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을 걷다보면 문득, 오래된 간판 하나가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정식당’.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일지라도, 동네 사람들의 입소문만으로 22년을 이어온 곳이라면 분명 남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듭니다. 오늘, 그 기대감을 안고 정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가게 앞에 서니, 노란색 바탕에 큼지막하게 쓰인 ‘정식당’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옆 건물과 층을 공유하는 듯 보이지만, 정식당만의 단정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오래된 벽돌 건물과 어우러진 정식당의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묵직한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따뜻한 국물 냄새와 함께 정겨운 이야기 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이곳 정식당은 22년 전통의 뼈갈비찜을 메인으로 하는 곳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가게 안에는 이미 동네 주민들의 발걸음으로 활기가 넘칩니다. 자리가 아주 넓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정성이 담긴 듯한 흔적이 보입니다.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봅니다. 뼈갈비찜, 묵은지 뼈찜, 뼈다귀탕 등 익숙하면서도 군침 도는 메뉴들이 눈에 띕니다. 특히 뼈갈비찜은 소, 중, 대 사이즈로 나뉘어 있어 인원수에 맞춰 선택하기 좋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가장 대표 메뉴인 뼈갈비찜 소 사이즈에 당면과 시래기 사리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곳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메뉴를 맛보는 것이 이곳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잠시 기다리니, 쟁반에 푸짐하게 담긴 반찬들이 먼저 나옵니다. 갓 무쳐낸 듯 신선한 김치, 아삭한 깍두기, 새콤달콤한 무 절임, 그리고 짭조름한 장아찌까지.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밥 한 공기가 뚝딱 생각납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뼈갈비찜이 나왔습니다. 커다란 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뼈갈비찜은 그 비주얼만으로도 압도적입니다. 큼직한 뼈에 붙은 두툼한 고기는 물론, 숨을 죽인 시래기와 불투명한 당면이 먹음직스러운 양념에 버무려져 있습니다. 짙은 갈색의 양념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먹음직스럽고, 그 위를 덮은 하얀 깨가 고소함을 더합니다.

집게로 뼈를 들자, 뼈에서 부드럽게 떨어지는 살코기가 인상적입니다. 두툼한 살점을 입에 넣는 순간, 22년 내공이 느껴지는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전혀 맵거나 짜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감칠맛과 고소함이 살아 있습니다. 마치 집에서 오래 끓여낸 듯한 깊은 맛입니다. 퍽퍽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고기는 부드럽고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살아 납니다. 뼈에 붙은 작은 살점 하나까지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맛입니다.

함께 추가한 당면은 양념이 푹 배어들어 쫄깃한 식감을 더하고, 푹 익은 시래기는 부드러움과 구수한 맛을 더해 뼈갈비찜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뼈 하나하나를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숟가락으로 양념 국물과 함께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별미입니다. 밥을 볶아 먹고 싶을 정도로 양념이 매력적이지만, 뼈갈비찜의 양 자체가 푸짐해서 밥 볶음까지는 배가 남지 않을 정도입니다. 셋이서 소 사이즈에 사리 추가를 하면 든든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곳에서는 뼈갈비찜을 주문하면 뼈다귀탕과 비슷한 맑고 시원한 국물이 함께 제공됩니다. 이 국물 또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합니다. 뼈갈비찜을 먹다가 중간중간 국물을 떠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지면서 다시금 뼈갈비찜 맛을 새롭게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이 국물만으로도 해장이 될 정도로 시원하고 깔끔해서, 다음 방문에는 뼈다귀탕도 꼭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의 뼈갈비찜은 9,000원이라는 가격에 뼈다귀 한 그릇을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물론 요즘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이해되는 가격이지만, 멀리서 찾아갈 정도의 특별함보다는 동네에서 편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고기가 조금 퍽퍽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제 입맛에는 부드러우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져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인위적인 맛이 아닌, 오랜 시간 동안 다져온 깊고 정겨운 맛이 이곳의 진정한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설 때, 왠지 모를 든든함과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맛으로 동네 사람들의 곁을 지켜온 정식당.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심을 담아 끓여낸 뼈갈비찜 한 그릇에는 그동안 쌓아온 내공과 손님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다음에 또 동네 골목을 걷다가 따뜻하고 푸짐한 한 끼가 생각날 때, 망설임 없이 다시 찾게 될 곳입니다.