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을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 바로 죽도시장입니다. 저는 이번에도 구룡포 호미곶을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러 활기 넘치는 시장의 에너지를 만끽하고 왔습니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싱싱한 바다 내음과 눈앞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풍경이 언제나처럼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천장이 아치형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어 탁 트인 느낌을 주는 시장의 내부는 넓고 쾌적했습니다.

시장의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싱싱한 해산물들이 좌판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붉은색 원형 간판들이 곳곳에 걸려 있어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갓 잡은 듯 반짝이는 물고기들과 형형색색의 조개, 그리고 신선함이 살아있는 문어숙회까지.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풍성한 먹거리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말린 오징어와 다양한 건어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투명한 비닐봉지에 가지런히 담긴 건어물들은 각각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큼직하게 썰어 말린 오징어부터 짭조름한 맛이 느껴지는 쥐포, 그리고 깊은 바다의 풍미를 담은 각종 해초류까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며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가격표가 붙어있는 건어물들을 보니, 역시나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대체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신선하고 품질 좋은 상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잠시 망설이다 결국 몇 가지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여행 중 잠시 들른 이곳에서 저는 다양한 해산물뿐만 아니라, 멍게와 같은 특별한 메뉴도 맛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멍게는 신선함이 살아있는 채로 예쁘게 손질되어 나왔습니다. 껍질을 까고 난 멍게는 톡 터지는 듯한 신선한 향을 풍기며, 입안 가득 바다의 맛을 선사했습니다. 쌉싸름하면서도 달큰한 그 맛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한편,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전어회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 뼈가 씹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대했던 만큼의 맛을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세심한 손질을 기대해 봅니다. 하지만 멍게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죽도시장은 단순히 먹거리를 파는 시장을 넘어, 사람들의 넉넉한 정과 활기가 넘치는 곳입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활기찬 목소리와 흥정하는 소리, 그리고 싱싱한 해산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즐거운 표정까지. 시장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시장 입구 쪽에 보이는 ‘대게하리’ 간판은 포항의 명물인 대게를 떠올리게 하며, 이곳이 맛의 고장임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합니다.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포항 죽도시장. 싱싱한 해산물과 다양한 먹거리를 맛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냄새 가득한 시장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어 언제 방문해도 늘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다음에도 포항을 찾는다면, 이곳 죽도시장에 들러 또 다른 활력과 맛을 찾아 떠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