이 그대로 살아있는 쫄깃한 면발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를 한 모금 마시자, 더웠던 날씨 탓에 지쳐있던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인공적인 단맛보다는 메밀의 구수함과 육수의 시원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했다.

메밀마당 물막국수 비빔
메밀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쫄깃한 면발.

이어서 순메밀치킨을 맛보았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씹을수록 고소함이 퍼지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일반 치킨과는 확연히 다른, 메밀 특유의 풍미가 살아있는 건강한 느낌의 치킨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튀김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메밀마당 순메밀치킨
바삭한 튀김옷 안에 촉촉한 치킨이 숨어있는 순메밀치킨.

이 두 가지 메뉴의 조합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바삭하고 고소한 치킨 한 조각을 먹고, 바로 시원한 막국수를 후루룩 삼키면, 치킨의 느끼함은 싹 사라지고 입안은 개운하게 리셋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 막국수+순메밀치킨 세트’라고 불릴 만한 이유였다. ‘막국수보다 치킨 맛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전현무가 인증했다는 이야기가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평소 같으면 혼자서 막국수 한 그릇을 다 먹으면 살짝 물리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을 텐데, 순메밀치킨과 함께 먹으니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오히려 서로의 맛을 보완해주면서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맵지 않은 양념 덕분에 메밀면의 고소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내가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쯤 식당 앞에는 이미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는 것이다. ‘일찍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와, 맛과 조합 모두 만족스러운 음식 덕분에 ‘오늘도 혼밥 성공!’을 외치게 되는 순간이었다.

메밀막국수만 생각하고 방문했다가 예상치 못한 순메밀치킨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메밀마당’. 충주 중앙탑 근처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가족 외식 장소를 물색 중이라면, 혹은 특별한 막국수 맛집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단,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순메밀치킨’을 막국수와 함께 꼭 주문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새로운 맛의 경험이었다. 다음에 충주에 올 일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