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 먹기 좋은 곳을 찾는 일은 늘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한다.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는 기쁨도 크지만, 괜히 눈치가 보이거나 1인분 주문이 안 되는 곳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걱정을 싹 날려버릴 만한 곳을 만났다. 동대문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이곳은, 마치 오랜 친구 집에 온 것처럼 푸근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를 풍겼다. 간판부터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 혼자 온 손님들이거나, 소수의 인원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도 각자의 식사에 집중하는 모습이 오히려 ‘혼밥’이라는 것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다소 좁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북적이는 맛집의 활기찬 분위기의 일부로 느껴졌다.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이곳은 역시나 3, 4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동네 맛집답게, 구이 메뉴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갈치구이, 삼치구이, 임연수구이 등 다양한 생선구이가 있었고, 특히 삼치구이와 오징어볶음이 인기가 많다고 하여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1인분 주문도 전혀 문제없다는 점이 혼밥족에게는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기본 반찬이 세팅되었다. 아삭한 콩나물무침, 매콤달콤한 김치, 그리고 또 다른 나물 무침까지. 정갈하면서도 갓 무쳐낸 듯 신선한 느낌이었다. 특히 갓 지은 듯한 따뜻한 밥과 함께 곁들이기 안성맞춤이었다. 주문한 메인 메뉴들이 나오기 전, 밥 한 숟가락에 나물 반찬만 올려 먹어도 훌륭한 맛이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삼치구이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 노릇하게 구워진 삼치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와 있었다. 겉은 바삭하게 익고 속은 촉촉하게 살아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생선 자체의 풍미가 살아있었고,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뒤이어 나온 오징어볶음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큼지막하게 썰린 오징어와 신선한 채소들이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져 나왔다. 갓 조리되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습이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한 젓가락 집어 맛을 보니,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과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이 오징어볶음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따뜻한 밥에 비벼 먹으니 그 진가가 발휘되었다. 양념과 밥이 어우러지면서 침샘을 자극하는 맛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오징어의 맛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마치 별미를 먹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에 ‘가자미 반 마리가 서비스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로 식사 끝 무렵에 서비스로 가자미구이 한 조각이 나왔다. 작지만 알찬 서비스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가자미구이까지 곁들이니, 정말 푸짐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식당의 인테리어나 시설이 최신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래된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음식의 맛과 푸짐함,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식당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외국인 점원이 오히려 친절하게 느껴졌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도 무뚝뚝함과는 거리가 먼, 딱 필요한 만큼의 친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과도한 서비스보다는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좋았다.
이곳은 화려한 맛집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과 정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그런 식당이다. 혼자서도 든든하게, 그리고 정말 맛있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 또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