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으로 향하는 길,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풍경에 마음이 설렜습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바로 제철을 맞은 신선한 전어를 맛보는 것이었어요. 보성 지역은 싱싱한 해산물로 유명한 곳이라 기대를 안고 보성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돌모리식당’을 찾았습니다. 늦은 점심시간이라 혹시 식당이 문을 닫지 않았을까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저희가 도착했을 때 몇몇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계시더군요.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과하게 꾸며지지 않은 편안하고 소박한 분위기가 맞아주었습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정감 가는 인테리어는 이곳이 얼마나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벽면에 걸린 메뉴판을 보니, 역시 전어 요리가 메인인 듯했습니다. 전어 철이라 다양한 전어 메뉴가 있었지만, 여러 가지 맛을 골고루 즐길 수 있는 ‘전어정식’을 2인분 주문했습니다. 1인당 15,000원이라는 가격은 유명 관광지의 다른 식당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합리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테이블 위에는 정갈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밥과 함께 나온 기본 반찬들은 마치 집에서 먹는 가정식 백반처럼 푸짐하고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소고기가 들어간 미역국은 집에서 끓여 먹는 듯한 익숙하고 편안한 맛이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 한 숟갈을 떠먹으니 속이 절로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메뉴가 등장했습니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전어구이였습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전어는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함을 머금고 있어, 그 자태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했습니다.


이날 저희가 주문한 전어정식은 회무침과 전어구이가 함께 나오는 구성이었는데, 이 조합이 정말 탁월했습니다. 어른들은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회무침을 즐기시고, 아이들은 고소하게 구워진 전어구이를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맛깔스럽게 버무려진 전어회무침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싱싱한 전어와 아삭한 채소, 그리고 고소한 김 가루가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을 선사했습니다.



이곳에서 처음 맛본 ‘전어 속젓’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젓갈 특유의 짭짤함과 깊은 감칠맛이 전어의 비린 맛을 잡아주면서 풍미를 더했습니다. 양념된 전어회무침과 함께 먹어도 맛있었지만, 밥에 비벼 먹거나 전어구이에 곁들여 먹어도 별미였습니다. 양이 꽤 많아 추가로 더 먹고 싶었지만, 이미 전어회무침이 넉넉하게 나왔기에 아쉽게도 참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밥과 함께 나온 다양한 곁들임 메뉴들이었습니다. 밥을 덜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썰린 전어와 채소, 김 가루를 넣고 양념을 더해 비벼 먹으니, 마치 별도의 메뉴처럼 훌륭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저희는 늦은 점심시간에 방문해서인지, 모든 음식이 더욱 신선하고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늦은 시간에 방문하면 재료가 신선할 때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면 장점일까요?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의 푸짐함과 맛, 그리고 정성까지 더해진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방문했던 시기에는 전어가 제철이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지만, 이곳은 계절마다 바뀌는 제철 음식을 선보인다고 하니 다른 계절에 다시 방문해서 어떤 신선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관광지 주변의 비싼 식당들에 비해 훨씬 가성비 좋고, 제대로 된 현지 음식을 맛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돌모리식당’을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족 외식이나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로 보성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보성 지역의 유명 관광지나 축제 지역 주변의 식당들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주꾸미 1~2마리를 무쳐서 2만원씩 받는 곳도 있다고 하니, 다른 횟집과 비교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모리식당’의 전어정식은 15,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한 상을 경험할 수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