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12시 30분. 늘 그렇듯 오늘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은 짧아야 한다. 수많은 메뉴 앞에서 갈등할 새 없이, 오늘은 딱 정해둔 곳이 있었다. 바로 김천시청 근처에 있는 그 일본 가정식 전문점. 깔끔하고 정갈한 맛으로 이미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곳이라, 일부러 조금 이른 시간에 움직였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조용했지만, 12시가 넘어가면 금세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라 타이밍이 중요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은은한 조명과 나무 소재의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일본 가정집에 온 듯한 아늑함이 가득했다. 특히 벽면에 걸린 작은 사진들과 소품들이 왠지 모르게 포근한 느낌을 자아냈다. 테이블 간 간격도 적당해서 옆 테이블 신경 쓰지 않고 식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이미 블루리본, 레드리본 등 여러 맛집으로 선정될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곳이다. 기대감을 안고 메뉴판을 펼쳤다. 점심 메뉴로는 역시 가장 인기가 많다는 ‘치킨난반 정식’과 ‘미소카츠 정식’이 눈에 들어왔다. 고민 끝에 나는 치킨난반 정식을, 동행인은 미소카츠 정식을 주문했다.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응대해주셨고, 주문과 동시에 빠르게 음식이 준비될 것을 예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곧이어 주문한 정식들이 나왔다. 일본 가정식 특유의 정갈함이 느껴지는 플레이팅이었다. 넓고 얕은 나무 쟁반 위에 밥, 국, 메인 요리, 그리고 다양한 곁들임 반찬들이 조화롭게 담겨 나왔다.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흰쌀밥이었고, 된장국은 멸치 육수 베이스의 맑은 국물에 파가 송송 썰려 있었다.


내 치킨난반 정식의 메인 요리는 두툼하게 썰린 닭고기가 새콤달콤한 특제 소스에 버무려져 있었고, 그 밑에는 아삭한 양배추 샐러드가 넉넉하게 깔려 있었다. 겉보기에도 바삭함이 살아있을 것 같은 튀김 옷이 군침을 돌게 했다.

처음 한 입,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겉은 놀라울 정도로 바삭했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고기의 육질이 그대로 느껴졌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으면서도 눅눅함 없이 완벽하게 튀겨진 것이 비결인 듯했다. 거기에 새콤달콤하면서도 묘하게 감칠맛 나는 특제 소스가 곁들여져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풍미를 더했다. 밥과 함께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밥 위에 양배채와 치킨을 얹고 소스를 살짝 묻혀 먹으면,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치킨난반 정식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직접 맛보면 그 정성이 느껴지는 요리였다. 곁들임 반찬들도 알찼다. 갓 절인 듯한 생강 절임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고,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에 맛있는 드레싱이 더해져 메인 요리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곁들임으로 나온 작은 그릇에 담긴 녹색의 무언가는(아마도 와사비나 곁들임용 소스) 닭고기와 함께 먹으니 색다른 풍미를 더해주었다.

동행인이 시킨 미소카츠 정식도 맛을 보았다. 두툼한 돼지고기에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미소된장 소스가 어우러져 있었는데, 이것 역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 가득한 완벽한 카츠였다. 치킨 난반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든든하게 점심을 채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미소카츠 정식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
혹자는 남성에게 양이 적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점심으로 먹기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너무 과하지 않아서 식후에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깔끔했다. 물론 평소 양이 아주 많은 분이라면 밥을 추가하거나 다른 메뉴를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곳은 양보다는 맛과 정갈함에 초점을 맞춘 곳이라고 생각한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곳은 혼밥을 하기에도,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 근처에서 깔끔하고 맛있는 일식 가정식을 찾는다면, 분명 만족할 만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며 든든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싶을 때, 김천시청 맛집으로 이 일본 가정식 전문점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